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좀 난잡할 수 있습니다.


초등6년, 중등 3년 전부 친구가 없었습니다.

몇몇 일진 애들이 오고가며 쪽을 주기는 했습니다만 따돌림을 당했다는건 아닙니다. 아마 그럴겁니다.

착한 아이들이 많아 오고가며 말 걸어주는 애들은 꽤나 많았습니다. 그게 선의인지 선의가 아니었는지는 그당시에 봐도 알겠더군요.


중3때부터 이렇게 살면 안된다고 자각했습니다.

고등학교가서도 이런 호의가 지속될까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다 뜯어고치려 했습니다. 다이어트도 했고, 걸음걸이도 고쳤고, 말투도 고쳐보려했고 실제로 효과 역시 들어났습니다.

그나이먹고 처음으로 친구들과 놀러도 가봤습니다. 재미있었습니다. 근데 아무리 노력해도 이 생각이란 것을 못 고치겠더라고요.

결국 미완인 상태로 고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을 마친 지금.

결과적으로 보면 꽤나 만족스럽기는 합니다.

중학교때 저만보면 놀려대던 그 치들 일부 역시 같이 올라와, 급식실이나 그런 곳에서 저를 만나면 인사를 하는 등 합니다.

그럼 또 저는 위촉되어 병신같이 머뭇거립니다.

다만 지금은 혼자서 급식을 먹지 않습니다.

그들이 그걸 신경쓰지는 않겠지만 쪽팔릴지언정 슬프지는 않습니다.


한가지 문제점은 최근 친구 하나와 절교했습니다.

저는 친구를 그 무엇보다 상호호혜적인 관계라 생각합니다.

서로 말 못할 비밀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락하는데 거리낌이 없고, 제가 연락하는만큼 그 애가 저에게 연락하는 그런게 친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관점에서 볼때, 그 애는 제 유일한 친구였습니다.


저에게는 사람에게 가치를 매길려는 나쁜 습관이 하나 존재하는데, 제 인스타 수, 120명의 3배나 되는 그 애가 저와 매일 웃고 즐기고, 같이 놀라가는게 마냥 고맙기만 했습니다.

문제는 그 애가 보는 곳과 제가 보는 곳은 너무나 차이가 났습니다.

제가 무언가 하면, 그 애가 실망하는 관계가 1년 내내 이어졌습니다. 

항상 제가 먼저 사과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과했을때 그 애가 제안했습니다.

또 싸우면 남남으로 지내자고요.

그 자조섞인 농담은 그날 바로 현실이 됐습니다.


같이 놀던 무리들은 그날 그 애가 정색한 것을 봤습니다.

저에게 그 애가 괜히 오바떠는 거라고 말하더군요.

저는 애써 대화를 뭉개고, 더 이어가지는 않았습니다.

말그대로 남남으로 지내자.

이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 생각했습니다.


근데 무리는 갈수록 그 애와 많이 대화하더군요.

당치도 않습니다.

그 애는 분명 그 무리와 거리를 두고싶다고 저에게 말했습니다.

그래놓고는 싸우니까, 말 할 상대가 없어 걔네들한테 붙는겁니까? 

이때도 그냥 무시했습니다. 오히려 양보해줬습니다. 저는 그 무리를 제외하고도 같은 밥 먹을 상대가 있었습니다. 근데 그 애는 걔네가 없으면 밥 먹을 상대가 없었거든요.


시간이 한참 지난 후 무리 애들이 서로 속닥거렸습니다. 주기적으로 놀러갔기에, 이번에도 그러려니 했습니다. 근데 그 애한테는 계속 시간이 언제남냐 물어보면서 저에게는 물어보지 않더군요. 저는 답답해서 걔한테 물어봤습니다. 그러니까 하는 말이 그 애가 많이 양보해줬으니, 이번에는 걔랑 같이 가려고 한다는 거였습니다. 점심 양보한 것도 나였고, 그 애가 숱하게 대화할때 끼지않은 것도 나였습니다. 대체 뭘 양보해줬다는 겁니까. 현장체험학습으로 이월드갔을때 걔가 지 친한 친구들이랑 논거가지고 그런답니까? 그거 하나로 어떻게 "많이"라는 수식어를 쓸 수 있을까요.

전 또 병신같이 고개나 끄덕였습니다.


그 애와 아직 친할때 진지하게 몇 번이나 상의한게 있습니다. 부산에 가고 싶다는 거였습니다. 대구에서 부산까지의 푯값은 평균 2만원입니다. 물론 저는 한번도 가본 적이 없었고, 그렇기에 요번 학년에서라도 처음으로 가보고 싶었습니다. 그 애는 제가 상의할때마다 거절했습니다. 


근데 그 무리애들이 놀러 어디를 간건지 아십니까.

부산을 쳐 갔습니다.

물론 저는 제 소망을 그 애한테만 말했습니다.

싸우기 전부터 무리 애들이 계속 말하던게 대구에서 더 이상 할께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째서 이렇게 억울할까요.


이제 뭘 더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에 혼자 남겨졌다고 느낍니다.

외롭고, 쓸쓸합니다.

망상증이 도졌는지 자꾸만 근거없는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