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초반인데 3년 정도 쉬다가, 최근에 면접 본 데서 같이 일하자고 해서 명절 끝나고 출근 예정임.

인서울 상위권 컴공 나와서 석사하고, 박사 따러 유학갔다가 중도에 접고 돌아왔음.
그 뒤에 벤처에 들어가서 개발자로 시작했고, 한 회사에서 20년 가까이 구르면서 상장도 시키고 40대 후반엔 이사까지 갔었음.

근데 같이 일하던 사장이 과로사하고, 회사가 쩐주 손에 넘어가면서 분위기 완전 맛이 감.
정 붙이고 다니던 회사가 망해가는 거 보니까 현타 와서 던지고 나옴. 

와이프도 일하고 있고, 집도 있고, 모아둔 돈도 아주 없진 않아서 원래 50대 중반에 은퇴할 생각이였었는데 좀 빨리 했다 했음.
“이제 좀 쉬면서 못 해본 거 해보자” 하고 쉬기 시작함.

취미도 이것저것 해서 나름 재밌게 지냈는데…
문제는 집에만 있으니까 술이 는다는 거였음.
밤마다 혼자 방에서 홀짝홀짝 하다 보니 사람이 점점 망가지는 느낌. 꼴도 말이 아니게 변하고...
이대로 가다간 큰일 나겠다 싶어서 다시 일하기로 마음먹음.

예전 IT로 돌아가긴 싫고 자신도 없고 업계 뻔한데 여기저기 이력서 돌려서 선후배에게 민폐 끼치는 것도 좀 뭐해서 다른 길 찾다가
집 근처 시립 직업훈련원에서 전기기능사 과정 있길래 들어감.

손으로 하는 건 좀 맞는 편이라 재밌게 배우고 기능사 땄고,
하는 김에 전기기사 + 산업안전기사까지 따버림.

그리고 올해 초부터 시설 전기기사로 이력서 엄청 넣었는데 연락 1도 없음.
너튜브 보니 스펙이 높아도 안된다고 해서 학력도 낮추고 기사도 빼봤는데… 그래도 무소식.

그러다 훈련원 소개로 한 군데 면접 봤는데, 기사 말고 일근직 설비과장으로 해보자고 하더라.
조건은 나쁘지 않은데, 실무가 아예 0이라 살짝 걱정됨.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잠도 안 와서 그냥 써봄.

그래도 뭐… 올해는 좀 잘 풀리겠지 싶다. 게이들아 충고좀 해주고... 앞으로도 좀 도와줘.

그럼 새해 복많이 받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