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단란주점을 운영 중이다.
화려하게 쏟아지는 네온사인과 붙잡는 수많은 손들, 술취한 취객들이 한 번 끌려가면 그 안에선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마치 가로등에 매달리는 저 벌레들처럼 도착없는 도달을 반복하는 것이다.
많은 생각을 했다. 어깨에 끈하나 걸치고 가슴골을 내민 그녀들의 가슴을 탐해버리고 싶지만 주머니엔 기회가 없다. 그러면 과연 내가 어떻게 해야 이 해결되지 않는 욕구를 해소할 수 있을까. 우선은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들린 곳이 친구의 단란주점이었다. 친구는 어리둥절한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평소에는 공무원 시험에 매진한답시고 집에만 쳐박혀 있던 내가 그런 곳에 모습을 드러내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친구에게 말했다.
"야 괜찮은 애 있냐?"
녀석은 한참이 말이 없었다. 잠시 후 손목 시계를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담배 잠깐 피자."
나는 녀석의 뒤를 뒤따라 주점밖에서 지포라이터를 열었다. 내 담배에 불을 먼저 붙인 다음 친구 담배에도 불을 옮겼다. 녀석은 깊게 담배를 한 모금 빨더니 허공을 향해 뱉어냈다. 연기는 빠르게 사라졌다. 지금의 어색한 분위기처럼.
"어인 일로 여길 다왔냐? 여기 비싸다 돈있냐?"
나는 피식 웃었다.
"내가 돈이 어딨냐, 친구 믿고 온거지."
"미친새낔."
녀석이 킥킥대더니 다시 담배를 빨아들였다.
"넌 항상 무모했어."
폐부를 찌른 듯 말이 기분 나빴지만 웃으며 대답했다.
"내가? 뭐가 무모했다는거야? 내가 무모한 짓 할만한거 있냐."
"오늘도 그렇고, 사격 집중했을 때 기억나지? 너 미친넘이 우린 본부중대라서 연병장에서 텐트치고 훈련받으니까 PX간답시고 밤에 탈영했잖아. 그 얘기하면 사람들이 아무도 안믿는다? 그때 훈련중에 다녀온거 보고 기겁했다 정말로."
"새끼 오래전 일로 그러냐, 그리고 결과만 좋았으면 됐지."
나는 항상 결과를 생각한다. 근데 친구는 항상 나에 행동에 대해서 막무가내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기분이 나빴지만, 오래전부터 그런 내용으로는 이미 수차례 싸웠고 겪어본 바로는 더이상 무의미하다는 걸 서로 잘 안다. 너와 나는 다르다. 너의 입장에선 내가 이해 안갈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동반입대를 내 맘대로 신청한 것도 결과적으로 내멋대로 한 행위긴하지만..
어쨌든 오늘 차오른 욕망 때문에 더이상 참을 수 없다. 결과적으로 반복된 허무가 찾아올테지만 반드시 지금 욕구를 해결하고 싶었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어도, 항상 나는.. 무조건 해야했다. 친구도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오늘 함 해결해주면 담에 한턱 쏠게, 좀 해주라."
녀석은 발로 남은 담뱃불을 지져댔다.
"가자. 내가 안내주면 길가던 여자라도 붙잡을까 무섭다."
오랜만에 녀석의 입에서 달가운 말이 나왔다. 나는 녀석의 걸음을 쫓아 다시 주점안으로 들어갔다. 몇몇의 여자들이 왔다갔다하는 것이 보였다. 일명 '매니저'라는 여성들이었는데, 늘씬한 몸매부터 조막만한 얼굴까지 모든게 내 스타일이었다. 그 중에서 긴생머리에 앞머리를 귀엽게한 여성이 눈에 들어왔다. 눈은 호수처럼 깊었고 흰 피부가 복숭앗빛을 띄고 있었다. 나는 친구에게 귓속말로 '쟤 괜찮은데?'하고 말했고 친구는 '우리가게에서 제일 잘나가는 애야.'하고 말해주었다. 친구는 그 매니저에게 손짓했다. 매니저는 잠시 옮기던 걸음을 멈추고 우리를 쳐다보았다. 말 그대로 심장이 녹아버릴 듯한 모습이었다. 가까이서 보니 더 예술이었다. 당장이라도 범하고 싶었다.
"민주야, 이 친구 한 번 서비스 해줘라."
"네. 방에 가 있을게요."
마치 주문된 인형처럼 대답한 그녀는 가장 첫번째 방으로 들어갔다.
친구에게 땡큐의 의미로 어깨를 한 번 껴안아 준 다음 방문을 열었다. 그녀가 가글을 하고 있었다. 나는 다짜고짜..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