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아니야."
진떡팔의 목소리는 믿을 수 없을만큼 가라앉아 있었다. 그의 검붉은 빛을 내뿜는 유두도 그의 심란한 심정을 알아차렸는지 부유(父乳)를 끝임없이 사방으로 흩뿌리고 있었다.
어쩌면, 해병의 사전에 어쩌면이라는 가정은 있을수도 있어도 안될 말이지만, 그럼에도 그는 자신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내뱉고 말았다.
"초심을 잃었구나."
반응은 즉각적이였다.
감히 신성한 주계장 내에서 흘러빠진 소리를 내뱉은 불경죄는 계급과 기수를 넘어서 즉각 전우애인형(刑)에 처할 중죄였기에, 한참 재료를 손질하던 주계병들은 일제히 포신과 주방도구를 들고 그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싸우면 지고 이기면 죽어야하는 해병 특유의 본능과 하늘같은 선임에게 하극상을 일으켰다는 해병-모순에 휩쌓인 주계병들은 이내 해병-무인심판대에 의해 6.974초만에 모두 수육으로 보직 변경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 주계장에 남은 인원은 진떡팔 본인 뿐이었다.
초심을 잃은 진떡팔, 알 수 없는 이유로 전원 실종되어 버린 주계병들, 그리고 점차 다가오는 식사 시간은 마치 한 번 박으면 뽑아낼 수 없는 톤톤정의 칠흑과도 같은 전우애구멍을 연상시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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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이질감을 느낀것은 대갈똘박이였다. 그의 비상한 해병-두뇌는 지난 24시간 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상세히 기억할 수 있을 정도였기에 그만이 이 상황의 심각성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대갈똘박의 흘러빠진 생각을 알아차린 박철곤은 미처 인지하기도 전에 그의 전두엽, 뇌량, 간뇌, 측두엽, 중심엽을 몸에서 분리시키는 앙증맞은 수준의 '장난'를 통해 자칫하면 기열 판정을 받을 위협에서 구원했다. 비록 감사는 받지 못했지만, 기쁨에 겨워 입에서 거품을 게워내며 바들바들 떨고 있는 대갈똘박의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식당으로 향했다.
그러나 박철곤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아쎄이들. 갓 자진입대하여 첫 해병짜장 신고식을 치루지도 못한 아쎄이들. 굶주린 배를 쥐어잡으며 기어오던 아쎄이들. 나름 짬과 기합이 들어차 당당히 '무적해병'을 자청하던 아쎄이들. 그것들은 모두 믿을 수 없을만한 크기의 가마솥 안에서 끈적하게 휘저어지고 있었다.
마치 지옥의 밑바닥에서 솟구쳐 오를법한 증기가 사방을 가득채우고 있었고, 손잡이의 끝을 가늠할 수 없는 거대한 국자가 한 번 휘저어질때마다 가마솥 안쪽에서 들려오는 감사인사들은 박철곤마저도 잠시 식은땀을 흘리게 만들었다.
한순간 역돌격마저 떠올린 그였지만, 이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는 일말의 책임감에 식당 안쪽으로 향했다. 박철곤 같은 오도해병마저 압도하는 가공할만한 열기와 사방을 울리는 환호성에 정신이 혼미해질 무렵, 그는 자욱한 연기 한가운데서 익숙한 모습을 찾아낼 수 있었다.
"진떡팔이!"
단번에 박철곤의 얼굴에 미소가 그려졌다. 진떡팔이라면, 다른 누구도 아닌 진떡팔이라면 지금 이 상황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을 것이었다. 그런 희망찬 기대를 품고 일렁이는 인형을 향해 다가간 박철곤은 이내 드러난 모습 앞에 굳어버릴 수 밖에 없었다.
그곳에는 진떡팔이 있었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한순간 마철두의 모습으로, 기열 황룡의 얼굴로, 그리고 이내 알 수 없는 아쎄이의 형태로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었다.
비록 3 이상의 숫자를 세지 못하는게 해병의 미덕이라 하지만, 스스로 단련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던 박철곤은 이내 위화감의 정체를 느낄 수 있었다.
'해병의 머리는 하나, 그러니까 얼굴도 하나.'
완벽한 해병-논리를 완성시킨 박철곤은 저것이 해병이 아니라고 판단, 그의 몸은 머리가 생각을 끝마치기도 전에 저것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그의 90도 고각으로 곧추 세워진 포신은 올챙이크림으로 번들거리며 저 알 수 없는 비-해병의 몸을 정확하게 관통하고서 뚫고 나왔다. 승리를 확신한 박철곤은 움찔거리는 살덩어리에 포신을 박은채 이마에 잔뜩 내려앉은 땀을 훔쳤다. 그러나, 그가 포신을 다시 회수하려 했음에도 미동도 하지 않는것을 깨닫고 당혹감에 포신이 박힌곳을 바라봤다.
"박철곤 해병님 살려주십쇼.."
"내보내줘..내보내줘..내보내줘.."
"싫어, 수육되기 싫어, 싫어 싫어싫어."
그곳에는 가지각색의 아쎄이들이 믿을 수 없을만큼 기름진 싯누런 살덩어리 속에서 꿈틀거리며 나오려는듯 발버둥치고 있었다. 한 아쎄이의 얼굴이 비대한 지방을 뚫고 나오려다가도 이내 우악스러운 손길이 피부를 가로지르며 무한히 경련하는 이 덩어리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마치, 마치,
"진떡팔..?"
[해병문학] 궁극의 해병미식을 찾아서 - 2 에서 계속
필력 미쳤네
기합!
기합!!!
따흐앙!!!
따흐아악!! - dc App
광기
해병대는 선임 부를때 전부 해병님이라 하고, 병장님, 상병님, 일병님 전부 안 함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박철곤 해병님... 살려주십쇼...
코스믹호러
두려워요
혹시 해병들 얼굴이 나타났다 사라지는거 이거 오마쥬 한거임?
↑ https://www.youtube.com/watch?v=ifL1Tg1yX4o
해병 크툴루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