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옛날 이야기      저는 할머니 무릎에 앉아 옛날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습니다. "옛날 옛적에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시절에..."로 시작하는 그 얘기를 듣기 위해 매일 밤 할머니를 쫄라댔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아직도 생생 합니다.   그럴 때마다 할머니는 그러셨죠. "얘야, 사랑하는 손자야, 옛날 얘기를 너무 좋아하면 가난하단다. 그만 자거라. 내일 또 해줄께." 그날 밤 나는 꿈속에서도 할머니 옛날 얘기를 들으며 편안하게 잠들곤 했습니다.   96세 어머니가 어느 날 여섯 살 먹은 증손자 원국이에게 동화책을 읽어 주는 걸 발견하고 울컥했습니다.   문화는 이렇게 이어져 가나 봅니다. 어머니, 고맙습니다. 원국아, 잘 자라거라. 조선일보 2005년 1월 5일자 A29면 게재. 디시인사이드 COOL 갤러리에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