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질 무렵에 소크라테스는 아폴론 신전의 계단에 앉아 골몰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한 청년이 다가와서 그에게 물었다.
섹스 중독자 : 안녕하셨습니까, 친애하는 소크라테스여.
소크라테스 : 잘 지냈다네. 자네 고추는 안녕한가? 헐지는 않았는가?
섹스 중독자 : 오, 소크라테스여. 제 고추는 항상 튼튼하고 건실하답니다. 오늘 아침에도 한발 빼고 왔습니다.
소크라테스 : 그건 물어보지 않았네. 묻는 말에만 대답하는 버릇이 영혼의 건강에 이로울 것이네.
섹스 중독자 : 알겠습니다, 소크라테스님. 여전히 저에게 차가우시군요.
소크라테스 : 그야 자네가 나에게 묻는 것들은 항상 꼬추, 보지, 자위, 딸딸이. 이딴 것들에 대해서만 묻기 때문이네. 자네는
이성의 활동을 방해하는 것들을 멀리할 생각이 없는겐가?
섹스 중독자 : 소크라테스님, 물론 저는 이성의 활동을 추구합니다. 그러니 소크라테스님을 졸졸 따라다니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소크라테스님 처럼 존나게 못생긴 들창코 사내가 섹스를 멀리하라고
말씀하시니 영 신통치 않습니다. 소크라테스님은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선택되어 황홀한 밤을 지새운 다음 오는
현자 타임에만 가능한 '관조'를 경험해본 적이 없으실테지요. 마치 우주 만물의 이치에 대해 깨달아 알게되는 것과.....
소크라테스 : 내가 왠만해서는 다른 사람의 말을 끊지 않네만, 자네의 말은 지나치게 길고 불쾌하네.
나에게 온 목적을 말해보게. 이번엔 무엇 때문에 왔는가?
섹스 중독자 : 드디어 그날이 온 것 같습니다, 소크라테스님. 과연 섹스란 무엇이겠습니까? 저는 그것이 궁금해서 왔습니다.
소크라테스 : 자네는 한결같군. 나는 한때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논한 적이 있네. 또 그 논쟁의 내용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네. 자네는 그 논쟁에서 알게되는 것들로 만족하지 않는가? 자네가 생각하는 섹스가 무엇인지 말해보게.
섹스 중독자 : 소크라테스님의 사랑에 대한 연설은 정말 감명깊게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거기서 섹스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소크라테스님, 섹스는 자지와 보지의 결합입니다. 그것은 그 어떤 것보다 물리적인 것이어야만 합니다.
정신적이고 관념적인 것이 아니라 섹스의 본질은 성기의 접촉에서 오는 쾌감에 있어야 합니다.
소크라테스 : 자네는 자지와 보지가 결합하는 것만이 섹스라고 말했네. 그렇다면 구강 성교는 어떻게 설명될 수 있겠는가?
성기와 성기의 접촉이 아닌 혀와 성기의 접촉으로 이루어지는 활동 역시 일종의 성교라고 불리네.
섹스 중독자 : 과연 그렇습니다, 소크라테스님. 그렇다면 두 명 이상의 사람들이 서로의 성기에 쾌감을 유발하는 교감 행동을
섹스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다.
소크라테스 : 하지만 생각해보게. 자네는 어느 주말 아침에 상쾌한 기분으로 밖을 나섰네. 마침 시내에 자네의 친한 친구들이
자네를 알아보고 말하는거네, '이보게, 우리와 같이 축구를 뛰지 않겠는가? 오늘 하루 종일 축구를 하는 걸세. 해가 저물어서
아름다운 석양이 하늘을 가득 채울 때 까지 축구를 하는 걸세. 그리고 우리는 그 다음 소크라테스 선생이나 플라톤 선생과
같이 현명한 분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지는 걸세! 우리는 우정에 대하여, 사랑에 대하여, 그리고 정의에 대하여 멋진 연설을
듣게 될 걸세! 우리와 함께 하지 않겠는가?' 라고 말이네. 자네는 아주 행복할 것이네. 신나게 운동을 하고, 술잔을 기울이며
철학자들과 즐거운 연설 자리에 참가할 수 있다니!
섹스 중독자 : 맞습니다 소크라테스님, 정말 기분 좋은 하루가 되겠죠.
소크라테스 : 그럼 자네는 실컷 축구를 하고, 땀에 젖은 몸을 깨끗하고 따듯한 물로 씻어내고 개운하고 노곤한 상태로
자네의 사랑하는 친구들, 철학자들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는 걸세. 이때 자네의 기분을 뭐라고 표현하겠는가?
섹스 중독자 : 야 기분 딱 좋다! 이렇게 말할 것 입니다.
소크라테스 : 섹스 중독자여, 자네는 닉값을 전혀 못하고 있네. 대답은 이러해야 할 것이네. '이게 섹스지!'
섹스 중독자는 그 자리에서 망치로 한 대 얻어맞은 듯 얼어붙었다. 소크라테스는 흡족한 얼굴로 섹스 중독자의
얼굴을 올려다보더니, 손가락 끝으로 저물어가는 주황빛 태양을 가르켰다.
소크라테스 : 자네는 저기 석양이 보이는가?
섹스 중독자 : 그렇습니다 소크라테스님, 정말 아름답습니다.
소크라테스 : 아름다움이란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물리적인 것이겠는가?
섹스 중독자 : 소크라테스님의 오랜 가르침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인식하는 아름다움이란 관념적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상기해낸 것이겠지요. 또 모든 사물은 아름다움의 이데아를 많이 닮을 수록 더 아름다운 것이 됩니다.
사물 자체로써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의 이데아에 참여하기 때문에 모든 것은 아름다워집니다.
아름다움 자체, 아름다움의 이데아는 이성을 통해서만 보이는 것입니다.
소크라테스 : 자네는 섹스나 하는 난봉꾼 치고 지나치게 똑똑하군. 그렇다면 자네에게 묻겠네.
참된 섹스는 어떤 섹스여야 겠는가? 참된 섹스라면 아름다워야 하지 않겠는가? 참된 섹스이면서
아름답지 않은 섹스가 있을 수 있겠는가?
섹스 중독자 : 그렇지 않을 것 같습니다, 소크라테스님. 참된 섹스라면 반드시 아름다워야 합니다.
소크라테스 : 그렇지. 우리는 많은 상황에서 성기에 전달되는 쾌감과는 무관하게 '이게 섹스지!' 라는 말을 한다네.
만약 섹스라는 것이 성기의 쾌감에 의해 정의된다면 이것은 불가능 할 것이네. 또한 참된 섹스의 기준 역시 현상적인 것,
즉 감각에 의한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것이어야 하므로 감각적인것과 물리적인 것에 의존하는 자네의 정의는 잘못되었네.
섹스 중독자 : 과연 그렇습니다, 소크라테스님. 소크라테스님과의 대화는 항상 의문을 남기고 끝납니다. 속 시원한 대답을 듣고 싶지만
선생님께선 항상 질문을 던지고, 상대방의 주장에서 헛점을 파고들어 공격하고, 결국에 남는건 박살난 제 멘탈 뿐이라는 것은
오늘도 변하지 않습니다. 선생님, 그래서 선생님이 생각하는 섹스란 무엇입니까?
소크라테스 : 나는 그것에 대해 말할 수가 없네. 다만, 그것을 보여줄 수는 있지.
소크라테스는 주머니를 뒤적거려 핸드폰을 꺼냈다. 배달의 민족을 키고, 치킨을 주문했다. 그는 주문 완료가 된 화면을
들이밀었다.
소크라테스 : 이게 섹스네.
섹스 중독자는 만족스러운 얼굴을 하고, 그에게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 물러났다.
소크라테스는 다시 생각에 빠졌다.
대중은 대중문화를 향유할때 그 이미지만 차용하여 깊이는 없다 (예시 : 이게섹스지, 아 테스형)
재미가 없네 끗
고딩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