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얼쩡거리지 좀 마
왜 재밌잖아
머리 치워 좀 보고 있잖아. 머리 오늘도 안 감았지
왜 괜찮잖아


드라마 보는 거 방해하는 거
우리 엄마가 해도 화냈던 건데
우리 아버지 닮아서
애비 새끼 집 나가기 전에
액션 영화 다 때려 쳐 부수는 거나 쳐다보다가
엄마가 과일 깎아서 나 갖다 주는데
티비 가렸다고 리모콘을 엄마 눈탱이에 던지더라


참네 그 놈의 재방송 영화가 뭐 그리 중요하다고
병신 같은 엄마는 화도 못내고
놀라서 떨어트린 접시가 깨졌다고 안절부절 못하고
나는 무서워서 누나 뒷 꽁무늬나 잡고 있고


누나는 병신 같은 집구석 못 있겠다고 폰만 들고 도망갔어
머리채나 잡히지 않았음 좋았을 텐데
대머리 되도록 쥐어 뜯겼지


병신 같은 누나.
나가려거든 조용히 나가지 왜 소리를 질러서.


걍 그 뒤로 애비 새끼는 나갔어
리모콘 던진 뒤로
사라졌어 엄마 인생에서


그 순간 내 엄마 인생도 사라졌고
나랑 누나만 남았어

엄마는 누나랑 내 인생을 살았어
그냥 내가 뒤졌어야 하는데

병신 같이 살고싶어서.
그게 죄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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