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새>

병상에 누워 바라본
어김없이 떠오르는 여명.

커튼 사이로는 진한 뙤약볕이,
그 너머엔 굳게 닫힌 창문이 있다.

담당의의 당부를 무시하고
손잡이 채 부러트린
그 풍경, 그 끝엔
바다가,
바다가 있다.

넘실대는 물결 속에서,
바닷새가 사냥을 한다.

왜가리.. 왜가리와 가마우지,
그리고 백로..
일광욕을 즐기던 그들은 어째선지
파도를 이불삼아 검게 타 죽어있다.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생명의 불씨,
그 불씨를 놔두었다간
커다란 화재로 번질 것이 뻔했다.

불씨를 즈려밟으니 코끝을 찌르는
구두약과 탄화수소 타는 냄새.

내가 가장 사랑하는 냄새였다.

산 채로 타들어가는 목각인형이
단말마를 외친다.

난 마지막 경고를 무시하고
해안가를 따라 걷는다.

발가락 사이로 스며드는 파도,
수평선과 지평선은 평행하나
나는 그 사이를 거닐고 있다.

오후 11시 59분.
정신을 차려보니 바닷물이
턱끝까지 차올라 이도저도 할 수 없다.
숨을 쉬기 위해 고개는 하늘만을 향하고,
바닷새는 나를 향해
입을 크게 벌린다.

사냥당한다.

무책임하게 시위를 당긴 결과다.
내 뒷통수에 화살이 날아와 박힌다.

넌 알았지.

바닷새가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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