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이나 조울증을 규정하는 것은 병증에 해당하는 에피소드이다.
특정 에피소드가 발생했고 그것이 일정 기간 이상 지속되었다면
정신과 의사는 그에 조현병이라든지 조울증 판정을 내리는 것이다.
매일 약을 먹게 하여 정신질환의 삽화를 잠재우는 처방을 하는데
그 이후로 병증을 규정하는 에피소드들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항구적인 약물투여를 하는 것이 환자에게 내려진
정신의학의 처방이라 말하겠다.
나는 나를 키워 준 부모님이 나를 낳아 준 부모님과 다르다는
각성을 먼저 하게 되고 그 이후에 나를 키워 준 부모님이 고맙다는
생각 그 이후에 날 키워주신 부모님이 지은 죄를 대속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러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된 나를 부모님은
정신병원에 데리고 갔고 정신과 의사 앞에서 나는 이 사람들이
내 친부모님이 아니고 또 그 밖의 여러 가지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쉬지 않고 떠들었다. 내 말이 사실과 부합하는지의 여부와 관계
없이 나는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나는 의사와 부모님이
진실을 외면하고서 서로 담합한다고 여겼고 나는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과정에서 또 입원하고 나서 십수 차례 죽음과 가까워지는
경험을 하곤 했다.
보통의 사회에 제대로 어울리지 못하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하자.
하나는 범죄자의 부류이고 하나는 정신질환자의 부류이다. 범죄자는
감옥에서 관리해서 보통 세상의 정상성을 회복하고 정신질환자는
정신병원에서 관리를 하여 보통 세상의 정상성을 유지시킨다.
정신질환자가 진실과 부합하는 옳은 소리를 한다는 것은 의사들의
판정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정신질환자가 기존에 형성된
정상적인 질서를 파괴한다는 바로 그 사실이 의사에게 중요하다.
판사들이 원고측과 피고측의 주장과 반박을 고루 듣고 판결을 내리는
것과 다르게 정신과 의사들은 잡아온 사람과 잡혀온 사람의 말을
고루 듣고 판결을 내리는 것이 아니다. 판사의 판결에는 사실 여부가
중요하나 정신과 의사의 판결에는 기존의 질서 유지가 더 중요하다.
그 결과 어떤 정신병원에 들어가면 옳은 소리를 하던 정신병자들이
중죄를 지은 감옥생활보다 더 긴 병원생활을 하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고
그 병원에서 시름시름 앓다 사망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하는 것이다.
조현병이나 조울증에는 무조건 서양식의 약물처방만이 답이라 하는
것은 약물처방을 하지 않는 경우 일정 시간이 경과하여 또 다시
병증에 해당하는 에피소드가 발생한다는 예측과 그 확인에 근거한다.
조현병이나 조울증은 정확히 이야기한다면 병증에 해당하는 에피소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미리 규정하는 병명이라고 하겠고
그 가능성의 실현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지속적 약물 투여 처방을
내린다 하겠다.
광증이 처음 발생했다 => 약을 먹는다 => 잠잠해진다
=> 당신은 앞으로 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 약을 꼬박꼬박 먹어라
=> 광증이 또 발생했다 => 약을 먹었는가 끊었는가
=> 1 끊었다 -> 그거 봐 넌 정신병자야 약 끊으면 안 되지
=> 2 안끊었다 -> 정신질환을 막기에 약 용량이 부족했나 보군
=> 앞으로 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당신은 조현병 조울증 환자
=> 주는 약 계속 먹어라
난반토법이나 쑥뜸은 정신병 치료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서양의학식의 약물로 발생하는 광증을 잠재우는 것이 아니라
난반토법이나 쑥뜸을 하는 과정에서 그것은 필히 보호자와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처방이기 때문에 그 관계를 되돌아보게
하며 또 사람 관계나 세상에 대한 깨달음을 동반하기 때문에
밑도 끝도 없는 광증을 부리는 것을 자제하게 되는 일종의
각성을 얻게 된다 내가 말한 것 이외의 여러 신비한 체험들이
그 처방과 그 처방의 시행에 숨어 있다고 말하겠으니 그것을
체험하는 것은 각각의 정신질환자마다 다른 일이 될 것이요
내가 그것을 모두 여기에 적어 둘 수는 없는 것이다
조현병이나 조울증이 사람이 겪는 광증의 상태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광증의 상태가 발생할 수 있는 잠재된 본성으로서 그 가능성에 대해
질환의 딱지를 붙여서 그 사람을 관리하는 것인 만큼 그리고 그 관리가
정신질환자를 가족 구성원으로 둔 가족들에게는 필수적인 것이고
또 사회적으로 보았을 때에도 정신질환자의 행위가 어떤 사회 구성원에게는
정상에서 벗어나 있다고 판단되어 공권력에게 신고가 들어갔다는 것이므로
보통의 세상 사람들은 그것이 드러나게 되면 누군가 매우 불편해질 수 있는
정신질환자의 숨막히는 가정사라든지 아니면 그만이 알고 있는 이
세상의 숨겨진 비밀이라는 것들이 무엇인지 알고자 하지 않고 또
그것은 중요한 이야기나 문제가 아닐 수 있으므로 정신과 의사들은
그런 정신 질환자를 억눌러 이 세상의 질서 유지를 하여 주는 대가로
얼마간의 물질적 보상을 누릴 수 있는 자격을 갖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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