私の娘 9
나의 아가씨
원문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9831588
전편
1~7 https://gall.dcinside.com/touken/341387
8 https://gall.dcinside.com/touken/380068
다른 아루지가 갤에 7편까지 번역한 소설인데 뒷내용 너무 궁금해서 직접 번역해옴. 전편과 문체 다를 수 있음.
결말 너무 좋으니까 원문으로 꼭 봐 아루지들...
*이치고 히토후리가 영력 보급을 위해 납치되어온 사니와에게 이상한 집착을 하는, 얀데레계 이야기.
*블랙 혼마루 설정이 있는 어두운 이야기. 오리지널 설정 많음.
*폭력, 유혈, 도해, 성적인 이야기, 아동 학대 등의 내용도 나오니 트리거가 있거나 불편한 사람은 읽지 마세요!
*오역, 의역 있습니다. 일본어가 되는 사람은 원문을 읽어주시고, 작가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해주세요.
*허락 따로 안 받았으니 여기에서만 봐주세요!!
“나는 당신을 원합니다. 몸이 아니라, 마음을. 아루지, 당신을 사모합니다. 부디, 나의 마음을 받아주십시오. 그렇게 말하고 이치고 히토후리가 나에게 무릎을 꿇었다고!”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나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
이치고 히토후리가 별채를 나가고 나서부터 내내 탈진해 의자에서 일어설 수 없었다. 무언가에 끈적하게 뒤덮인 것 같았다. 어깨에 남은 열이 독처럼 온몸에 돌아 움직일 수 없었다. 마음이 마비되어, 정신을 잃은 채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툇마루 쪽에서 발소리가 들려, 다시 팽팽하게 긴장감이 감돌았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는 그것을 끝내고 이치고 히토후리가 돌아온 걸까. 이번에야말로 끝이다. 진명을 빼앗기고 시체가 되어 어딘가에 버려질 것이다.
“이치고는 어디 있어?”
주인이었다. 부엌 입구에 서서, 제일 먼저 대뜸 그렇게 말했다. 콘노스케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콘노스케는 주인을 만나지 못한 것일까. 그렇다면, 왜 주인은 여기까지 온 것일까.
“아, 저, 콘노스케는요?”
“내가 질문하고 있잖아. 이치고 히토후리는 어디에 있어?”
내가 고개를 가로젓자 아가씨는 발을 크게 구르며 안까지 들어왔다. 희미하게 영력이 일렁이고 있었다. 그녀의 영력은 이런 색이었던가. 위화감이 들었다. 짙은 감색이 아니었나. 어쩐지 조금 자줏빛을 띠는 것처럼 보였다.
“여기 왔었잖아?”
“아, 그, 볼일이 있어서 나갔다고…”
“그거 뭐야?”
“네?”
아가씨의 시선이 어깨에 꽂혔다.
“이, 이것은, 이치고 히토후리가……” 도망치려 했던 나를 베어버린 상처다. 희생양의 증거인 상처다.
“남자는…소중한 여자에게는, 손대지 않는 법이야.”
주인은 내 흉터를 가만히 보며 말했다. 소중한 여자가 아니더라도, 보통은 베지 않는거잖아. 도검남사는 주인 이외의 인간은 빠짐없이 적으로 간주하는거야? 그런건 말도 안돼.
“이치고는, 나에게는 손가락 하나 대지 않았어.”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거야. 사랑하는 주인과 영력 보급을 위해 존재하는 나와는 취급이 다르니 당연하겠지. 하지만, 나는 상처를 입었다. 나는 줄곧 여기에 갇혀 학대당해 왔다. 아무리 그녀를 좋아하고, 소중히 여긴다고 해도 나에게는 끔찍한 블랙 도검남사일 뿐이다. 그런 변명을 듣고 나더러 어떻게 하라는 건가. 그가 상냥하다니, 나에게 말해봤자 소용없다.
“아…주인님에게는 아무것도 안 해도, 저에게는 한 거예요.”
“장난치지 마! 이치고는 나를 사랑하고 있어! 무릎 꿇고 그렇게 말했어. 오늘 밤 나를 맞아들이겠다고!”
무슨 말을 하는 건지. 그래서, 주인과 나는 다르다. 이치고 히토후리와 주인이 어떻게 되든, 나와는 상관없다. 둘이서 행복하다면, 이제 나를 돌려보내 주었으면 해. 전부 침묵할 테니, 돌아가고 싶어. 콘노스케와 나는, 돌아갈 것이다. 함께, 돌아갈래.
“코, 콘노스케에게 듣지 않았나요? 우리들은”
“우리들? 농담하지 마. 왜, 너 같은 애송이에게! 아내라고? 여기서 뭐 하고 있던 거야? 왜 이치고의 신기가 너한테……!”
아가씨는 무슨 말을 하는 건가. 나는 무엇 때문에 화를 당하고 있는 건가.
“사니와 님! 주(主)님에게서 떨어지십시오!”
콘노스케의 외침이, 쿵 하고 귀에 닿았다. 흰색 도검에게 안겨 있는 콘노스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왜 그런 상황이 된 걸까.
“츠루마루 님! 놓아주십시오! 사니와 님이……!“
“자네, 여자의 싸움에 남자가 끼어드는 건 멋없는 일 아닌가?”
“무슨 한가한 소리를! 츠루마루 님이 오해를 살 만한 말씀을 하셔서 아닙니까!”
“이봐 이봐. 나는 사실만을 말했을 뿐이라고?”
콘노스케는 도검의 팔에 안겨 움직일 수 없는 모양이었다. 도검의 팔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놓아주십시오! 놓아주십시오! 사니와 님, 주님에게서 떨어지십시오!”
물음표 투성이라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콘노스케가 필사적으로 외치는 것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희미하게 무언가가 불타올랐다. 빨갛다. 새빨갛게 흔들리며 피어오르고 있다. 붉은 물감이 투명한 물에 녹듯이 일렁이며 퍼져나간다. 위압감에 목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 영력이다. 주인의, 짙은 감색 영기가, 진홍색으로 물들어 불타고 있었다.
“어이쿠, 이거 놀랍군 그래?”
흰색 도검인 츠루마루 쿠니나가의 상황에 맞지 않는 가벼운 목소리가 이상하게 맑아져 귀에 닿았다. 모든 것이 느리게 보였지만, 일어나고 있는 일이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 주인이 네모난 부적을 꺼내 뭔가 입술을 움직이는 것과, 콘노스케가 내 눈앞으로 뛰어드는 것이 겹쳤다. 무성영화처럼 조용히 영상이 흐른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콘노스케가 새까만 모습으로 눈앞에 쓰러져 있었다.
-
“여자가 사용한 저주 부적은 닿은 것을 마른 해골로 만드는 듯했습니다. 제가 별채를 방문했을 때는, 콘노스케는 검게 바싹 마른 상태로,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물체로 변해 있었습니다. 다만, 아가씨가 계속 그 이름을 부르며 격렬하게 영기(靈氣)를 흐트러뜨리고 있었고, 여자는 츠루마루 공에게 붙잡힌 채 아가씨를 입에 담지 못할 말로 욕하고 있었으므로, 대략의 상황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이치고! 있지, 그 여자가 아내라니 거짓말이죠? 사랑하는 건 나죠? 그 여자한테 확실하게 말해 줘!”여자는 제 모습을 보자 기쁜 듯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제정신이 아닌 모양입니다.
“아가씨에게는 손대지 않게 했네만?”
여자를 구속하고 있던 츠루마루 공은, 저와 눈이 마주치자 말했습니다.
“츠루마루 공, 그 추악한 여자의 손을 그대로 놓지 말아 주십시오. 가능하시다면, 제 아가씨를 모독하는 저주받은 입을 틀어막고, 영원히 영원히 햇빛이 닿지 않는 곳에 버리고 와 주실 수 없겠습니까?”
츠루마루 공은 제 분노가 재미있는 듯, 킬킬 웃고 있었습니다. 여자를 붙잡고 입을 다물게 하며 한동안 저희들의 모습을 보고 있었지만, 도중에 지루해진 듯 여자를 데리고 나가 버렸습니다. 가여운 아가씨는 혼란스러운 상태라, 제가 옆에 가도 울기만 해서 어찌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콘노스케는 마치 먹물 같았고, 움직이면 산산조각 날 것처럼 보였습니다. 아가씨도 그래서 만질래야 만질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저주 부적은 결국 호신용 물건이니 목숨이 위태로운 정도에까지 이르지는 않습니다. 겉모습은 끔찍하지만, 요컨대 부적에 영력을 빼앗겨 메마른 상태인 것입니다. 부적을 찢어버리자 영력이 몸 안으로 돌아오고, 모습은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다만, 영력에 저주가 섞여 있었는지, 기절한 채 늘어져 있기는 했습니다. 영력이 몸에 익숙해져 정상적으로 흐르기 시작하면, 저주도 정화되어 눈을 뜰 것입니다. 나머지는, 시간이 약입니다.
“콘노, 스케,는, 살, 수, 있나요? 괘, 괜찮,나요?”
아가씨는 현재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눈물 흘리며 매달리듯이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예.”
“정말, 인가요? 괘, 괜찮,나요?”
촉촉한 눈으로, 계속해서 몇 번이고 확인하는 것입니다.
“저주가 몸 안에 들어간 듯합니다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사라질 것입니다.”
“콘노스케, 콘노스케에……”
아가씨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관여를 끌어안고 하염없이 울고 있었습니다. 내버려 두어도 회복은 하겠지만, 저는 콘노스케에게 제 신기를 주입해 주기로 했습니다. 영력에 섞인 저주를 씻어내 주기 위해서입니다.
“콘노스케를 저에게.”
제가 무릎을 꿇고 아가씨에게 말하자, 아가씨는 꽉 콘노스케를 끌어안았습니다.
“뭘, 하려는 거예요. 콘노스케,를, 어떻게, 하려는 거예요? 도와, 주세요. 살려 주세요. 부, 탁, 드립,니다……!”
“예, 그러니까 콘노스케를 이쪽으로 넘기세요.”
살려 주려는 것인데도, 아가씨는 관여를 놓지 않습니다. 하는 수 없이, 저는 아가씨를 무릎 위에 안아 올렸습니다.
“저주를 제거할 테니까요. 자, 착한 아가씨니까, 손을 놓으시죠.”
콘노스케의 이마에 손을 대고 신기를 넣어 주려 했는데, 콘노스케에게는, 여자가 걸었던 부적과는 다른 저주도 걸려 있어서요. 신기를 주입하면 그것 또한 동시에 풀려 버릴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했습니다.
“나을,까요? 콘노스케,는, 살,아날,까요?”
옆으로 안고 있는 아가씨가 눈시울을 붉히며 저를 올려다보는 것입니다. 매달리듯이 가만히 바라보는데, 참을 수 없었습니다. 신기를 흘려보내자 저주는 소멸했고, 콘노스케는 희미하게 눈을 떴습니다.
“콘노스케…!”
“사, 니와, 님, 무사, 하십니까?”
“콘노스케, 콘노스케, 콘노스케에”
아가씨가 부르지만, 콘노스케는 체력 소모가 심하여, 고개만 끄덕일 뿐, 소리는 내지 못하는 듯했습니다.
“잠시 재워 주세요.”
제가 말해도 아가씨는 콘노스케를 응시한 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눈물은 아직 멈추지 않았지만, 그것을 닦는 것도 잊은 모양입니다. 대신 제가 뺨에 손을 대자, 아가씨는 갑자기 제정신이 돌아온 듯한 얼굴을 하고 떨기 시작했습니다. 그 여자에게 당한 일이 무서웠던 것이겠죠.
“이제 괜찮으니까요. 그렇게 울지 마세요.”
저는, 그대로 아가씨의 뺨과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왜, 어째서……?”
“예?”
“도와, 주신,건,지.”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의미를 모르겠습니다만, 아가씨는 제 품 안에 얌전히 안겨, 조심스럽게 얼굴을 올려다보았습니다. 뭐라고 할까요, 아무래도…… 말입니다. 참을 수 없어져서, 눈이나 뺨이나 턱에 입을 맞추었습니다. 혀끝으로 눈물 자국을 핥자 아가씨는 움찔했지만, 입술을 떼자 역시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대는, 나의 아가씨니까요.”
한동안 말없이 시선을 얽어매고 있었습니다. 츠루마루 공에게는, 히죽거렸다고 나중에 꽤 놀림을 받았지만, 제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화, 안, 나,셨,나요?”
아가씨는 아직 착란 상태인 건지, 알 수 없는 것들만 묻습니다. 제가 아가씨에게 화를 낼 리가 없지 않습니까. 그 여자를 말하는 것이겠지요. 여자 일 따위는 지금은 아무래도 좋습니다. 그보다, 품 안에서 살짝 움켜쥐고 있는 아가씨가, 정말……이 이상 옆에 있으면 어떻게든 하고 싶은 충동을 억누를 수 없습니다. 아가씨에게 콘노스케를 이불에 눕혀 주라고 말했습니다. 아가씨를 안아 일으켜 세우자, 조금 비틀거렸습니다.
“혼자서 괜찮겠습니까?” 아가씨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럼, 저는 본채에서 할 일이 있어 일단 돌아가겠습니다. 저녁 식사는 가져다줄 테니, 그때까지, 그대도 쉬고 있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 기, 감,사합니다.”
아가씨는 웃어 보였습니다. 정말 교활한 아가씨입니다. 덮쳐져도 불평할 수 없는 짓 아닙니까? 저를 시험하고 있는 건지. 아직 해가 밝은데도 말입니다. 정말이지 맹독입니다. 우스꽝스럽지만, 저는 적에게서 도주라도 하는 것처럼, 황급히 별채를 나섰습니다. 그대로 안채로 향했습니다. 여자를 어떻게 할까. 혼마루의 영력 보급 사니와로 앉힐 생각이었지만, 이제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계획은 틀어졌지만, 뭐, 별로 상관없습니다. 당분간은 인간 세상에서 살아도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별채에서, 아가씨와 살아봐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신혼 생활이라고 할까요.
이치고 히토후리가 흐흐 웃는 바람에 완전히 할 말을 잃었다. 지금까지 끓어오르는 분노의 감정만 불러일으키고 있었지만, 이 남자는, 엄청나게 말솜씨가 서툰 것뿐인건가. 의외로, 아가씨와 잘 지내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지금의 이야기도, 불필요한 정보를 걷어내면, 아가씨가 너무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른다는 이야기일 뿐이다. 연애라기보다는, 개나 고양이처럼 귀여워하고 있는 느낌이지만, 세상에는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소중히 여기며 사는 사람이 많다. 아가씨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는, 어쩌면 사이좋은 부부가 될 수도 있는 걸까.
실컷 학대당했는데, 그럴 리는 없지. 나라면 용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아가씨가 처한 상황은 너무나 기이하다. 유괴 사건이나 감금 사건의 피해자가 범인에게 호의적인 감정을 품는 경우가 있다고,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아가씨에게는, 의지할 사람이 이치고 히토후리밖에 없었고, 그런 아가씨를 이 남자는 녹여 먹을 듯이 귀여워하고 있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 아가씨가 도망치려 하지 않고, 자기 옆에서 얌전히 말만 들으면, 이 남자는 아가씨에게 무엇이든 해 줄 것이다. 굶어 죽을 뻔 한 것을 생각하면, 상냥하게 대우받고 있다. 무엇이든 주어진다. 목숨에 위험이 미치지 않는다. 아가씨가 안심하고, 그 생활을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너무나 잔혹한 행복이 아닐까. 속으면 안 돼, 세뇌당해서는 안 돼, 당신은 현세로 돌아가야하니까,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포기하지 않고 도망치라고, 누가 아가씨에게 말할 수 있을까.
“그럼, 아가씨와 살기 시작했다는 말씀이십니까?”
“예, 뭐…”
이치고 히토후리가 말을 흐린다. 터무니없는 말을 태연하게 하는 주제에, 때때로 이런 반응을 보인다. 무슨 속셈인지, 가늠할 수가 없다.
“뭔가요? 아닌가요?”
“갑자기 함께 살자고, 말할 수는 없겠죠. 별채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그렇군요.”
억지로 아내로 삼아 놓고 왜 그 정도 말을 못 하는지. 이상한 부분에서, 순진한 척을 한다. 감각이 너무 달라서, 머리가 마비될 지경이다. 하지만, 아가씨에게는 그 편이 낫다. 이 이치고 히토후리는, 낮에는 습격하지 않는다는 이상한 도덕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밤에 잠자리를 같이 하지 않는다면, 정조는 지켜질 수 있는 것 아닐까. 아무런 보장도 없지만.
이치고 히토후리는, 다시 단팥빵을 손에 들고 가만히 보고 있다. 빨리 먹으면 되지 않나.
“녹차나, 커피나, 홍차 정도는 준비할 수 있습니다. 인스턴트지만요.”
“인스턴트…?”
이치고 히토후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인스턴트의 의미를 모르는 것일까. 뜨거운 물만 부으면 되는 간편하게 타 마시는 차라고 말하면 될까. 내 대답보다 먼저 이치고 히토후리가 이어서 말했다.
“…당신, 왜, 단팥빵을 싫어하게 된 것입니까?”
“네?”
“식중독이라도 걸렸습니까?”
무슨 말인가. 단팥빵을 먹고 식중독에 걸렸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싫어하게 된 것이 아니라, 좋아했던 적이 없는 것이다.
“걸리지 않았어요. 원래부터 싫어합니다. 팥앙금의 오돌토돌한 식감이나 맛이 싫습니다.”
“원래부터? 그럴 리 없잖아요. 싫어하게 된 이유가 있을 텐데요? 진실을 말해 주십시오. 신경쓰입니다. 저만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진실이라니 뭐라는거야. 첫째, 이것은 업무다. 당신은 전혀 즐거워하고 있지 않네요 라거나, 더 이야기해 달라는 식의 배려는 불필요하다. 하지만, 이치고 히토후리는, 내가 이야기하지 않으면, 이제 자신도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는 태세다.
“단팥빵을 싫어하면, 뭐가 잘못된 건가요? 별로 상관없잖아요. 이유 같은 건 없어요. 태어날 때부터, 계속 싫어했습니다. 양파나 피망이나 당근을 싫어하는 아이와 똑같아요.”
“태어날 때부터…?”
이치고 히토후리는, 중얼거렸다.
“별로 의식한 적은 없지만, 태어나서 지금까지, 계속 싫어한 것 같은데요?”
왜, 나는 직무 중에, 과장되게 단팥빵을 싫다는 것을 공언하고 있는 것일까.
“제 아가씨는, 단팥빵을 기뻐하며 먹었답니다? 얼마든지 있는데도, 늘 콘노스케와, 하나를 절반으로 나누어 먹곤 했지요.”
“그렇습니까. 다행이네요, 당신의 귀여운 아가씨가, 기뻐해주었으니.”
딱히 비아냥거리려고 말한 것도 아닌데, 이치고 히토후리는, 갑자기 가라앉은 듯 작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단팥빵을… 좋아하지 않았습니까?”
“아가씨 말입니까? 저야 모르죠. 사 달라고 했다면, 좋아하는게 아닐까요.”
“그럼, 계속 싫어했다는 것은?”
“그것은 저의 이야기입니다.”
나는 싫어해도 아가씨는 좋아하고, 아가씨는 좋아해도 나는 싫은 것이다. 여자의 취향은 모두 같을 것이라는 식의 사고방식일까. 정말 생각이 너무 이질적이어서 읽을 수가 없다. 이해하려 드는 편이 무리겠지. 이치고 히토후리는, 단팥빵을 먹는 기색도 없이, 그저 말없이 보고만 있었다. 단팥빵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 그보다, 아가씨는 어떻게 되었나. 콘노스케는, 결국 기운을 차렸나. 저주는 정화되었나. 맞다, 신경 쓰이는 말을 했었지.
“그러고 보니, 또 하나의 저주라는 것은 뭔가요?”
내가 묻자, 이치고 히토후리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콘노스케에게, 저주가 걸려 있었다고 했잖아요.. 주인이 걸었던 저주와는 별개로요.”
“아아, 그랬… 었죠.”
이치고 히토후리는 짧게 말하고는, 다시 시선을 앙금빵에 떨어뜨렸다. 왜 그러는건지. 몹시 낙담하게 만든 것 같다. 물어보지 말아야 할 것을 물었나. 여기까지 이것저것 솔직하게 이야기해 놓고, 이제와서 그럴 리는 없을 것이다.
“뭔가, 있었나요?”
“그 콘노스케는, 초대 사니와가 데려온 것입니다. 원래는, 아주 우수해서, 주인에게 이런저런 가르침을 주고 있었는데, 그것이 주인의 분노를 샀습니다. 주인은 시도 때도 없이 콘노스케에게 폭행을 가했고, 수없이 때리고 차기를 반복하다 보니, 머리의 나사가 풀려 버린 것이겠지요. 어느 순간부터, 조금 어린아이 같은 언행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식사도 제대로 주어지지 않아 영양 부족도 겹쳤을 것입니다. 뭐, 아가씨가 오고 나서는, 아가씨에게 영력을 나눠 받은 덕분에, 비교적,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만. 그럼에도, 역시 마지막까지 머리가 약한 콘노스케였어요.”
이치고 히토후리는, 멍하니 있는 듯한 모습인데도, 말투는 엄격했다.
“마지막까지요? 저주는 풀어 주지 않았나요?”
“네, 초대 사니와가 건 저주였습니다. 그것을 푼다고 해서 어떻게 될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정말 어리석은 여우입니다.”
이야기의 초점을 잡을 수 없다. 콘노스케는 어떻게 된 것인가. 마지막이라니 뭐야. 도와준 것 아닌가.
“왠지, 잘 모르겠는데요?”
“그 여우는 제 방해만 됩니다.”
이치고 히토후리는, 화가 난건지 질려 버린건지 슬퍼하는 건지, 그 어느 것도 아닌 듯한, 아주 모호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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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별채로 찾아와, 무언가 몹시 화를 내고 있었고, 영기가 새빨갛게 물들었다. 아마 그것 때문에, 이치고 히토후리는, 주인을 버린 것이다. 그 짙은 감색의, 깨끗하고 자신감 넘치던 영기가 아닌 주인은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사랑 같은 건 하지 않았다. 그런 감정이 있을 리가 없다. 주인의 영기가 이치고 히토후리의 마음에 드는 것이 아니게 되어버렸기 때문에, 이치고 히토후리는, 다시 나를 선택했다.
선택받았어. 다행이야. 기쁘다. 내가, 이겼다. 이치고 히토후리는 주인보다, 나를 선택했다. 너무나 기쁜 마음. 마치 우월감. 콘노스케를 그 지경으로 만들었던 그 흉악한 주인이, 이치고 히토후리에게 버려져서, 쌤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콘노스케를 괴롭힌 당연한 인과응보, 속이 후련하다. 마음이 이렇게 들떠서, 만족스럽다. 이 느낌. 이상한 기분. 이치고 히토후리가, 나를 선택했다. 이치고 히토후리는, 주인이 아니라 나. 나는, 그것이, 단순히 기뻤다. 콘노스케의 복수를 한 것 때문이 아니라, 나는, 그저 단순히, 그것이, 기쁜 것이다. 나는, 이상해져 버렸다. 아마, 이제 어디로도 돌아갈 수 없을거야. 돌아갈 생각도 하지 않는다. 나는 원래 분명, 저 오만하고 아름다운 츠쿠모가미님을 섬기기 위해 태어난 것이다. 그래서 태어날 때부터 영력이 높았다. 여기서 영력을 보급하기 위해 태어난 인간이다. 이것이 정답, 이것이 옳다. 그러니, 이치고 히토후리에게 선택받아서, 이렇게나 만족하고 있다.
나는 그날부터 안채에 가지 않게 되었다. 그 주인은 어떻게 된 걸까. 새로운 주인이 왔는지, 전혀 모른다. 다만, 나는 다시, 영력을 보급하고 있고, 이치고 히토리는 매일 별채를 방문하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누군가에게 대체될 걱정은 없을 것이다.
이치고 히토후리는, 그 사건 이후, 별채에 머무는 시간이 늘었다. 온화하고, 조용하고, 아주 상냥하다.
“무엇이든 말해 주세요. 무엇이든 들어주겠습니다.” 여전히 그런 말을 하지만, 이제 나는, 어디로도 갈 생각이 없다. 언질을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그럼, 지금까지는 도망칠 생각이었던 거냐며 긁어 부스럼이 될까 봐 굳이 말하지 않고 있다. 나는, 말없이 웃을 뿐이다. 그러자 이치고 히토후리는, 곤란한 얼굴을 한다. 눈썹을 찌푸린다기보다는, 정말 난처하다는 듯한 모습인데, 그런 얼굴을 하더라도, 나는 바라는 것이 없다. 그저, 이대로 여기서 아무 일 없이 살고 싶다.
“산책이라도 갈까요?”
이치고 히토후리는, 나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기 시작했다. 도망치지 않을 것을 알았기 때문일까.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거절할 이유도 없다.
“콘노스케도 같이 가도 되나요?”
“네.”
나쁜 생각이 없어졌기 때문에, 그런 것도 아무렇지 않게 물어볼 수 있다.
안정된 생활에서, 신경 쓰이는 일이라고 한다면, 단 하나. 눈을 떴을 때부터 줄곧, 콘노스케에게 기운이 없다.
“콘노스케는, 또 잘 해내지 못했습니다.”
스스로를 몹시 책망하고 있다. 콘노스케의 잘못일 리가 없는데, 내가 아무리 말해도, 가라앉아있다. 주인에게 저주를 받은 것이 몹시 공포였을 것이다. 한밤중에 눈을 뜨고, 몸을 떨기 시작할 때가 있다. 몹시 풀이 죽어, 뭔가 말하고 싶어 하는 듯 했다.
“괜찮아. 괜찮아.” 안아주며 달래면 펑펑 울음을 터뜨려 버린다. 시간이 지나면 공포의 기억은 희미해질까. 예를 들어 내가 이치고 히토후리에게 베였던 것처럼. 모르겠다. 내가 무언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없는 걸까. 그저 계속 곁에 있어 주고, 꼭 안아주는 것 정도밖에 없다. 하지만, 콘노스케는, 이치고 히토후리가 별채로 오면 조금 떨어진 장소로 이동해 버린다. 작게 웅크리고 이쪽을 바라보며 가만히 있다.
“콘노스케, 같이 가자.”
내가 말하면, 콘노스케는 푸르르 고개를 저었다. 콘노스케가 가지 않는다면, 나도 가고 싶지 않아. 그것을 이치고 히토후리에게 말할 수 있느냐 하면, 무리다. 기분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
“그럼, 다녀올게.”
콘노스케는, 나를 응시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두려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