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내용은 2019년 8월, 네이버 카페 '자취생 이야기'에 올라왔다가 당일 삭제된 글을 캡처한 것을 텍스트로 옮긴 것입니다. 작성자의 마지막 접속일은 2019년 8월 14일입니다.

이사 온 지 3주째인데 이상한 일이 있어서 씁니다.

화장실 거울이 좀 큽니다. 세면대 위에 타원형으로 붙어있는 건데, 원래 있던 겁니다. 집주인한테 물어보니까 전 세입자가 달아놓은 거라고 하더라고요. 떼기 귀찮아서 그냥 뒀다고.

처음엔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근데 2주차쯤부터 거울을 볼 때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뭐가 이상한지 처음엔 몰랐습니다. 그냥 기분이 나쁜 거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3주차에 알았습니다. 거울 속의 제가 미세하게 느립니다.

고개를 돌리면 거울 속의 저도 고개를 돌립니다. 근데 찰나의 차이로 느립니다. 0.5초? 아니, 그것보다 짧습니다. 근데 분명히 느립니다. 처음엔 제가 예민한 건가 싶었습니다.

어제 확인하려고 일부러 거울 앞에서 갑자기 오른손을 올렸습니다.

거울 속의 저는 가만히 있었습니다. 1초 정도. 그리고 천천히 손을 올렸습니다.

거울을 치웠습니다. 떼고 나니까 벽에 타원형으로 벽지 색이 다른 자국만 남았습니다. 그날 밤은 잘 잤습니다.

문제는 오늘 새벽입니다.

소변 보려고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거울이 다시 붙어 있었습니다. 분명히 어제 떼서 현관 밖에 내놨습니다. 확인하러 현관에 가봤는데 없었습니다.

화장실로 다시 돌아가서 거울을 봤습니다. 제가 비쳤습니다. 근데 거울 속의 제 뒤에 뭔가가 있었습니다. 어두워서 잘 안 보였는데, 화장실 문 쪽에 뭔가 서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혼자 사는데.

뒤를 돌아봤습니다.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다시 거울을 봤습니다. 그것도 없었습니다.

대신 거울 속의 제가 웃고 있었습니다. 저는 웃고 있지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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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거실에 나와서 이거 쓰고 있습니다. 화장실 문은 닫아놨습니다.

근데 방금 화장실 안에서 소리가 났습니다. 뭔가 바닥에 떨어진 소리. 칫솔꽂이 넘어진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지금 화장실 문 아래 불빛 틈으로 그림자가 보입니다. 문 바로 뒤에 뭔가 서 있습니다.

안 꺼놓은 화장실 불빛이 방금 꺼졌습니다.

문 아래 틈이 까맣습니다.

근데 틈 사이로 뭔가 보입니다.

지금 이거 올리고 나갑니다. 신발도 안 신고 나갈 겁니다. 현관이 화장실 바로 옆인데 모르겠습니다 그냥 뛰겠습니다.

혹시 이 글 보시는 분 중에 인천 남동구 간석동 쪽에 원룸 구하시는 분. 화장실에 타원형 거울 붙어있는 집이면 계약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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