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주의적인 부류의 사람들은 보고있으면 불쾌하고 답답한 느낌이 든다

모든 상황과 사람들은 각각 수도 없이 많은 변수와 다름이 있는데, 하나의 큼지막한 원칙으로 그것들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거나 결론내리는 건 불가능하며 납득하고 싶지 않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

하지만 원칙주의자들은 자기만의 원칙을 세워 세상 모든 변수와 상황을 그 원칙 하나로 통솔하려고 한다.

"무슨 상황이든 폭력은 나쁜거다"
"법은 무조건 지켜야 한다"

주변에서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을 한 번쯤 봤을 것이다

"무슨 상황이든"
"무조건"
원칙주의자들은 이런 단어로 상황의 다름을 눌러 죽인다
결단력 있어보이게 논리를 파괴하는 확실하고 무서운 단어다

원칙주의자들은 사회에서 대부분 그렇게 결단력 있어보이고 신념 있는, 믿음직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하지만 그 뒤에는 합리성 없는 어거지 밀어붙이기식 행동만이 있을 뿐이다

<"A가 B를 때렸다"> 라는 상황은

-"사실 B가A를 괴롭혔고 A는 복수하기 위해 때렸다"
-"A는 이유 없이 사람을 때리는걸 좋아한다"
-"A와B는 친구인데 주변 양아치들이 부추겨서 억지로 B를 때렸다"
-"B가 A를 모욕해서 A가 화나서 때렸다"

등등 여러 배경 상황과 변수에 의해 피해자와 가해자가 바뀌고 판단해야 될 쟁점이 달라진다

근데 이렇게 복잡한 일을 "폭력은 무조건 나쁜 것이다"라는 원칙 하나로 판단한다고?
병신같은 소리다.


A는 학폭 피해자로, B에게 심각하게 시달리다 도저히 못견뎌 B를 때렸다고 하자.

<"폭력은 무조건 나쁘다"> 를 원칙으로,
여기서 원칙주의자들의 판단은 두 부류로 나뉜다

1. 폭력은 무조건 나쁘므로 A를 괴롭힌 B도 나쁜데 B를 때린 A도 똑같이 나쁘다

2.폭력은 나쁘긴한데 B가 A를 먼저 괴롭혔으니 A는 그닥 안 나쁘다

1은 말 그대로 개병신이고

2는 참 웃기게도 "폭력은 [무조건] 나쁘다"는 자신의 원칙을 자신이 부정하고 모순을 저지르며 폭력은 무조건 나쁘다고 했으면서
폭력을 부분적으로는 납득하는 모순 병신이다

원칙주의자들의 병신같은 면모가 잘 드러나는 예시라고 볼 수 있다.

난 폭력은 상황에 따라 옳기도,나쁘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뭐든지 절대적인 건 없다고.

같은 맥락으로 난 이분법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과,
관점의 차이를 무시하는 사람을 정말 싫어한다

절대적으로 "맞다/틀리다", "옳다/그르다 "는 없다.




B가 모르는 사람인 A의 자식을 칼로 찔러서 죽였고, A는 미친듯한 분노로 B를 죽여버렸다

A,B 둘 다 똑같이 살인을 저질렀다

하지만 여기서 다른점은

A는 아무런 잘못 없이 가만 있다가 봉변을 당한거고,

B는 이유 없이 A의 자식을 죽임으로
A에게 상처를 입히고 분노를 유발했으며
인과관계에 따라 A가 B를 죽일 동기를 만들어줬다는 것이다.

A가 B를 죽인건 결국 B의 행동 때문에 발생한 일이므로 모두 B의 책임이다

이걸 "살인은 죄악이다"라는 원칙 하나로
A를 B와 같은 범죄자로 판단하는게 옳은가?
절대 아니다

하지만 법에서도 세부적인 상황별로 다 다른 판결을 내리고, 선례를 만들기 시작하면
허점을 악용하는 사람도 나타날 것이다

극단적인 예시로, 욕 한마디 들어서 사람 죽여놓고

"쟤가 먼저 욕해서 내 화 돋궜다, 살인 원인제공 쟤가 먼저 한거다. 난 욕 한마디에 미친듯이 화났다. 이유 없이 나한테 욕한 사람이 잘못"

이라고 합리화하며 정당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생겨날 수 있고
욕같이 별거 아닌 일로 사람 죽이고, 먼저 욕했으니 죽여도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지옥도가 펼쳐질 수 있다.

결국 어느정도의 원칙주의는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는 건데

그래서 원칙주의를 싫어하는 나는 항상 딜레마에 빠진다


법은 거대한 규모의 질서유지를 위해 원칙주의가 불가피하다고 인정해도,

사람이 원칙주의인건 싫다
특히 범법과 폭력,도덕의 영역에서는.

이외의 "난 무조건 채식주의자 할래" 뭐 이런 자기 스스로만 하고 남에게 영향 없는 원칙주의는 좋다고 본다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