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놈은 유난히도 나서기 좋아하고 객기 부리는 놈이었다
어디서 프로포폴 같은거라도 처맞았는지
해병대를 다녀오더니 자존감과 자신감은 하늘에 닿은것처럼 높아져서
교수 앞에서도 애들 앞에서도 리더쉽을 보일려고 안간힘을 썼는데
문제는 교수든 애들이든 학회장 앞이든 큰소리는 존나게 떠벌이면서
뒷수습은 존나게 못하는 병신이란 점이었다, 프로젝트만 맡았다하면 무슨 궁궐을 지을것처럼
동내방내 소문은 다 내던 놈이 일할때는 정작 얼굴도 안내밀다가
오밤중에 술처먹고 기어들어오곤했다
당연히 과포장된 목표덕에 과제는 산으로 가고
그 뒷치닥거리는 아싸기질이 다분하던 나와 조원들이 모두 떠안는 패턴이 반복되었지만
교수란 인간들은 그게 남자답다니 리더자질이니 하며 그 병신을 싸고돌았으니
애새끼 성질이 변할리 있나
그놈과 같이 지내던 애는 그 새끼가 좃병대를 다녀오고 나서
애새끼가 이상하게 변했다고 자주 말하곤 했다
그러다 하루는 내가 왜 그딴식으로 사냐고 물으니
그런거 묻는건 쿨하지 않다더라 레알로
근데 웃긴건 그런 쿨한 놈이 가지신 고민이
겨우 여친이 없어서 고민이란 점이 날 더욱 짜증을 나게 만들었다
남자답기만한 고구마면상을 누가 좋아해
한겨울 갈푸르게 익은 거무죽죽한 고구마색 피부에 고구마같은 얼굴라인
+ 똥양인 샤프아이를 탑재하고 덩치는 멧돼지같이 푸짐했다
전형적인 힘체력찍은 똥양놈이니 누가 좋아해줄까
여자들은 그 병신의 약점을 이용해 간만 존나 빼서 꿀만 쭉 빨다 버리곤 했는데
나중에 부담스러워서 말도 안걸라고 하더라
여튼 이 놈과의 큰사건이 터진건 졸업여행이었는데
과에서는 힘좀 쓴다고 학교 배까지 동원해 일본여행을 가기로 잡았다
문제는 안타깝게도 내가 유일하게 과에서 일본어가 가능하던 인간이라
뭔 악연인지 놈과 함께 묶이고 말았다는 점이다
솔직히 안가고 싶었다 진심으로 꼴이 어떻게 벌어질지 뻔하니까
그래도 졸업여행이니 내빼기는 좀 아깝고 기왕가는거 알차게 보내야겠다 싶어
여행계획 및 예산을 짜려고 모였는데 팀장이란 이 씨부럴롬이
단 돈 20만원만 들고 3박4일 후쿠오카를 돌아다니겠다더라
존나 얼탱이가 없어서 밥은? 밥은 흙파서 스시처먹을래 라고 물으니까
일본인은 한국김을 좋아하니까
한국 김을 사서 현지 밥이랑 물물교환 하겠다더라
돌아이새끼가 진심인가 라고 생각했지만 안타깝게도 이 새끼는 늘 진심인 병신이었다
물론 나는 이 좃같은 계획에 참여할수 없다고 했고
팀내 인간들과 여자애들도 만류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놈은 기여코 김만 10만원치 한 짐을 싸와서 무슨 피난민 처럼 출발하더라
지 덩치처럼 그 커다란 검정 캐리어 안에 빤스, 런닝이랑 김봉다리만 10만원치 처넣어서 말이다
첫날은 그래도 괜찮았다 적어도 배에서 하루 자게 해주었으니까
문제는 둘쨋날 부터인데 이 병신이 돈을 진짜 존만하게 가져온 관계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싸구려 터미널 라멘만 쥰내 처먹었다
덕분에 라멘 누린내가 베겨서 비려죽겠는데
'라멘에 김 넣어서 먹으면 더 맛있다'며
캐리어에서 김 꺼내 쳐뿌리는데
솔직히 그릇으로 뚝배기 처부수고 싶었다
그리고 잠은 싸구려 캡슐호텔에서 처자고
일어나선 또 라멘 처먹고 여행이 아니라 외노자가 된 기분이었다
그러다 한 번은 호텔돌아오는 길을 잃었는데
그것도 다 이 병신이 끝까지 지가 가는 길이 맞다고 우기는 바람에 발생한
비극이었다,
그렇게 한 밤중에 알아먹지도 못하는 표지판만 보며 길찿고있었으니
누구든 안불안했으랴, 여자애들이 울기 시작하는데
야쿠자 만나는거 아니냐는 등 초상집 분위기가 따로 없더라
그러자 아무리 해병님이 뻔뻔한 새끼지만 양심은 탑재했는지
지딴에 궁여지책을 만들어냈는데
바로 하늘을 별을 보고 방위로 찿아가자고 하더라
해병대에서 배웠다고
당연스럽게 더이상 이 미친 놈이랑은 뭘 못하겠다 싶었는지
애들은 나를 앞장세워서 회화를 통해 길을 물어 가자는 방향으로 기울었고,
그때 해병님의 얼굴은 관우만큼 붉어졌던 걸로 기억한다
빡쳐서 붉어지는 방향으로 말이다
결국, 그 놈은 지 홀로 별자리를 보며 길을 찿으러 떠났고
나와 기타 인원들은 간간히 부딪히는 일본인들에게 물어물어
겨우 호텔앞 편의점 까지 도착할수 있었다
물론, 그 해병님은 다음 날 해가 중천이 떠오를때까지
돌아오지 못했고, 나중에 밤이되서야 그 놈을 발견했을때는
일본 대사관 직원을 대동한체 병신처럼 쭈글해진 뒤였다,
파출소에 왠 멧돼지같은 조센징이 뭐라뭐라 씨부리니까
대장금을 잘보던 경관이 한국인이라 생각해서 그런지
대사관에 연락해 직원과 함께 어찌어찌 호텔로 돌아온 것이다
그래도 오래본놈이고 나름 불쌍해 보여서
길잃고 파출소에서 지금까지 있었는데 배안고프냐고 물으니
그 망할 김을 반절은 까처먹어서 괜찮다더라
이후 병신같았던 졸업여행은 끝났고
그놈이 조선소에 취업되며 인연은 끊어졌는데
아직도 해병문학이니 해병밈들을 보면 그 놈이 떠오른다
산더미같은 덩치로 파출소에서 김까처먹고 있었을 그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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