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의 제목인 ‘LE URINE’은 프랑스어로 ‘오줌(소변)’에 해당한다. 이상의 일본어 시 가운데 대표적인 난해시로 알려져 있다. 작품의 제목 자체가 암시하듯 인간의 일상생활 가운데 가장 중요한 생리 작용의 하나인 배설의 문제를 육체의 물질성에 근거하여 고도의 비유와 기지로 진술하고 있다.
이 시에는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변소라는 장소가 시적 공간으로 고정된다. 작품의 텍스트에서 시상의 전개 과정을 암시하는 것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하는 시적 화자의 공상과 그 변화이다. 한여름 오후의 풍경 속에서 그려지는 변소는 배설이라는 본능적이고도 생리적인 행위를 통해 억압된 욕망의 분출을 가능하게 하는 상상의 공간이 된다. 이 작품에서 배설 행위와 변소 밑바닥에 쌓이는 배설물은 모두 비유적이고 암시적인 언어로 묘사된다. 예컨대 남자들이 소변을 볼 때 손으로 잡게 되는 남성 성기(페니스)를 “수척하고왜소한ORGANE”이라고 명명했고, 엉덩이는 ‘만돌린’으로 바꾸어 표현하고 있다. 변소 바닥에 쌓인 똥과 오줌을 “매장되어가는고고학”이라고 명명하면서 그 형상을 ‘진녹색의 사류’와 ‘산악과 도서’로 묘사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시인의 놀라운 상상력과 기지를 엿볼 수 있는 비유적 표현이 많다.
작품의 텍스트는 모두 8연으로 구분되어 있다. 1~3연에서는 배설의 과정을 보여 준다. 재래식 화장실에 들어가 일을 보는 동안 화장실 바닥을 들여다보고 또 엉성한 지붕과 벽 틈으로 스며드는 햇살을 받으며 머리에 스쳐 가는 여러 상념을 ‘말놀이’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4~7연은 화장실 안에서 느끼는 허기와 휴식의 욕망을, 이색적인 식당과 침실이라는 공간을 상상적으로 그려 냄으로써 해소시킨다. 8연은 일을 마치고 화장실을 나서는 대목이다. 바깥은 황혼이 깔리고 비가 내린다.
이 작품에서 서술되고 있는 배설은 생리적으로 내적 긴장의 근원을 제거함으로써 억제되었던 욕망의 해소를 가져온다. 그러므로 배설 행위는 긴장 해소의 쾌락을 환상적으로 경험하는 과정으로 묘사된다. 욕망의 분출과 억압이라는 심리적 기제를 통해 드러나는 무의식적 상념의 의식화 과정은 몽타주 기법에 의해 아무 관계없는 장면들이 연결되는 것처럼 시상의 비약, 의미의 생략, 이미지의 충돌 등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것은 아무 의미 없는 것처럼 늘어놓은 것이 아니다. 이것들은 모두 아래로부터 위로 솟아오르려 한다든지(하늘, 구름, 햇살 등의 이미지) 위로부터 아래로 밀려 내리게 한다든지(수도 코크) 하는 역동적이고도 드라마틱한 상황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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