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뿌연 안개속(오오 그것은 사형선고 받은 시인의 뇌)엔 유령들이 부유하고 있어. 완전한 소멸을 바라지만 불멸을 선고받은 존재들. 존재의 부재를 원하지만 허상의 무게에 짓눌린 존재들. 검고 길다란 빌라드 망토를 두른 그들의 검은 그림자가 안개를 뚫고 강변으로 옮겨가는군. 하구에 모여들고 있는 또다른 회색 안개들. 내가 쏴버린 사랑의 환상들이 머리칼이 되어 하류로 흘러가고, 흘러가서 고여 있게된 그녀의 머리칼. 내가 소멸에 대한 생각의 모서리에 닿는 순간, 그녀가 눈을 떳어. 그 아름다운 까만 눈동자가 내게로 오는 순간; 나는 세계의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어. 그것은 모든 인류가 하나 되어 나의 육체를 짓밟는 소리. 내 흉곽과 척추의 뼈마디가 모조리 부서지는 소리. 모든 우주의 폭렬. 공간의 분열. 모든 석조들이 무너지는 소리. 오오. 생각에 잠긴 익사체여. 침묵에 잠긴 유령들이여. 내 전언을 전해다오. 불타 남은 해골의 잔해 더미를 뒤져서 흩뿌려다오. 공기중으로 퍼져가는 모든 입자들에 아직도 파괴되지 않은 내 사랑의 잔어들을 들려다오.
익사체 환상 pt.1
도쿄FM(supermiccc)
2024-03-31 19: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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