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발이 치고 어느 한 이름 모를 언덕 앞에서는

빗물에 씻겨 내려가는 어느 한 비석이 있다.

마치 몸을 씻듯 깨끗하게 내려갔지만,

그 기억은 다시 되돌아 오기 바랬다.


어느 한 하얀 유골 하나는 

이제 어느 한 갑갑한 곳에 갇혀서는 

몇 년 전 내가 이루지 못 한 일에 부단히도

그 허약한 육체 하나를 벗어나기만 했다.


그리고 그는 다시 말끔히 돌아오기만 바랬다. 

그리고 그 빗물은 다시 허우적 거리는 기억으로 되돌아오기만 바랬다.

햇살이 비추고 어느 한 날, 구름 한 점 없어도 

욕망 없이 어느 한 원룸 빌라에서 혼자 하늘 천장만 우두커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