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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중 거의 모든 중대원들이 보는 앞에서 나에게 발길질을 한 이☆☆ 해병.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대체 나는 왜 군대에서 맞고 있는 것이지?
정신이 혼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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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전.
휴가에서 복귀한 뒤 불침번을 서다가 졸았다.
다음번 초병근무자, 그것도 선임 해병을 깨우지 못했다. 너무나도 심각한 찐빠다. 내가 군대에서 저지른 최초의 찐빠가 이런 식이라니. 한사람 몫 제대로 하면서 지금까지 후임들 괴롭히는 악랄한 짓도 안 했는데...
후임 행정병이 나를 부른다.
512K 수화기를 귀에 가져다대고 말했다.
"통신보안."
512K 너머로 들려오는 그 목소리.
"개새끼야 너 내려오면 죽여버린다."
한달 전 여기로 전출을 오게 된 이 해병. 전역을 앞뒀지만 기존 부대에서 사람을 죽도록 팼다다 영창을 한번 다녀오고 여기로 왔다고 한다. 성격이 불같았으며 후임들에게 소리를 빽빽 질러대는 해병이라 아쎄이들에겐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가 내려오고 난 뒤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겠다.
그날 난 불침번이 끝나고 개같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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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맞은 팔이 욱신거린다. 허벅지에는 푸른 멍이 들었다.
아쎄이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다.
저 아쎄이들도 이 빌어먹을 인면수심이 자신들에게 했던 욕설들을 기억하고 있겠지
하지만 기열이 된 나를 신고하지는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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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새끼 진짜 개같이도 팼네... 짐승 새끼가 따로 없구먼."
중대장이 내 팔을 보았다.
누군가가 그를 찔렀다고 했다. 그 찌른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봤지만 중대장은 대답해주지 않았다.
나를 때리던 그 새끼를 누가 찔렀지? 그 새끼에게 앙심을 샀을법한 사람들이 한둘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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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의외로 그 새끼의 징계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
몇달간 하루도 빠짐없이 팼다는 증언을 묻으라면 묻을 수 있었지만, 내가 보기에 중대장은 자신에게 다가올 불이익도 각오한 채 정의로운 행동을 하려는것처럼 보였다.
"상습폭행이면 형사처벌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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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창, 교도소. 뭘 선택하든 너의 판단이다."
갑자기 왜 이런 소리를 하는 것일까. 그냥 교도소로 보내야 하는 것 아냐?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어머니가 삼형제를 키웠다."
어쩌라고.
좆같은 새끼. 법대 나왔다가 법조인의 길에서 고배를 마신 뒤 결국 장교지원 해서 여기까지 온 것 같은데, 정신이 어질어질하네.
분명 영창을 보낼 명분이 있지만 교도소에 보내면 지 군생활도 좆되는걸 아니까 갑자기 이러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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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대대장이 날 불렀다.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또 며칠째 감성팔이다.
난 부대에서 이미 기열이 되어버렸고 떨어질 곳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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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장이 그 새끼를 교도소가 아닌 만창으로 보내려고 결정하던 그 순간 갑자기 형용할 수 없는 냄새와 이상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오도로로로로로로로롱"
"띨따구릏"
갑자기 신원미상의 시뻘건 차가 위병소의 철문을 뚫고 이 곳으로 오고 있다는 안내방송이 들렸다.
전 병력이 연병장으로 집합하자 선탑자로 보이는 사람이 차에서 내렸다.
"새끼..."
그 날 이후로 나는 대대장과 중대장을 볼 수 없었다.
소문에 의하면 대대장은 그 선탑자와 싸움을 벌였다나 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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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대대장이 부임하고 난 뒤 우리 부대에서의 부조리들은 전부 사라졌다.
새로 들어온 대대장은 중대장들의 임무도 겸한다고 했지만 생활관에서 매일 핸드폰을 보며 주식과 코인 어플에 일희일비하는 사람이었다.
새로 들어온 해병들은 부조리를 일삼은 해병들을 강제로 붙잡은 뒤 그들의 구멍에 자신들의 포신을 집어넣었다.
부조리를 일삼는 해병들의 뒷구멍에서 검붉은 피와 함께 하얀 올챙이크림이 쏟아져내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는 했지만 그들이 그 이후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다.
아무튼 그 이후로 우리 부대는 달라졌다.
더이상 개구리를 먹이지도 않고 꼬부랑털을 불태우지도 않으며 프링글스를 철모 안에 넣은 뒤 물을 부어 들이키지도 않는다.
정의로운 사람 코스프레를 하던 중대장과 대대장은 어디로 갔는지 그 누구도 이제는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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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 이름은 우현석이 아니다.
새로 태어난 쌣뜖퀛뺚쪩 해병은 지금도 부조리를 일삼는 자들의 뒷구멍을 애널플러그 없이는 평생 살 수 없도록 교정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땋... 띨따구릏... 따흐흑!
곽말풍 이 새끼 부조리 척결하는 척 하고 다 묵인하고 있었네 리버스진급해도 싸다 ㅋㅋㅋㅋㅋㅋ
기합!
따흐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