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군 출신이다


자대 배치받은 데는 몇주 전 살자사건 터져서 다들 모랄도 떨어지고 검열이랑 겹쳐서 분위기 개 썩은 곳이었다

그래도 그런 사건이 되풀이되어선 안 된다고 서로 잘 챙겨주고 분위기도 금방 괜찮아지더라

그래서 나 포함한 근기수들이 좀 물렁물렁해졌음

안전사고 날 뻔한 때 말고는 언성을 안 높였던 거 같아

나도 전에 자잘한 실수 많이 했어서 누구 갈굴 입장도 아니었고


병장 달고 후임들 일은 그냥 손 떼고 있었는데

한참 아래 갓 상병 단 놈이 뭐 이상한 부조리를 만들었더라고

어디까지는 TV 눕지 말고 앉아서 보라는 거였는데

그날은 기가 차서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그놈 위 선임들이 걔 앞으로 모였어

우리는 한창 풀릴 때 근기수생활관 돼서 손해보는 입장이었어도 다 잘 따랐다

근데 단 몇 기수 차이난다고 없는 부조리를 만드냐

생활관 왕고 됐다고 부대 왕고라도 된 양 우리도 안 하는 짓을 하냐고

지금 생각해보면 선임들이 다 우르르 몰려갔으니 공포감을 준 거 같아 좀 그렇네


아무튼

옛날 군대는 그냥 줘 팼다는데

그나마 덜 패는 군대를 만들어놨더니

사회에서 집단따돌림이 유행하니까 그게 또 군대로 수입돼서 기열이 만들어졌다고 하더라


현역들이 부조리 없이 무사히 전역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렇게 사회인이 되어서도 아직 청산하지 못한 악습과 새로 생겨나는 부조리를 경계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럴 때 선배노릇 해야지 언제 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