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랍게 피어난 어느 한 꽃망울 하나가

달보드레한 구름 사이로 가여운 바람에 반하여

아무 말도 못 했던 그 바람의 풍경 사이로

지나간 날에 울음을 터뜨려


그렇게 차가운 날에 희번득하게 비치는 달이

한 줄기 달의 향기에 추운 풍경에서도 몸을 녹이고

단 한 번이라도 그리 나에게 다시 다가와 보드랗게 다가선다


그리 눈보라에 젖어, 비보라에 젖어

어느 한 순간 나약해지더라도 타버리더라도 다시금 

조그마한 불빛 사이로 타고들어서는


여리고 조그마하지만 그 푸른 옷매무새에 

눈부시게 다시금 타올라, 향기는 점차 날아와서는 

그 메말라 가는 그 땅 사이로 그 차가운 바람이 결국 흩어져 날아간다면


나는 그대의 손을 붙잡지 않고 홀로 떠나 버리고

결국 봄이 찾아오게 된다면, 정겨운 그 따뜻한 눈내음, 달무리조차 없다면 

그 때 나는 결국 봄이 다가와 나는 그 떨림 속에 그 여린 새싹을 피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