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대 6X기. 60대기수 항해계열 졸업했고, 졸업후에 육상에서 일한적은 없고 계속 승선만 했다. 지금은 벌써 1항사 5년차다.  (육상제안이 오긴 했는데 부산 중앙동 바닥에서 비전도 없어보이고 급여도 3항사 월급보다 적어서 거절했다)
지금은 잠깐 휴가쉬는 중이다. 설명만 봐도 알겠지만 나이는 30중반 되어간다.
집은 흙수저까진 아니고, 풍족하진 않은 수준이다(어릴때 용돈 달라 하기 눈치보이고 아껴쓰고 이정도). 그래서 해대를 갔다.

배 타면서 온갖 개또라이 정신병자도 만나보고, 3항사 시절엔 혼자 방에서 울던 날들도 있었는데 이젠 기억도 잘 안난다.
2항사 때는 좋아죽던 여자친구랑도 헤어져보고 이후로 연애는 하지도 않(못)않다. 외로움이란 감정도 무뎌져 간다.
주니어 사관들이랑은 그냥저냥 평범하게 지내고 심각한거 아니면 터치는 잘 안하는 스타일이다. 그렇다고 딱히 막 엄청 친하게 지내지도 않고.

근데 요즘 뭔가 이상하다. 그냥 진짜 공허하다. 돈, 승선 시 업무만족도, 내 생활은 전혀 부족함이 없다.
동네친구들은 대부분 직장에서 자리를 잡아서, 휴가때 일단 평일에는 딱히 만날 사람이 없다. 그래서 주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다. 주말에도 매주 약속이 있는건 아니다.
어제 가만히 집에서 넷플릭스를 보다가 재미도 없고, 이게 뭐하는건가 싶어서 기분전환겸 차를 끌고 혼자 한강에 드라이브를 나갔다.
그래도 공허하다.
좋아하는 노래를 크게 틀고 한참 드라이브를 하다 돌아와 집 아파트단지 주차장에 차를대고, 가만히 생각없이 의자를 제낀 채 누워 있었다.
잠시 있다가 이유모를 눈물이 쏟아졌다. 30살 넘게 쳐먹고.
진짜 존나 이유를 모르겠다. 외로움 이런건 아니다.
그냥 내가 바랬던 삶이 뭔지를 모르겠다. 그냥 배타고 돈 많이벌고 걱정없이 부모님 호강시켜드리고, 내 앞가림 잘하고 싶었다.
그건 진작 이루고도 남았는데, 앞으로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내가 뭘 더 원하는지도 모르겠다. 20대때 뭔가 대단한걸 해보고 싶었던건 아닌데, 20대는 이미 한참전에 배 위에서 다 지나갔다.
통장에 몇억 있는 돈도 누가 얼핏 들으면 부러워 할지도 모르지만 지금 나한텐 크게 의미도 없는 돈이다. 딱히 사고 싶은 것도 없다.

지금 심정으로는 그냥 어느날 자다가 죽어버려도 크게 한은 안 남을 것 같다. 일단 부모님은 적어도 남은 삶 돈걱정은 크게 안하고 사셔도 될테니까.
우울증인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대체 뭐가 더 있어야 채워질지도 모르겠다. 현직 선후배님들 조언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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