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조똘춘 환자의 혼잣말에, 순간 으뜸정신과의 상담실 안 분위기는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다들 왜 저러지?'
유난히 안색이 창백해진 모친과 부친의 얼굴,
양손으로 입을 감싸쥔 채 뒤로 서서히 물러서는 간호사들,
그리고 자신을 쳐다보며 서서히 고개를 내젓는 의사까지...
그보다도 자신은 아픈 곳이 하나도 없는데 어째서 이런 곳에 앉아 있어야 하는지, 원!
하여간 요새 싸제 의사란 것들은 필시 죄다 돈 뜯어먹으려는 돌팔이들이 틀림없구나, 똘춘은 그리 생각했다.
"이건.. 이미 늦었군요."
"아니에요, 아니라고요. 우리 애는 아직 멀쩡해요..."
"이보쇼, 의사 선생! 다시 한번만 진찰해주면 안됩니까?"
의사는 그들을 안타까운 표정으로 쳐다봤다.
저들의 가슴이 찢어지는 심정을 모를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알고 있었다. 여기서 확답을 주지 않으면 이 가족은 지금 이상으로 잔혹하게 파멸하리란 사실을.
의사는 탁자에 놓여있던 사진 몇 장을 집어들었다.
"환자분, 괜찮으시다면 이 전투기 사진들 좀 보실래요?"
'하! 뭐라고?'
"만일 이걸 보고도 멀쩡하시다면 집에 가셔도 좋습니다."
똘춘은 헛웃음을 내지었다. 그저 전투기 소리가 무섭다고 했을 뿐, 전투기 사진을 보고 겁을 먹기라도 할 줄 알았단 걸까?
의사의 어처구니없는 상술을 비웃기라도 하듯 똘춘은 기꺼이 의사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의사 양반. 당신 상술이 너무 지나친 거 아냐? 이런 거 잘 모르는 나이많은 분들 겁이나 줘서 돈이나 뜯어내려 하고 말이야. 부끄러운 줄 알아, 이 사기꾼 자식아! 확 그냥..."
똘춘은 더 이상 말을 이어나갈 수 없었다.
"어."
"어어어. 어어어어!!!!!!!"
"아이고, 똘춘아 왜 그러니! 응?"
똘춘은 비명과 함께 뒷걸음치기 시작했다.
그것은, 더이상 그가 알던 전투기가 아니었다.
【 공포 】
그 감정을 이미지로 그려낸다면 필시 이런 모습이었을까?
고양이가 쥐를 잡아먹고,
솔개가 뱀의 살코기를 찢어 발기며,
스님이 나무의 옹이구멍을 탐하듯,
그 자연스레 여겨졌던, 지구상 먹이사슬의 정점이 인류라는 그 사실이 지난 23년 간 이어져 온 똘춘의 삶 내면에서 산산히 부서지고 있었다.
"똘춘아, 똘춘아! 제발 정신차리고 저것 좀 봐!!"
"땋, 끓, 띨따꾸? 릏. 뺡, 따흐아아아악-"
짜-악
"이런 씨발- 조똘춘이 이 새끼야, 개짓거리 하지 말고 그냥 쳐다보란 말이야앗!!!"
보다 못한 똘춘의 부친이 그의 싸다구를 후려갈기며 쌍욕을 내뱉었으나, 이미 극심한 공포로 이성을 상실한 똘춘에게 더 이상 사람 대 사람으로써의 대화가 통할리 없었다.
오히려, 부친의 폭력에 그대로 바닥에 자빠진 똘춘의 바지는 부왘- 하는 소리와 함께 부풀어오르며, 이내 시커멓게 물들었을 뿐...
하지만 놀라기엔 아직 이르렀다.
이성을 잃은 똘춘의 신체는 이내 바닥에서 360도 회전하며 무한동력 발작을 일으키는 지경에 통달,
그대로 사방에 각종 유기물 찌꺼기 덩어리와 갈색 국물을 화려히 흩뿌리며, 상담실의 새하얀 벽과 간호사들의 연분홍빛 간호복을 예쁘게 새로이 단장시켜주는 기적을 낳았으니 말이다.
"끼야아아아아악~!!!!!!!!!!!!!!!!!"
참으로 알궃게도, 그날 으뜸정신과 식구들의 점심 메뉴 또한 하필 짜장면 (* 단가 7천원, 곱빼기 시 2천원 추가) 이었던 것은 그야말로 기막힌 우연의 일치...
간호사들의 비명소리가 사방에 울려퍼지는 가운데, 졸지에 얼굴에 원치도 않던 공짜 짜장을 리필받은 의사는 역겨운 감정을 추스르고 침착한 어조로 똘춘의 부모에게 말을 건넸다.
"낋. 삐끓. 뽈칽? 홀롤롤롨, 끼요르히히힗~!!"
"...보셨습니까. 전투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리 정신을 놓고 빵콘을 해대는 지경입죠. 이 정도 단계면 이제 더는 돌이킬 수 없게 됐단 의미란 겁니다."
콰직-
"지랄하지 마, 이 자식!! 무슨 의사가 환자를 이렇게 쉽게 포기해?! 내 아들 고쳐내! 그게 너희 의사란 놈들이 하는 일이잖아? 돈받고 사람 고치는 거! 그게 그렇게 어렵냐고?!!! 얼마면 돼? 1억? 10억? 100억? 빚을 내서라도 니가 원하는 금액은 얼마든지 줄테니 잔말말고 내 아들 고치란 말이야!!!!"
"이보세요!!!!!!!!!!!!!!!!!"
상담실 안에 쩌렁쩌렁 울려퍼지는 의사의 포효.
순간 놀라 그의 멱살을 놓은 부친에게 의사는 조용히 말했다.
"당신 아들의 문제는, 병에 걸렸다 따위의 하찮은 문제가 아니야. 그래, 굳이 비유하자면... 사람이 한순간에 동물로 퇴화해버렸다, 라는 느낌이랄까? 개, 돼지, 말, 고양이.. 뭐 그런 거라면 하다 못해 훈련으로 길들일 수라도 있어.
음.. 근데 이건 아니야. 짚신벌레, 미토콘드리아, 아메바, 물벼룩. 뭐 그런 걸로 변해버린 수준이라고, 이건. 당신이 요구하는 레벨이 그 정도 수준이야. 빌어먹을 씨발 창놈의 물벼룩을 길들여 니 아들로 만들어 놓아라, 딱 그런 수준의 부탁이라고."
"내 쪽에서 물어보지. 당신은 동물을 사람으로 바꿀 수 있나?"
단호하기 그지없는 의사의 선언,
한 아들의 아버지'였던' 사내는 그대로 모든 것을 인정하고 주저앉아 흐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1달이 지났다.
"...지금으로부터 딱 1년 전, 당신네 같은 가족이 저희 병원에 찾아왔습니다."
말보로를 2개피 꺼내 하나를 입에 문 의사는 나머지 하나를 부친에게 건네며 말을 이어나갔다.
"정확히 당신 아들이랑 똑같은 증상이었고, 저는 같은 진단을 내렸죠. 헌데 그들은 제 말을 무시했습니다. 집에서 요양하면 분명 원래대로 돌아올 것이라느니 하면서 그대로 환자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죠. 정확히 사흘 뒤, 지역 신문에 무슨 기사가 실렸는지 아십니까?"
싯뿌연 연기가 사방을 가득 채울 동안, 부친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역시 그 기사를 봤으나, 직접 입밖으로 꺼낼 용기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포항에서 친족 강간 및 살인 사고가 발생하다.
전역자 A가 자신의 부친을 강간하고 모친을 솥에 산채로 끓여 살해한 사태였죠. 뭐랬더라, 그걸? 전우애와 수육이라고 주장하다가 끌려갔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이죠. 참 끔찍하지 않습니까?"
"..당신들이 어쩌면 또 다시 그 사고의 피해자가 될 뻔했고요. 틀린 사람은 포기하되, 살 수 있는 사람들은 살아야죠. 안 그렇습니까? 그러니 너무 서운해하진 마셨음 싶..."
"다 내 탓입니다."
우울한 표정으로 똘춘의 부친이 말을 가로챘다.
"우리 애는 공군에 가고 싶어했어요. 그럼에도 내가 해병대를 나왔단 이유만으로 애를 두들겨 패고 윽박질러서 나와 똑같은 해병대를 가게 만들었습니다. 내가 저 애를 저렇게 만들었다고요."
말을 잇다 끝내 고개를 떨구며 흐느끼던 남자의 텅 빈 정수리를 아무 말없이 쓰다듬던 의사는 문득 눈 앞의 광경을 바라봤다.
'귀신잡는 용사 해~병. 우리는 해병대....'
'라이라이라이라이... 차 차 차 ...'
음침한 싸가가 흘러나오는, 꾸리꾸리한 냄새가 스멀스멀 흘러나오는 낡아빠진 정문 앞.
그 앞엔 똘춘 외에도 수많은 청년들이 붉은 각개빤쓰만 입은 채 밧줄로 꽁꽁 묶여 저마다 발작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들은 전국 각지에서 재회수된 해병대 전역자들.
그 악명높은 포항 해병대에서 받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훈련'들로 몸과 마음이 망가져 두번 다시는 사회로 돌아갈 수 없게 된, 차라리 다시 포항 해병대에 회수당하는 편이 더 낫다고 판단되어진 존재들.
똘춘 또한 잠시 후 저들과 함께 저 정문 안으로 되돌아가, 두번 다시는 이 세상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되리라.
청년들을 정문 앞에 놔둔 정예요원들이 황급히 도망치던 중에도 똘춘의 부친은 서럽게 울며 저항할 뿐이었다.
"이건 말도 안돼. 기껏 해병대를 전역한 애인데, 또 다시 저기로 가야 한다니... 이건 진짜 말도 안된다고...."
"빨리 갑시다. 좀 있으면 그 새끼들이 와요!"
부친을 데리고 요원들과 함께 피신하던 의사의 귀에 문득 개좆같은 배기음이 들려오고 있었다.
땋... 따흙... 띨딹꾸릃!!
놈들이었다. 자신들마저 타겟이 되기 전 의사는 부친을 강제로 끌고 가며 그들의 시야를 피해 조용히 사라졌다.
"아이~ 이거야 원, 요새 아쎄이들 자진입대시키기가 여간 어려워서야 말이지. 최소 6974명은 데려와야 황근출 해병님께서 노하지 않으실텐데, 안 그런가 톤정이?"
"톤-"
"뭐라고? 엇, 저거..!! 무하하핫! 이거, 이번에도 해병 천사들께서 우릴 버리실 일은 없는 것 같구만!!!!"
포항 해병대의 악명높은 두 인간 사냥꾼, 무모칠과 톤톤정은 정문 앞에 놓여있던 아쎄이 무리들에 그제서야 안심했다.
언제부터인가 이렇게 아쎄이들이 스스로 입구에 자진입대 신청을 하러 왔기에, 이런 아쎄이 가뭄난에도 그 둘이 황근출의 분노를 가까스로 피할 수 있게 도와줬던 것이었다.
물론 그들은 분명 몇달 전까지만 해도 포항 해병대에서 복무했던 아쎄이들이긴 했으나 해병 새끼들 지능의 한계 상 하루라도 얼굴을 보1지 않은 대상에 대한 기억은 그대로 사멸해버렸던 터라 딱히 중요한 검토사항은 아니었다.
"아쎄이들아! 늬들 자진입대하러 온 거냐? 잘 왔다!! 이 오도봉고에 타고 함께 안으로 들어가자!!"
"앜!!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x6974"
마침 해병수육 재료가 부족했던 터,
앞다퉈 오도봉고 안으로 쳐기어들어가던 아쎄이들의 기합찬 모습에 진떡팔 해병이 기뻐하리란 생각으로 흐뭇해하던 무모칠은 문득 맨 뒤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아쎄이에게 다가가 우람한 팔을 녀석의 어깨에 휘감은 채 말을 건넸다.
"아그야! 너도 어서 올라타라!! 근데, 니 이름은 뭐냐?"
조똘춘.
아니, 조똘춘'이었던' 사내는 자신을 반갑게 맞이하는 선임의 모습에 그 어느 때보다도 크고 우렁찬 목소리로 화답했다.
"앜!!!!!! 이병, 쾌걸씹좆!! 포항 해병대에서의 복무를 선고받았음을 말씀드려도 되는지에 대한 보고를 올려드려도 될지를 검토해볼 것을 확인하여 재차 신고할 것을 말씀드릴 것을 선언하여도 되는지에 대해 묻고 싶습니-드앗!!!!!!!!!!!!!!!!!!!"
"새끼... 기합!!!!!!!!!!!!"
아, 고작 아쎄이 주제에 이 어찌나 우렁차게 답하던지 양쪽 동공이 양 옆으로 돌아간 채 쩌렁쩌렁 대답하는 쾌걸씹좆 해병의 모습은 그야말로 슈퍼 울트라 초 기합이나 다름없었다!!!!
쾌걸씹좆 해병이여, 앞으로 펼쳐질 그대의 위대한 서사와 신화, 경이로운 모험담에 필자는 경의와 찬사를 보내는 바이니라!!!!
아참, 이후 쾌걸씹좆 해병이 경계 근무 후 오침을 취하는 중이었던 눈 으로하는감시는뭐든잘해 해병에게 시끄럽다며 살해당한 사실은 그의 싸제 아버지에겐 모두 비밀로 해주시길!

원문글 작성자에게: 이 글은 단지 원문의 제목을 보고 영감을 받아서 쓴 것일 뿐 작성자를 놀리려고 쓴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ㅋㅋㅋㅋ발작하는거 웃기노
조똘춘이 뭐냐 조똘춘이 ㅋㅋㅋㅋ
기합!
ㅋㅋㅋㅋㅋㅋㅋㅋ
새끼...기합!
존나웃기네ㅋㅋㅋㅋㅋㅋ
내용은 병맛인데 슬픈 이야기구만. 마치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죽여야만 하는 자식과 그걸 부정하고 돌아올 수 있을거라고 끝까지 믿던 부모의 비극적 죽음같은 내용이었다.
싸제 아버지 왤케 웃기냐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