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성민: 마교소주


## 제1권 - 서자의 피 (庶子之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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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버림받은 이름


십만대산(十萬大山)의 밤은 살기로 가득했다.


마교 금호법(金護法)의 별당(別堂). 그곳에서 한 소년이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형... 형님..."


열다섯 살 금성민(金成民)의 입에서 핏방울이 떨어졌다. 그의 앞에는 이복형 금성준(金成俊)이 서 있었다. 손에서 아직 마기(魔氣)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입 조심해라, 서자(庶子)."


금성준의 목소리는 얼음보다 차가웠다.


"네가 감히 아버지의 가전무공(家傳武功)을 탐하다니. 측실 소생 주제에."


"저는... 그저 수련을..."


"닥쳐."


퍽.


금성준의 발이 금성민의 옆구리를 찼다. 갈비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다음에 또 무공서에 손을 대면, 네 목을 비틀어 버리겠다."


발소리가 멀어졌다. 금성민은 차가운 바닥에 엎드린 채 이를 악물었다.


피가 입 밖으로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보다 더 뜨거운 것이 가슴속에서 타오르고 있었다.


*언젠가. 언젠가 반드시.*


그날 밤, 금성민은 깨달았다.


이 지옥에서 살아남으려면, 누구보다 강해져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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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장: 금호법의 서자


## 1.


삼 년이 흘렀다.


금성민은 열여덟이 되었다. 하지만 그의 처지는 변한 것이 없었다.


아니, 더 나빠졌다.


"성민. 오늘도 장작 패기다."


하인 두 사람이 도끼를 던졌다. 금성민은 묵묵히 받아들었다.


금호법 별당의 서자. 그것이 그의 신분이었다. 호법의 피를 이어받았지만, 측실 소생이라는 이유로 노비와 다름없는 대우를 받았다.


탁. 탁. 탁.


도끼가 장작을 쪼갰다. 금성민의 동작은 정확하고 빨랐다.


아무도 모르는 사실이 있었다. 그는 장작을 팰 때마다 내공을 운용하고 있었다. 아버지의 가전무공 '금강마신공(金剛魔身功)'의 기초를 몰래 익히면서.


*삼 년 전, 형에게 들켜서 반죽음이 된 후.*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무공서를 훔칠 수는 없었다. 하지만 형이 수련하는 것을 멀리서 지켜볼 수는 있었다. 기억력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다.


"어이, 서자! 뭘 멍하니 서 있어!"


하인의 고함에 금성민은 다시 도끼를 들었다.


탁.


이번에는 장작이 세 조각으로 갈라졌다. 평소보다 한 조각 더.


*조금씩. 조금씩 강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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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날 밤.


금성민은 별당 뒤편의 폐가에 숨어 수련을 했다. 달빛만이 유일한 조명이었다.


"호흡... 흡(吸)... 토(吐)..."


금강마신공의 운기법. 단전에서 시작하여 전신의 기맥을 타고 내공이 순환했다. 정파의 정공(正功)과 달리, 마교의 마공(魔功)은 역혈기공(逆血氣功)을 사용했다. 위험했다. 잘못하면 주화입마(走火入魔)에 빠질 수 있었다.


하지만 금성민에게 선택권은 없었다.


*정파의 무공을 배울 기회 따위 없다.*


*내게 허락된 것은 마교의 무공뿐.*


우우우웅-


단전에서 마기가 피어올랐다. 검은 안개처럼 몸을 감싸는 기운. 금성민은 이를 악물고 참았다.


마기는 탁했다. 정파의 청정한 기운과 달리, 인간의 욕망과 증오가 뒤섞인 기운이었다. 처음 익힐 때는 구역질이 났다. 하지만 지금은 익숙해졌다.


아니, 어쩌면 이 탁한 기운이 자신과 더 잘 맞는지도 모른다.


*나는 서자다.*


*태어날 때부터 더러운 피를 가졌다고 손가락질받았다.*


*그렇다면 이 탁한 마기야말로 나와 어울리는 것 아닌가.*


쿵.


금성민의 주먹이 허공을 쳤다. 희미하지만, 주먹 끝에서 마기가 피어올랐다.


"됐다..."


삼 년간의 독학. 드디어 마기를 외부로 방출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형 금성준에 비하면 아직 멀었다. 금성준은 이미 일류 초입에 들어선 고수였다. 금성민은 겨우 삼류 하급.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그때였다.


"흥미롭군."


금성민의 몸이 얼어붙었다.


목소리가 들렸다. 분명히 혼자였는데. 언제부터 누가 있었던 것인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폐가 지붕 위. 달빛을 등진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검은 도포. 금사(金絲)로 수놓은 용문양. 그리고 눈에서 피어오르는 핏빛 마기.


금성민의 숨이 멎었다.


마교주(魔敎主).


염황(炎皇).


강호에서 가장 두려운 이름. 마교의 절대 권력자. 그가 왜 이런 외진 곳에.


"서... 서자 금성민, 교주님을 뵙습니다..."


금성민은 황급히 바닥에 엎드렸다.


"일어나라."


명령이었다. 금성민은 떨리는 다리로 일어섰다.


염황이 지붕에서 내려왔다. 그의 움직임에는 소리가 없었다. 마치 유령처럼. 아니, 유령보다 더 무서웠다.


"금호법의 서자가 맞느냐."


"예... 예, 교주님."


"삼 년 전, 무공서를 훔치려다 들켜서 반죽음이 된."


금성민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교주가 그런 사소한 일까지 알고 있다니.


"그 후로 삼 년간 혼자 수련해서 여기까지 왔다?"


"..."


부정할 수 없었다. 방금 마기를 방출하는 것을 교주가 똑똑히 보았을 테니.


"재미있군."


염황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스승도 없이, 제대로 된 무공서도 없이, 오직 눈으로 훔쳐보고 기억한 것만으로 삼류 경지에 올랐다?"


"교주님, 저는..."


"변명하지 마라."


염황이 손을 들었다. 금성민은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다.


하지만 타격은 오지 않았다.


대신, 따뜻한 손길이 머리 위에 닿았다.


"마음에 든다."


금성민이 눈을 떴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염황은 여전히 미소 짓고 있었다. 하지만 그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금성민의 영혼까지 꿰뚫어 보는 듯한 눈.


"나를 따라오겠느냐, 금성민."


"..."


"내 양자(養子)가 되어라. 그러면 네게 진정한 힘을 주겠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교주의 양자. 그것은 마교의 소주(少主)가 된다는 의미였다. 서자에서 일약 교주의 후계자로.


하지만.


"왜... 왜 저를..."


"질문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차가운 목소리. 금성민은 입을 다물었다.


"좋다. 한 가지만 말해주마."


염황이 손을 내렸다.


"나는 네 눈이 마음에 들었다. 삼 년 전 반죽음이 되고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그 눈. 복수심도, 원한도 아닌. 오직 '살아남겠다'는 의지."


염황이 돌아섰다.


"마교에는 그런 눈을 가진 자가 필요하다. 약자를 짓밟으면서도 죄책감 따위 느끼지 않는 자들뿐인 이곳에. 진정한 강자가 필요하다."


"교주님..."


"내일 아침, 본전(本殿)으로 와라. 의식을 치를 것이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염황의 모습이 사라졌다.


금성민은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달빛이 그의 얼굴을 비추었다.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기쁨이 아니었다. 두려움도 아니었다.


*이것이 운명인가.*


*아니면 또 다른 지옥의 시작인가.*


대답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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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장: 양자입적(養子入籍)


## 1.


다음 날 아침.


금성민이 마교 본전으로 향할 때, 소문은 이미 퍼져 있었다.


"서자가 교주님의 양자가 된다고?"


"말도 안 돼. 그 쓰레기가?"


"금호법 나으리가 얼마나 화나셨을지..."


수군거리는 소리들. 금성민은 묵묵히 걸었다.


본전의 계단 아래.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금호법.


그의 아버지였다.


"아버지."


금성민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금호법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감히."


낮은 목소리. 분노로 떨리고 있었다.


"감히 내 아들을 뛰어넘으려 하다니."


"아버지, 저는 그런 의도로..."


"닥쳐."


금호법의 눈에서 살기가 피어올랐다. 사대호법 중 하나. 그의 살기는 일반인이라면 그 자리에서 실신할 정도였다.


하지만 금성민은 버텼다. 삼 년간의 학대가 그를 단련시켰다.


"너는 내 아들이 아니다."


금호법이 말했다.


"오늘부터 너와 나는 아무 관계도 없다. 알겠느냐."


"..."


"대답해."


"...알겠습니다."


금호법이 돌아섰다. 그의 등 뒤로, 금성민은 작게 중얼거렸다.


"처음부터 그랬잖아요."


금호법의 발걸음이 멈췄다.


하지만 그는 돌아보지 않았다. 그냥 걸어갔다.


금성민은 그 등을 지켜보았다.


*이제 진짜 혼자다.*


*하지만 상관없다.*


*처음부터 가족 따위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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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본전 내부.


의식이 시작되었다.


"오늘, 금성민을 본교의 소주(少主)로 선포한다."


염황의 목소리가 전각에 울렸다. 수백 명의 마교도들이 무릎을 꿇었다.


광명좌사(光明左使)와 광명우사(光明右使)가 양옆에 서 있었다. 사대호법(四大護法)이 그 아래에 있었다. 금호법도 그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는 금성민을 보지 않았다.


"소주께 충성을!"


일제히 외치는 소리. 금성민은 그 중심에 서 있었다.


흑의(黑衣)에 금사(金絲) 문양. 교주에게 하사받은 의복이었다. 어제까지 남루한 옷을 입던 서자가 하루아침에 마교의 후계자가 되었다.


하지만 금성민은 알고 있었다.


*이 시선들.*


광명좌사의 차가운 눈. 광명우사의 계산하는 듯한 미소. 사대호법들의 경계와 질투.


*나를 환영하는 자는 아무도 없다.*


*이들은 모두 적이다.*


의식이 끝났다. 금성민이 물러나려 할 때, 염황이 그를 불렀다.


"성민. 잠시 따라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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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교주의 서재.


염황이 책상에 앉았다. 금성민은 그 앞에 섰다.


"불안하겠지."


염황이 말했다.


"..."


"숨기지 않아도 된다. 네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다."


"교주님..."


"이 자리에 앉고 싶어하는 자가 한둘이 아니다. 광명좌사도, 광명우사도. 사대호법들도 자기 자식을 앉히고 싶어했을 테지."


염황이 일어섰다.


"네가 소주가 된 것은 은혜가 아니다, 성민. 시험이다."


"시험... 이라 하셨습니까."


"그렇다. 이 자리를 지킬 수 있으면 네 것이고, 지키지 못하면 죽는다. 단순하지 않느냐."


차가운 말이었다. 하지만 금성민은 오히려 안심이 되었다.


*적어도 거짓 친절보다는 낫다.*


"명심하겠습니다, 교주님."


"좋다."


염황이 서랍을 열었다. 그 안에서 검은 책 한 권을 꺼냈다.


"천마신공(天魔神功). 마교 최고의 심법이다."


금성민의 눈이 커졌다.


천마신공. 역대 교주만이 익힐 수 있다는 전설의 마공. 그것을 자신에게?


"너무 놀라지 마라. 아직 기초편만 전수하는 것이다. 나머지는 네가 자격을 증명할 때 주겠다."


염황이 책을 건넸다.


"삼 개월 후, 오행기(五行旗) 시험이 있다. 거기서 네 실력을 보여라."


"오행기 시험..."


"오행기 중 한 부대를 이끌 지휘관을 뽑는 시험이다. 합격하면 정식으로 마교의 일원으로 인정받는다. 불합격하면..."


염황이 미소 지었다.


"소주 자리를 빼앗길 것이다. 광명좌사와 광명우사가 얼마나 기다렸겠느냐."


"알겠습니다, 교주님."


"물러가라."


금성민이 고개를 숙이고 돌아섰다.


서재 문을 나서는 순간, 염황의 목소리가 들렸다.


"성민."


"예."


"금호법은 잊어라. 네 아버지는 이제 나다."


"..."


"갈 곳이 없는 자가 가장 강해진다. 기억해라."


금성민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냥 걸어갔다.


하지만 가슴 한구석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새로운 아버지.*


*새로운 이름.*


*새로운 삶.*


아직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삼 개월.*


*삼 개월 안에 강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죽는다.*


금성민의 눈에 불꽃이 일었다.


서자의 피는 아직 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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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장: 천마신공


## 1.


그날 밤부터 수련이 시작되었다.


천마신공 기초편. 금성민은 밤새도록 그 내용을 읽었다.


```

天魔神功 基礎篇


一. 逆天行功, 氣走周天

   하늘을 거스르는 공법으로, 기를 온몸에 순환시킨다.


二. 魔氣灌頂, 滌塵還元

   마기를 정수리에 관통시켜, 탁기를 씻어내고 근원으로 돌아간다.


三. 心魔外化, 以意御氣

   심마를 외부로 드러내어, 의지로 기를 다스린다.

```


일반적인 마공과 달랐다.


금강마신공이 육체를 강화하는 외가공(外家功) 위주였다면, 천마신공은 정신과 마기의 조화를 강조했다.


*심마외화(心魔外化).*


*내 안의 마음 속 악마를 꺼내어 힘으로 삼으라.*


금성민은 눈을 감았다.


마음속 악마. 그것이 무엇인지 그는 알고 있었다.


*증오.*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증오. 형에게 짓밟힌 증오. 세상 모든 것에 대한 증오.


그것을 꺼내야 했다.


"하아..."


숨을 내쉬었다. 단전에서 마기가 피어올랐다.


이번에는 달랐다. 금강마신공의 탁한 마기가 아니라, 더 순수하고 날카로운 기운.


*이것이 천마기(天魔氣)인가.*


마기가 경맥을 타고 흘렀다. 처음에는 천천히, 점점 빨라졌다.


우우우웅-


방 안의 공기가 진동했다. 금성민의 주변으로 검은 안개가 소용돌이쳤다.


"크윽..."


고통이 밀려왔다. 마기가 경맥을 찢는 듯한 느낌. 일반적인 무공 수련의 열 배는 되는 괴로움이었다.


*이것이 천마신공의 대가인가.*


*빠른 성장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이를 악물었다. 포기할 수 없었다.


삼 개월. 그 안에 강해지지 않으면 죽는다.


"하아아악!"


마기가 폭발했다. 금성민의 몸에서 검은 파동이 퍼져나갔다.


그리고.


콰직.


방 안의 가구들이 산산조각 났다.


"...됐다."


금성민이 눈을 떴다. 그의 눈동자가 잠시 핏빛으로 물들었다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천마신공 1성(成).


하룻밤 만에 첫 관문을 돌파했다.


*삼 개월 안에 3성까지 가야 한다.*


*그래야 오행기 시험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금성민은 다시 눈을 감았다.


밤은 아직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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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일주일이 지났다.


금성민은 폐인처럼 수련에만 매달렸다. 먹고 자는 것 외에는 오직 천마신공뿐.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기초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1성에서 2성으로 넘어가려면 새로운 운기법이 필요했다. 하지만 염황은 아직 다음 단계를 전수해주지 않았다.


"자격을 증명하라고 했지."


금성민은 중얼거렸다.


그때, 문이 열렸다.


"소주님."


한 여인이 들어왔다. 검은 도포에 은색 자수. 마교의 시녀 복장이었다.


"누구냐."


"교주님께서 보내셨습니다. 소주님의 시중을 들라 하셨습니다."


"이름이."


"소란(蕭蘭)이라 합니다."


금성민은 그녀를 살폈다. 스무 살 초반으로 보이는 여인. 하지만 눈빛이 범상치 않았다.


*무공을 익힌 자다.*


*그것도 상당한 수준의.*


"시녀가 아니군."


"..."


소란의 눈이 살짝 흔들렸다.


"숨기지 마라. 교주님이 감시하라고 보냈겠지."


"소주님..."


"괜찮다.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금성민이 일어섰다.


"대신 하나 부탁이 있다."


"무엇이든 말씀하십시오."


"나와 대련해라."


소란의 눈이 커졌다.


"소주님의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거짓말하지 마라. 네 무공은 일류 중반 이상이다. 나보다 훨씬 위지."


"..."


"걱정 마라. 죽을 생각은 없다. 그냥 내가 얼마나 약한지 확인하고 싶을 뿐이다."


금성민이 마당으로 나갔다. 소란이 잠시 망설이다가 따라나왔다.


"후회하지 마십시오."


"하지 않겠다."


두 사람이 마주 섰다.


금성민이 먼저 움직였다. 혈염장(血炎掌)의 첫 초식. 장심(掌心)에서 마기가 피어올랐다.


퍼엉!


소란이 한 손으로 막았다. 그녀의 손에서도 마기가 피어났다. 하지만 금성민의 것보다 훨씬 세련되고 강했다.


*역시.*


금성민의 몸이 뒤로 밀렸다. 팔이 저릿저릿했다.


"계속하시겠습니까, 소주님."


"당연하지."


금성민이 다시 달려들었다.


퍼엉! 퍼엉! 퍼엉!


연속으로 장법을 펼쳤다. 하지만 소란은 가볍게 막아냈다. 아니, 막는 것조차 아니었다. 그냥 받아주는 것에 가까웠다.


*이것이 일류와 삼류의 차이인가.*


*삼 개월 안에 이 차이를 메워야 한다고?*


금성민의 입에서 피가 터졌다. 무리하게 마기를 끌어올린 반동이었다.


"그만하십시오, 소주님!"


소란이 외쳤다. 하지만 금성민은 멈추지 않았다.


*아직이다.*


*아직 한 번 더.*


금성민의 눈이 핏빛으로 물들었다. 천마신공의 마기가 폭주하기 시작했다.


"천마..."


금성민의 입에서 말이 흘러나왔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강림(降臨)!"


쿠아아아앙!


폭발이 일어났다.


금성민의 몸에서 터져 나온 마기가 사방을 휩쓸었다. 소란이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이... 이것은...!"


금성민의 등 뒤로 거대한 환영이 피어올랐다. 검은 갑옷을 입은 마인(魔人)의 형상. 천마신공의 극의(極意)에서만 나타난다는 천마현신(天魔現身).


하지만.


"크윽!"


금성민이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아직 1성밖에 안 된 몸으로 극의를 사용한 반동이었다.


소란이 달려왔다.


"소주님! 정신 차리십시오!"


금성민의 의식이 흐려졌다.


마지막으로 본 것은 저 멀리 지붕 위에 서 있는 한 남자의 모습이었다.


염황.


그가 미소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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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금성민이 눈을 떴을 때, 이틀이 지나 있었다.


"깨어나셨습니까."


소란이 곁에 있었다.


"내가... 얼마나..."


"이틀입니다. 의원이 다녀갔습니다. 경맥에 큰 손상은 없다고..."


"교주님은?"


"..."


소란이 잠시 침묵했다.


"아무 말씀 없으셨습니다."


금성민은 천장을 바라보았다.


*천마현신.*


*내가 어떻게 그것을...*


기억이 희미했다. 분명히 천마신공 기초편에는 그런 내용이 없었다.


하지만 그 순간,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 마치 누군가가 이끄는 것처럼.


"소주님."


소란이 말했다.


"교주님께서 전할 말씀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말해라."


"'재미있다. 역시 내 눈은 틀리지 않았다.' 그리고..."


소란이 품에서 검은 책 한 권을 꺼냈다.


"천마신공 2편입니다."


금성민의 눈이 커졌다.


"아직 시험도 치르지 않았는데..."


"교주님께서는 '이미 자격을 증명했다'고 하셨습니다."


금성민은 책을 받아들었다. 손이 떨렸다.


*이것이 교주님의 방식인가.*


*시험하고, 관찰하고, 인정하는.*


"소주님."


소란이 다시 말했다.


"한 가지 더 전할 말씀이 있습니다."


"뭐냐."


"'광명좌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조심하라.'"


금성민의 눈이 가늘어졌다.


광명좌사. 마교의 제2인자. 교주 다음으로 강한 자.


*그가 나를 노리고 있다.*


*예상했던 일이다.*


금성민이 일어났다.


"소란."


"예, 소주님."


"오늘부터 대련 강도를 올린다."


"하지만 몸이..."


"상관없다."


금성민의 눈에서 결의가 빛났다.


"삼 개월이 아니라 한 달이다. 한 달 안에 일류에 올라야 한다."


"그건 무리입니다, 소주님!"


"무리해야 살아남는다."


금성민이 창밖을 바라보았다.


십만대산의 하늘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서자의 피.*


*그것이 나를 여기까지 이끌었다.*


*이제는 그 피로 마교의 역사를 바꾸겠다.*


금성민의 눈에 핏빛 마기가 어렸다.


1권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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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권 예고


## 제2권 - 오행기(五行旗)


광명좌사의 음모가 본격화된다.


오행기 시험을 앞두고, 금성민을 노리는 암살자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뜻밖의 조력자.


이복형 금성준이 찾아온다.


*"서자. 아니, 소주님. 우리 거래를 하지 않겠습니까?"*


적과 아군의 경계가 무너지는 마교의 권력 다툼.


금성민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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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