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그의 등뒤에서 누군가 덮쳐왔다. 현석은 화들짝 놀라 몸을 급히 돌렸고 그 바람에 책상 모서리에 등허리를 부딪히고 말았다.
눈 앞에 소녀가 서 있었다. 은색 장발에 온화하고 큼직한 눈망울을 가진 소녀였다. 피부는 하얳고 입술은 자그마했다. 여자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찾았다, 가요.\"
\"어, 어딜..!\"
여자는 현석의 손을 잡아끌었다. 현석은 엄청난 힘에 소처럼 끌려다녔다. 그녀는 계속 손을 잡은채로 현석을 도서관 2층까지 안내했다.
\"도대체..\"
\"호오, 네가 그 남자군. 비실비실하네. 여자 한 사람한테 끌려오고 헐떡대다니.\"
2층은 열람실이었는데 복도에 다른 여자가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머리는 남자처럼 짧았고 피부는 커피색이었다.
\"아니, 틀렸어. 저 여자 엄청 힘이 세다구.\"
현석은 항의했다. 커피색 피부 여자는 쿡, 하고 웃었다.
\"변명하는 꼬라지하고는. 얘는 우리 집안 최약자다!\"
그러더니 소녀의 손목을 잡더니 유도의 매치기 자세를 취했다.
\"히얏!\"
그러나 소녀는 바위처럼 꿈쩍도 안했고 발꿈치만 살짝 들렸을 뿐이었다. 소녀는 아담한 체구였는데 여자와 있으니 도리어 통통한게 제법 체구가 있어 보였다.
소녀는 눈치를 보더니,
\"으앗! 언니, 너무 강하다!\"
라는, 보고 있기에 민망한 연기를 하며 넘어갔다. 그마저도 완벽한 유도 동작과는 거리가 멀어 여자의 발에 걸려 옆구리 쪽으로 쓰러지는 것과 별 다를 바가 없었다.
\"큿, 봤는가?\"
여자가 말했고, 소녀는 천천히 먼지를 털며 일어났다. 현석은 꼬치꼬치 따지고 싶었지만 괜히 긁어 부스럼이라고 여겨 고개만 끄덕였다.
\"그래, 좋아. 운동 열심히 하라구. 그래서 내 동생을 즐겁게 해줘.\"
여자는 현석의 어깨를 두드리더니 악수를 건넸다.
\"내 이름은 안젤라다.\"
\"반갑..습니다.\"
현석이 그것을 받았고 곧바로 안젤라가 선언하듯 말했다.
\"그러면, 진짜 테스트의 시작이다. 언니의 등장!\"
옆에서 소녀가 뭐라 말을 하려 했지만 곧 이어진 오묘한 음악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묻혀버렸다.
열람실 문이 열리더니 오만한 표정의 여자가 나타났다. 금발 머리에 치켜선 눈이 인상적이었고 굽이 낮지만 윤택 도는 구두를 신었다.
\"네가 내 동생의 약혼녀냐!\"
여자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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