반백 살


오십 번째 생일이 지났다

오십 년이나 살았다는 건데

여전히 산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른다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산전수전공중전까지 겪은 인생이라 자부하지만

인생이 무엇이냐고 누가 물어온다면 

선뜻 해줄 말이 없다


뭔가 그럴듯하고 멋진 말을 준비해야 하는데

마땅히 하고 싶은 말이 없는 건

살아온 날도 살아갈 날도 모두 미스테리하기 때문이다


살아온 날들이 어떻게 나를 움직여왔는지

살아갈 날들이 나를 어디로 끌고 갈지

나는 전혀 알지 못한다

그래서 오늘 이 순간이 아름다운지도 모른다


여전히 모른다는 말로 끝나고


나는 언제쯤 

내가a 다 알아

이렇게 큰소리 떵떵 치며 살아갈까

그렇게 소리치고 살 수 있는 날에

내가 아는 것은 무엇일까


오신 년을 살아도 모른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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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오십 년 동안 뭐 한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