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씻고 저녁먹고 보니 좀 애태우는 동생들이 몇명 있는 거 같아서 써볼게.

난 그렇게 잘난놈은 아니야. 지잡대 나왔고, 중어중문과 전공이야. 이것저것 한 일은 많은데, 뭐 꼬이고 하다보니 다시 또 서른
이란 나이에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놈이니 말 다했지.

내 스펙부터 까볼게. 난 토익은 문과대였으니 필수였고, 그래서 800점 후반대야. 지금 기준으론 한참 모자라지? ㅎㅎ
그리고 전공인 중국어. 이건 중국서 몇년 지냈으니 패스.
일본어도 어찌어찌 일본인 여자친구 사귀면서 공부한 김에 JPT 1급도 땄었어.
학점은 4.1이었어. 지잡대다보니 저정도 해도 장학금 몇번은 타먹게 되더라구.

거쳐온 회사는 NCSOFT -> Nexon(요긴 몇개월 정도) -> CCR -> 중소기업 순이야. 엔씨는 다들 알테고, 씨씨알도 대충은 알테지.

엔씨는 대기업이니까 패스하고, 씨씨알에 대해서 말해볼게. 내가 저길 들어갔을 때가 27살인가? 그랬어. 근무 1년정도 하다가 중
국에 PM으로 갔었지. 중국 PM은 관심없을테니 패스하고, 내가 갈 때 데려갈 직원들 (내 직급이 과장이었어. 아, 게임회사는 과장
이 발에 채이게 많다) 뽑느라 직접 이력서 받고 면접보고 했던 적이 있어. 그때 기억으로 얘기해볼게.

자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일단 중견기업의 복지는 대기업보단 못하지만 괜찮은 수준이야. 학자금 지원같은 것도, 고등학교정도는 해주지. 그 외 기타등등,
필요하다 싶은 복지는 어지간하게는 다 있어. 수준이 대기업보다 못미쳐서 그렇지...

업무강도는 높다. 한명이 서너명의 역할을 해야할 때도 있어. 중소기업도 마찬가지지. 근데, 중소기업은 여러가지 \'잡일\' 을 한사람
이 하는 경우가 많지? 중견기업은 여러가지 \'제법 비중있는 일\' 을 한사람이 할 때가 많아. 내가 그랬거든. -_- 뭐 나 뿐만은 아니고
대부분 그랬지.

그러다보니 업무강도는 높은 편이야. 그리고 대기업만큼은 아니지만 파벌싸움도 있긴 있어. 하지만 내 파벌의 보스가 낙마해도 나
한테 치명타가 오는 경우는 별로 없지. 대기업은 안그렇더라구. ㅎㅎ

입사하기 위한 스펙이라...

내 스펙을 보면 알겠지만 별 거 없다. 자격증도 변변한 거 없어. 그저 언어에 약간, 아주약간 강점이 있었다는건데...

누가 물어보던데... 토익이니 자격증이니 필요없는거냐고.

전혀 안그래. 절대 안그렇다.

이력서에 들어가는 사항 중에 필요없는 건 없어. 아 물론 삐리한 핫바리 자격증은 안넣느니만 못하다. 잡다한 거 여러개 갖고있
어봐야, \"이사람 이거, 정작 해야할 일을 못찾고 이거저거 찔러보는 거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게 되더라구.

토익이라던가 오픽이라던가... 다 필요하지. 이력서는 정말 충실하게. 그리고 아르바이트 경력이라도, 조금이라도 업무와 유관
한 거라면 다 써넣자. 그러면 일단 보기는 본다.

이력서 쓰는 요령은 다들 잘 알테구.

내가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자소서는 딱 하나야.

자소서가 딱 한줄이었어.

\"저 안뽑아주시면 정말 후회하실 겁니다!!!!\"

...내가 게임회사였다는 걸 잊지마. 온갖 (여러가지 의미로) 또라이들이 다 모여있는 곳이 게임업계야. 그러다보니, \"이건 또 뭐
하는 미친놈이지?\" 하면서 일단 면접은 보고싶어지더라. 물론 보수적인 업체라면 얄짤없이 서류탈락이겠지?

하지만 저정도는 아니라도, 도입부는 다 읽어봐. 하루에 수십 수백 수천장의 이력서가 오는 게 아니라면 - 하지만 이정도 온다
면, 필터링하는 직원도 한둘이 아니겠지?- 도입부는 읽어보게 돼.

그 때, 얼마만큼의 임팩트를 보여주느냐가 중요한거야. 강렬하게, 그러나 거짓은 없게. 거짓말 해도 모를 거 같지? 다 안다 ㅋㅋ


요점은 이거야.

1. 아무나 다 딸 수 있는 자격증이 아니라면, 일단 이력서에 써넣자.
2. 내용은 충실하게 쓰자.
3. 자소서는 간결하면서도 충실하게. 그리고 강렬한 인상의 도입부.

이정도야. 기본적인 스펙만 갖추고 있고, 택도 없는 회사에 이력서를 넣는 게 아니라면 이정도만 지켜줘도 서류통과 확율은
높아진다.


정말이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