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은 누구인가 너인가 나인가 우리인가라는
메시지를 드라마에 잘 녹여내지 못하면서, 메시지를 버리지도 못했기 때문에 괴물드가 역대급에서 그냥그런드가 됐다고 생각함.
(참고로 나는 드라마를 평가할 때는 드라마가 내보이고 싶은 메시지보다, 드라마의 내적 완성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함. 내적완성도가 높은데, 메시지까지 잘 녹여내면 나이스샷 명드라고 생각하고..)
중심이 범인찾기가 되도록 만들었음. 의도는 너나우리자문을 하고싶었겠지만, 그런 의도가 아주 미세하게만 느껴지게 드라마를 만들었다는게 어떻게보면 괴물드의 제일 큰 문제라고 생각함.
예를 들면 가장 많이 등장하는 동식이부터 그가 민정이 일에 대한 죄책감 고뇌를 가지고있다는 걸 내 기준으론 '충분히' 보여주질 않았다고 생각함. 더 정확히 말하면 너무 적게 보여줬다고 생각함. 여러 인물들 각자의 잘못, 각자의 이기심, 각자의 실수, 각자의 편견 등을 단지 심리'추리'극의 한 요소로가 아닌, 개개인의 감정을 들여다본다는 관점에서 훨씬 더 부각을 시켰어야만 위 메시지가 드라마 전반에 걸쳐서 자연스럽게 드러났을거라고 봄. 그리고 시청자들도 단지 사건에 얽힌 범인이 누구인지가 아닌, 각각의 인물들에게도 훨씬 더 집중하게 되면서 인물 자체가 드라마의 또 다른 큰 흥미요소로 제대로 작용했을거라고 생각함.
그리고 드라마에서 설정한 범죄사건의 '주요 인물'들의 잘못은, 인간에게 있는 어느정도의 이기심의 발현이라기 보다는 그저 각자가 괴물같은 인물들로 보여져서(이기심 정도가 아니라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 같아서) 굳이, 그들의 각자의 잘못이 종합적으로 느껴지지가 않았음. 그러므로 드라마가 괴물은 너일까 나일까 우리일까라는 메시지로 다가오기 보다는 그냥 -저들은 '각자 괴물이구나 그런데 우연히 엮였구나' 끝- 이렇게만 다가왔음. 괴물같은 3인방의 잘못이 밝혀지기는 커녕 오래도록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가, 평범해보이기도 하는 다른 인물들의 이기심에서 나온 선택때문이었다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던 거라고 보기에도 그 외 인물들이 다양하지가 않았음. 유일하게 피해자인 동식이가 민정이 일을 발견하고 어떻게 보면 괴물같은 선택을 하면서, 피해자이면서 괴물이 될 수도 있는 면모를 보여준 점만이 그나마 위 메시지를 떠오르게 하는 부분이었다고 생각함.
그리고 주인공인 동식이가 피해자이다 보니 당연히 그의 입장을 따라가게 되는 면이 있었지만, 드라마를 통틀어서 피해자 입장의 감정선과 그들의 상황을 살펴볼 수 있었던 인물들은 (범죄행위로 사망피해를 입지 않은) 동식이와 그 가족인 동식이의 엄마와 아빠, 그리고 재이정도였고 그들의 비극적이고 오래도록 지속될 수도 있는 아픔 고통 상처 고뇌 슬픔 분노 등이, 다른 피해자입장의 주인공을 내세우는 드라마들과 크게 차별적으로 느껴지지 않았음. 예를 들면 다양한 피해인물의 등장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재이의 엄마에 대한 서사나 엄마를 찾기 전의 재이의 일상이나 재이라는 인물 자체에 대해서 스쳐가는 씬이나 말로만 보이기보다 더 풍부하게 나왔더라면, 좀 더 드라마의 의도(피해자 중심)에 부합했을 것 같음. 후반부에 재이가 나왔던 분량/내용보다는, 차라리 전반부의 피해자의 한 명이자 그저 한 사람인 재이로서 더 많이 비춰지는 게 훨씬 나았을 거라고 생각함. 물론 후반부에도 엄마를 그렇게 발견하고 난 후의 재이의 감정선 등이 조금 더 섬세하게 드러났었다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함.
그리고 메시지적으로만이 아니라 드라마적 흥미요소 개연성의 요소에서 많이 아쉬웠던 점은, 애초에 주인공인 이동식의 인생을 뒤흔들어놓은 사건이자 드라마가 끝날때까지 관련 범인을 잡아들이는 스토리의 중심인, 즉 드라마의 중심 사건인 유연이의 죽음과 관련된 설정이 좋게 말하면 어디선가 드라마에서 봤을 법한 평범한 드라마적 우연이었다는 것임. 물론 현실에서도 우연성이 있지만, 오히려 드라마이기 때문에 그리고 드라마의 중심 사건이기 때문에 우연성 보다는 좀 더 촘촘한 설정이 있었다면 훨씬 흥미로울 수 있었다고 생각함. 아니면 같은 설정이더라도 도의원과 한기환 이창진 박정제에 관련된 감정흐름과 서로에 대해 아는것과 모르는것 사이의 밀당이 2막 전반에 걸쳐서 더 많이 나왔다면 그래도 나았을거라고 생각함.
또 3인방이 생각보다 너무 허술한 점도 드라마의 몰입감과 흥미요소를 떨어뜨렸다고 생각함. 뭐 대표적으로 요즘엔 차마다 블랙박스도 거의 설치되어있고 여기저기 cctv도 많은데 대낮에 JMC를 살해하려고 뛰어가는 이창진의 허술함이라든가, 정철문이 자기가 위험해질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점이나, 이창진이란 인물이 절대로 한기환을 믿었을리가 없는데(애초에 이창진이 누군가를 믿을 인물도 아니게 그려졌고, 더구나 '한기환'을 믿는다는건 더 말이 안 되게 보여졌는데) 막판에 한주원이 "한기환이 이창진 너로 꼬리자를거야"라는 떡밥에 그정도로 이창진의멘탈이 흔들리는 점이나(이창진 잔머리면 한기환이 혹시라도 자기로 꼬리를 자를때를 대비해서 뭐하나라도 대비책을 가지고 있거나, 대비는 못했더라도 한기환이 자기로 꼬리자르기를 시도할 수도 있다는 정도는 머릿 속에서 생각해봤어야 한다고 봄), 한기환이 한주원 의도대로 너무 곱게 흘러가는 점 등이 괴물로 대표되는 인물들의 캐붕같이 느껴지고 드라마가 허술해보이게 만들었다고 생각함.
또 한주원캐릭터의 자기 아버지의 잘못에 대한 과한 죄책감 또한 캐붕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함. 한주원이 이동식이라는 피해자의 가까이에서 지내보았고, 그의 아픔을 직접 보고, 또 그를 관련 사건으로 의심해보기까지 하면서 그와 내밀한 갈등까지 경험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도 아닌 어쨌든 자기의 아버지가 저지른 큰 잘못에 대해 생기는 이동식에 대한 어느정도의 죄스러움은 자연스럽다고 생각함. 그러나 그 누구보다 타인과 자신 사이에 선을 그으며(그게 그의 본성이 아니라 어릴 때 엄마나 아빠로부터 받은 상처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어쨌든 꾸준히 타인과 자신을 분리하면서) 살아온 한주원이라는 인물이 너무나 과하게 자신이 하지 않은 잘못에 대해서 사죄하는 마음을 가진다는 게 억지라고 느껴졌음. 예를들면 한주원이라는 인물이 강진묵의 자식이 강진묵의 잘못에 대해서 강진묵의 피해자에게 과하게, 마치 자신의 잘못인 것처럼 미안해야한다고 생각할리가 없을텐데도, 끊임없이 이동식에게 보이는 과하게 사죄하는 말과 태도는 캐붕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또한 캐릭터가 비합리적으로 스스로에게 씌우는 연좌제 같아서 불편하기도하고 더해서 급신파적으로 느껴졌음. 동식이라는 주인공의 말, 피해자인 동식이의 "죗값은, 죄를 지은 사람이 받는 거다"라는 말(이 말 자체는 동의함)의 울림을 강하게 만들고 싶은 의도로, 한주원이란 캐릭터에게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너무 과한 죄책감을 설정한 것 같이 생각되었음. 동식이가 한주원을 마치 구원하는 것처럼 그리기 위해서 한주원 캐릭터가 무너진 부분이 있다고 생각함.
암튼
나는 개인적으로 연쇄살인마 1인 혹은 몇 명에 집중하는 스토리보다, 각자의 이기심이 얽혀서 괴물같은 결과를 낳았다는 메시지가 훨씬 더 마음이 드는데도, 그래서 그런 메시지가 부각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1인인데도, 또한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입장(이왕이면 좀 더 다양한 입장)을 잘 보여줬으면하는 시청자임에도, 2막은 이도저도 아닌 퀄로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음. 작감 스스로 자각하진 못하더라도 메시지는 뒷전이고 범인찾기나 스릴감 반전재미 등에 중심에 두고 드라마를 제작했거나 혹은 의도한 바를 제대로 그려내지 못하는 판단미스가 있었던 거 아닌가 생각함. 그래서 본격적으로 너인가나인가우리인가를 파고들어가야했을 2막임에도, 메시지 내포와 표면적인 스릴감 그 사이를 채우지 못해서 드라마 퀄이 떨어졌다고 생각함. 가끔씩 위화감이 들정도로 캐릭터의 감정선을 충분히 보여주지 않는 점이나, 드라마의 흐름이 다른 목적이 없이 그저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점이나, 의미없이 같은 패턴의 반복같은 느낌이나, 애매하고 뭘말하고싶은지(아마도 메시지를 드러내고는 싶었지만, 실은 그보다 다른데 더 신경을 쓰는데서 오는) 밍숭맹숭한 느낌은 드라마가 스스로 만든 것 같음. 2막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단순히 시청자가 자극적인 것만 추구해서 단순히 시청자가 이해력이 떨어져서 단순히 시청자가 무식해서 단순히 시청자가 수준이 낮아서 나온다고는 생각하지 않음.
"드라마의 포스터 문구를 보고, 드라마 속 직접적인 대사를 들어봐. 이 드라마의 메시지는 이러이러하다고 '공표'되어있는데도 드라마를 보면서 네가 그걸 느끼지 못한다면, 이 드라마는 잘못만들어졌을리가 없으니까, 네가 드라마를 잘못 본거고 이해를 못하는거야"라며 별로라고 생각하면 손절하지 왜 보고 앉아있었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7회까지는 꽤 괜찮다~아 이건 좋다라고 느끼며 이 드라마를 봤었고, 2막에서 퀄이 떨어지는 것 같아도 (1막을 본 입장에서) 그래도 또 모르니까.. 지금까지 봤었고, 1막에서 그려진 캐릭터들이 보고 싶기도해서 끝까지 봤음. 내가 드라마를 봤던 개인적인 이유까지 노파심에 말함.
나름 몰입해서 봤었고 전반부에 좋았던 부분도 꽤 있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이 아쉬웠던 부분을 굳이 더 정리해보고 싶었음. 개긴.개인소감이니까 누가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남기고 쫑. 그래도 재미준 부분에 대해서는 드라마 작감배님에게 감사하고, 막회까지 다 보니까 첫 1회 봤을 때도 생각남. 갠적으로 그때 막 시작했던 타드들 중에서 괴물만 유일하게 실망감이 들지 않고 좋았었음. 드라마를 보고 이렇게 길게 소회를 써본것도 처음인듯. 끗.
공감. 근데 여기서 이런거쓰면 드알못이라고 욕먹어
한주원이 캐붕이라니 한주원의 죄책감은 아버지의 살인죄뿐만이 아니지 자신으로인해 이금화와 남상배가 죽었어 주원이 만양 온 이유가 이금화의 111문자후 이금화 실종됨으로 이동식이 연쇄살인마라는 확증편향을 갖고 만양으로 왔잖아 이동식을 의심함으로 두사람을 살인한거나 마찬가진데 이유연을 죽인게 자신의 아버지라는게 밝혀짐으로써 쌓였던 죄책감이 폭발했다 보여짐
피해자의 입장이 타드와 차별적이지 않았다는 부분도. 내 이웃엔 동식이나 재이같은 친구 동생이 피해자로 일상이 정지된채 살고 있고, 진화림 위순희 여춘호 이금화 불체자라 시신 인도도 못하는 실종돼도 찾는이 없는 아니 실종된지조차 모르는 이런 피해자들의 이름을 진묵이 잡힐때까지 계속 불러주는 부분이 난 참 아렸음
메인사건의 우연성. 한기환의 실수와 박정제의 실수는 20년뒤 한기환의 의도(강진묵살인교사 정철문살인교사)와 도해원의 의도(강진묵 살인방조및 남상배 살인방조)로 치환되고 강진묵의 의도(방주선 살인및 이유연 살인미수)는 20년후 실수(강민정 살인때 열쇠를 떨어뜨린 실수로 동식이 민정이 손가락 발견하니까)로 치환됨으로써 그 어떤 우연도(살인도) 필연적으로 밝혀지
필연적으로 밝혀진다는 거로 봄 그 가운데 이창진은 지화 대사처럼 순수하게 욕망만 불타올라 모든 살인을 자신의 의도대로 저지른듯 보이지만 단순무식하게 본인이 죽임을 당할까봐 무서워서 자백해버리는. 작가가 싸패들이 천재네 지능범이네 어쩌네하는 그조차의 서사도 부여하지않아서 나는 더 좋았음
그냥 이리도 저리도 볼 수 있는 걸 뭘 설교하려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