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량 해병은 나를 아주 괴롭혔다.
소재량 해병은 깃발이 달려있는 쇠파이프로
나의 우측 어깨부터 종아리까지
무방비한 나를 무자비하게 폭행했고
나는 너무나도 서럽고 아파 눈물을 흘리면 참았다.
소재량 해병은 나의 눈물을 보며 
천진난만한 미소와 아프냐는 조롱을 하였다.

소재량 해병은 나와 입대일이 12개월 차이나는 선임 해병이었다.
그가 전역할때까지 나는 기수열외였다.
입대한후 그가 전역할때까지
휴가와 외박,외출,면회까지 모든것이 금지되었고
후임에게 말을 거는 것 조차 허락하지않았다.

항상 미소가 많던 소재량 해병은 
나에게는 악마 혹은 그 이상이였다.

하지만 그의 괴롭힘은 나에게 어쩌면 축복이었다고 생각한다.

그의 괴롭힘만이 나에게 허락되었고 다른 선임 해병들이
나를 괴롭히는 일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신기하게도 기수열외였지만 후임들이 나를 무시하는 행위를
하는 걸 소재량 해병은 용서하지않았다.

집단 괴롭힘이 아닌 나의 담당 일진 소재량 해병이
전역한 날, 다음달이면 상병이되는 그 날.
나는 그가 너무나도 미웠지만
더이상 나는 기수열외가 아니였다.

부대 내에서 가장 자유로운 영혼. 그 자체가 되었다.
그 어떤 선임 해병도 나에게 괴롭힘이란 없었다.
나의 후임 해병들도 나를 존중해주었다.
후임 해병들은 나의 눈빛만 봐도 고분고분하였고
선임 해병들은 나의 자유로움을 허락해주었다.
고작 막 상병을 단 나는 남은 전역일까지
가장 즐겁고 자유로운 해병의 삶을 살았다.
빨랫망과 옷걸이로 잠자리체를 만들어 잠자리를 잡았고
하수도의 맹꽁이와 개구리를 잡으며 놀았다
나는 선임과 후임들에게 가장 우스꽝스러운 해병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너무 즐거웠다!
동기들과 담배를 한모금 빠는 것도 이렇게 즐거운지 몰랐다!
몇개월 만에 나간 사회가 이렇게 즐거운지 몰랐다!


소재량 해병은 나에게 기합의 패기를 만들어주었다.
소재량 해병은 나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느끼게해주었다.

소재량 해병의 말년에 영창을 보낸건 나였지만 말이다.
나의 수줍은 이정도 찐빠는 그도 이해해줄것이다.
그가 영창을 다녀왔을때 나에게 불닭볶음면을 사주었다.
왠진 모르겠다.
나 최민주는 기수 열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