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풀벌레 울음소리에 잠들기보다

울음 너머의 떨림을 나의 것처럼

덩달아 몸을 떨게만 되는 요즘


나는 무엇을 사랑하려고 마음의

방향타를 쥔 손을 떨고 있을까


내 마음의 여러 승객들은 과연 나를

충분히 믿어주고 있을까 저 밖은

이미 먹구름이 가득하다


하지만 빙산도 북극곰도 없다 그저

잔잔한 망망한 바다가 끝없이

어느 노인의 카페트처럼


우리가

어디에서 출발했는지는 아무도

나도 승객들도 모른다

여기가 어디인지도...


떠나 온 마음만을

물살을 나직이 갈라온 우리의

뱃머리가 아마도 뭉툭하다는 것을

가만히 짐작할 뿐이다


날아가는 갈매기 한 쌍

앞서거니 뒷서거니 너희들은

맞잡을 손 없더라도 부디

같은 곳으로 가고 있음은 느끼기를


선실로 들어와서 몸을 뉘이면

파도가 들린다

파도는 나를 안아주기도 한다

나를 다그치기도 한다 아마도

파도는 나를 소중히 여기는 모양이다


이제서야 헤아려보는

들이치고 나가야만 하는

서글픈 파도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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