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령 우주만물이 연속이라 해도

인간에게는 불연속이다.


- 신촌우왕




예를 들어

인간이 원주율 π 값을 기록하려 한다고 하자.


π의 값은 순환하지 않는 무한소수로 알려져 있다.


실수 체계의 한 부분이지만

인간은 그것을 완벽하게 기록할 수 없다.


어떤 인간이

평생

π의 소수 몇 째 자리까지 기록한다 해도

그것은 거기에서 그치고 만다.


결국

인간이

π의 값에 접근하려 하면

인간에 의해

어떤 식으로든

π의 값은 싹둑 잘려나가고 만다.


수학적으로

실수 체계가 연속적으로 짜여져 있다고 해도

인간적으로

그것은 도달할 수 없는 것이므로

측정하거나 기록하려는 인간에게는 불연속이다.


측정 시

혹은

기록 시

인간은

반드시 수많은 불연속을 경험하게 된다.


설령

우주만물이 연속이라 하더라도

인간에게는

이성적으로 연속이나

실제적으로 불연속이다.


모든 자연 현상이 연속적이냐 불연속적이냐와는 별개로

인간에게는 두 경우 모두 불연속으로 기록되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


인간이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인간이 실제적으로 경험하는 것 사이에

괴리가 존재한다.


그럴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하여야 한다.


시간이 연속이냐 아니냐

물질이 연속이냐 아니냐

에너지가 연속이냐 아니냐

등등

이것들과는 별개로

측정하는 인간에게

기록하는 인간에게

불연속이 존재하는 것이다.


때문에

인간이 만든

모든 측정 기계에도

불연속이 이미 반영되어 돌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