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날
버렸지,
이젠
헤어지자고
너는 날
버렸지,
산
속에서 바닷가에서
나는 날
버렸지
수술대
위에 다리를 벌리고 누웠을 때
시멘트
지붕을 뚫고 하늘이 보이고
날아가는
새들의 폐벽에 가득찬 공기도 보였어
하나 둘
셋 넷 다섯도 못 넘기고
지붕도
하늘도 새도 보이잖고
그러나
난 죽으면서 보았어
나와 내
아이가 이 도시의 시궁창 속으로 시궁창 속으로
세월의
자궁 속으로 한없이 흘러가던 것을
그때부터야
나는 이
지상에 한 무덤으로 누워 하늘을 바라고
나의
아이는 하늘을 날아다닌다
올챙이꼬리
같은 지느러미를 달고
나쁜놈,
난 널 죽여 버리고 말 거야
널 내
속에서 다시 낳고야 말거야
내
아이는 드센 바람에 불려 지상에 떨어지면
내 무덤
속에서 몇 달간 따스하게 지내다
또다시
떠나가지 저 차가운 하늘 바다로,
올챙이꼬리
같은 지느러미를 달고
오
개새끼
못
잊어!
- 최승자, 「Y를 위하여」 전문
싫다.
너무 직설적이라서 싫나여?
옛날엔 좋았는데 지금 보니까 그냥 서구 페미니즘 책을 번역해 놓은 것 같음..
혼전임신+남자는 나몰라라 도망침+낙태+분노하는 그런 시인데 실제 경험이면 엄청 가슴 아플 것 같은 데 그냥 꾸며 쓴 시라면,,, 서구 페미니즘책은 한번도 안 읽어봤는데 관심가져 볼게여
글쎄요. 주관적인 느낌이니 너무 괘념치 마시길..경험자라면 절절할 수도 있겠네요.. 최승자가 아직은 미혼인 걸로 알고 있는데..연애경험을 반영한 걸 수도 있겠죠..
프리다 칼로의 그림이 언뜻 생각나기도 하구요..
뭐라고는 써야겠는데 잘 쓴 거지만 뭐라고는 썼네.
시가 저쯤 되면 아름다운 거지. 거짓이 없잖어?
차라리 드러내고 솔직한 게 좋다 읽기도
뭘까. 남자가 도망갔다 해도 낙태의 완결점은 여성의 선택이 아닌가. 남자의 책임을 묻는다 해도 그것이 임신이 아니라 낙태라면, 것도 도망간 남자에 대해서라면 반/반 아닌가? 이 시는 마치 남자가 여자를 수술대 위에 강제로 묶어두고 직접 매스라도 든 듯이 말하고 있네. 정작 자신이 동의한 수술대 위의 매스질, 그것에 희생당한 아기에 대한 미안함은 없고
있는 거라곤 자신은 아기와 동일한 희생자의 포지션에서 남자에 대해 알찬 증오와 분노를 쏟아낸 적나라 뿐이로구만. 남자 입장에선 뭐랄까. 그녀의 마음이 이해가지 않는건 아니다만. 정말이지 책임감이나 자기 주도에 대한 인식이라곤 조금도 없는 철저히 수동적인 태도에 기인한 공격성이 부담스럽네. 공감도 안 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