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 논란은 관료적폐와 싸움

제5차 재난지원금을 놓고 이재명 후보와 기재부 싸움이 다시 벌어질 조짐이다. 이 후보의 보편지급과 기재부의 선별지급은 제한된 ‘예산 싸움’이라기 보다 ‘공무원 철밥통’ 싸움이다. 바로 관료정치(뷰로크라시) 적폐로 이는 검찰적폐, 공안적폐(국정원, 경찰, 공안검사 등) 나아 가 군부적폐와 같은 뿌리다.
정치는 ‘가치를 (권위적으로) 배분’하는 것이다. 인사를 통해, 경제정책을 통해, 복지정책을 통해 가치를 나눠주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다. 행정은 그 배분을 ‘선별’하는 일이다. 늘공(공무원)은 얼마나 공평하고 효율적으로 배분하느냐로 능력이  평가된다.
그러나 보편지급은 공무원의 이런 ‘선별 작업’ 필요치 않고, 이는 곧 공무원 밥그릇의 축소를 의미한다. 홍남기 부총리의 반발은 겉으로 재정 건전성 운운하지만, 그 바닥에는 공무원 존재에 대한 도전이다. 이는 윤석열 검찰의 저항과 같은 맥락이다.
얼마전 아동수당 지급에서 소득 상위 10%를 선별하는데 연 1150억원의 행정비용이 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그냥 보편지급으로 결정됐는데 이는 공무원들에게 매우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지난번 재난지원금 지급에서 기재부 주장대로 12%를 선별했지만 받는 입장에서 25만원과 23만원으로 별 차이없다.(지방정부가 차액 보전해 모두 25만원 받음) 그러나 기재부는 2만원 절감보다 이 작업을 위해 공무원이 존재한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런 관료적폐는 도처에 널려있다. 저출산 예산에 15년간 225조 원이나 투입했지만 심각해 지는 것이 좋은 예다. 예산의 53%을 본질(직접 지급)보다 주변(관련 및 산하기관 운영비, 연구 용역비, 홍보비 등)에 썼기 때문이다. 이 돈은 공무원이 어깨에 힘주고 배분하는 용도다.
우리는 농업예산으로 15조원이나 쓰지만 농민은 죽겠다고 길거리로 나온다. 왜 그럴까. 우리는 농업을 살린다는 이유로 쓸데없이 많은 조직(농협, 산하기관. 관변연구소)을 운영한다. 농업예산 3분의 1일인 5조원으로 농가당 50만원, 170만 농민당 20만원(부부 농가구당 90만원)만 주면 그나마 농촌을 살릴 수 있다고 한다. 바로 농업기본소득이다. (경기도는 이미 이를 도입했고, 북유럽은 농업예산의 70% 이상을 그리 준다)
묻고 따지지 말고 당사자에게 그냥 주는 것이 행정비용을 아끼고, 또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이 후보 말대로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도둑(적폐)이 많은 것”이다.  기본소득은 관료적폐와 싸움이고, 이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맞는 것이다.
그러나 철밥통을 놓치지 않으려는 세력은 이를 ‘포퓰리즘’이라며 완강히 거부한다. 만약 문재인 정부가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가장 큰 원인은 관료장악에 실패했기 때문일 것이다. 군부적폐, 공안적폐, 검찰적폐, 모피아(기재부) 적폐 모두 관료적폐의 한 모습이다.
이재명 후보는 이미 노무현이 <진보의 미래>에서 고백한 “시대의 기온으로 관료주의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2021. 1.7 페이스북) 이 후보는 이 싸움의 본질을 알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하나 첨언하면, 관료적폐를 청산하지만 정작 필요한 분야, 이를테면 공공의료, 재난관리, 치안유지, 말단 사회복지 기능 등은 확대해야 한다는 점이다.

원희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