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좁은 지하실 안에서

 

낡은 조도 속에서 어렴풋 보이는

 

구석탱이의 자질구레한 낡은 책들

 

그리고 삐걱이는 의자와

 

무너지려는 책장

 

그리고 손 때 묻은 탁상과 선반

 

곰팡이 핀 소박한 주방가구들

 

값싼 포르노 잡지들과 삐라들

 

그리고 먼지쌓인 김일성 액자

 

커다란 이설주 브로마이드

 

쌓인 종이컵들과 라면 박스들

 

우리는 커피믹스 두 잔과

 

바둑판 위의 세계에서

 

바둑을 두며 심취하는 이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