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바둑 갤러리]
제목: 념글 간 '구름처럼' 팩트 체크 들어간다 (스압주의)
내용: 어제 블고(이태성 9단) 따버린 7단 계정 로그 분석해봤는데...
제4화: 신공지능, 재부팅(Reboot)

[디시인사이드 바둑 갤러리]

제목: 념글 간 '구름처럼' 팩트 체크 들어간다 (스압주의) 내용: 어제 블고(이태성 9단) 따버린 7단 계정 로그 분석해봤는데... 10급에서 7단까지 승률 100%. 평균 착수 시간 3.2초. 이거 사람이 아님. 근데 블고가 채팅으로 '진서냐'고 물어본 게 결정적임. 진짜 신진서가 기억상실증 걸린 척 부계 파서 노는 거냐, 아니면 진짜 기억상실인데 몸이 기억하는 거냐? ㄷㄷㄷ

ㅇㅇ: 야, 방금 기사 떴다. 한국기원 관계자들 신진서 오피스텔로 집합했대. ㄴ 바둑은스포츠: ㄷㄷㄷ 실화냐? 기억상실이라며? 바둑 두면 기억 돌아오는 설정임? ㄴ 돌부처: 이게 바로 '바둑 터미네이터'지 ㅋㅋㅋ

오피스텔 거실은 순식간에 한국기원 간부들과 기자들로 북새통이 됐다. 그 중심에서 진서는 멍하니 바둑판을 응시하고 있었다.

"진서야, 정말 이태성 9단을 이긴 게 기억이 안 나니?"

한국기원 본부장의 절박한 물음에 진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긴 건... 압니다. 하지만 '왜' 그 자리에 두었는지는 설명할 수 없어요. 그냥, 그 자리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주치의는 차트를 넘기며 경탄했다. "의학적으로는 설명이 안 됩니다. 바둑에 대한 논리적 기억은 날아갔는데, 수순을 찾아가는 '신경망' 자체가 본능의 영역으로 전이된 것 같아요. 말 그대로 '바둑 기계'가 된 겁니다."

그때, 거실 대형 TV에서 속보가 흘러나왔다.

[속보: 일본 바둑의 신성 '이치로', 한국 기원에 도전장... "기억 잃은 신진서와 붙고 싶다"]

화면 속에는 안경을 쓴 날카로운 인상의 청년이 오만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일본 랭킹 1위, 이치로 8단. 그는 신진서가 사고를 당하기 전, 유일하게 신진서에게 상대 전적에서 밀리던 '만년 2인자'였다.

"신진서가 바둑을 잊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어제 온라인 대국을 보니 여전하더군요. '기억을 잃은 천재'와 '최고의 컨디션인 나', 누가 더 강한지 공적인 자리에서 증명하고 싶습니다."

명백한 도발이었다. 한국 바둑의 자존심을 짓밟는 발언에 기원 관계자들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변했다.

"저 이치로 저놈이... 진서가 정상이 아닌 걸 알고 일부러 저러는군!"

하지만 진서의 반응은 담담했다. 아니, 오히려 그의 눈동자 속에 처음으로 생기(生氣)가 돌았다.

"하겠습니다. 그 대국."

"진서야! 아직 넌 정석도 다 기억 못 하잖아!"

본부장이 만류했지만, 진서는 이미 바둑판 위의 돌 하나를 집어 들고 있었다. 손끝의 감각이 외치고 있었다. 저 이치로라는 사내의 오만함을 꺾어놓으라고.

"이론은 잊었어도, 이기는 법은 잊지 않았습니다."

[대국 당일: 한일 특별 초청전]

장소는 한국기원 특별대국실. 수백 대의 카메라가 진서를 향했다. 기억 상실 이후 첫 공식 복귀전. 이치로는 비웃듯 선공을 날렸다. 초반부터 인공지능도 예측하기 힘든 변칙적인 수들로 진서의 '기억'을 시험했다.

'기억이 없다면 이런 변칙에는 대응할 수 없겠지!'

이치로의 입가에 승리의 미소가 번지는 찰나. 진서의 손이 번개처럼 움직였다.

탁!

바둑판이 울릴 정도로 강렬한 한 수. 이치로의 변칙을 정면으로 받아치는 것이 아니라, 아예 판 자체를 엎어버리는 **'초월적인 응수'**였다.

이치로의 미소가 굳었다. 진서의 눈은 여전히 초점이 없었지만, 그가 두는 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명징하게 빛나고 있었다.

"당신은... 기억을 잃은 게 아니야."

이치로가 식은땀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바둑 그 자체가 된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