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의 하루



진우는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섰다. 문이 열리자마자 딸각 소리가 나며 자동음성이 그를 맞았다. “어서 오세요.” 늘 듣는 기계적인 목소리였지만, 이상하게 오늘은 더 쓸쓸하게 들렸다. 가방을 내팽개치듯 계산대 옆 의자에 놓고는 서둘러 유니폼을 입었다.


“오늘 좀 일찍 왔네?” 점장님이 재고 정리를 하다 말고 고개를 들며 말했다.


진우는 피곤한 얼굴로 웃어 보였다. “뭐, 집에 있어봤자 할 일 없어서요.”


그는 곧장 냉장고로 가서 음료수를 채우기 시작했다. 기계적으로 손을 움직이며 캔과 병을 차례대로 넣었다. 머릿속은 온통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로 가득 차 있었다. 친구와의 사소한 말다툼이었지만, 계속 생각이 맴돌았다.


“괜찮아?” 점장님이 물었다.


“네? 아, 네. 괜찮아요.” 진우는 얼버무리며 대답했다. 하지만 그게 거짓말이라는 걸 그도 알고 있었다.


그때 한 손님이 들어왔다. 젊은 여성이었는데, 뭔가를 찾는 듯 두리번거렸다. 진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도와주러 갔다.


“뭐 찾으시는 거 있으세요?”


“아, 네. 이 근처에 편의점이 많아서... 여기가 처음이라 뭐가 어디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진우는 그녀를 도와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내 주고, 계산대로 돌아왔다. 그녀가 사라진 뒤, 편의점 안은 다시 고요해졌다. 점장님은 계산대 뒤에서 무언가 적고 있었다.


“오늘은 왜 이렇게 한가하지?” 진우가 중얼거렸다. 보통 이 시간에는 손님이 많을 때였다. 가게 안은 차가운 공기만이 흐르고 있었다.


시간이 천천히 흘렀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잠깐 메시지를 확인했다. 아침에 싸웠던 친구에게서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다시 한 번 생각해봤다. 자신이 너무 예민했나? 아니면 친구가 과했나?


“야, 진우야.” 점장님이 갑자기 불렀다. “잠깐 나 좀 도와줘. 물건 들어왔거든.”


그는 뒤로 돌아 창고로 향했다. 들어온 박스들은 무겁지 않았지만, 평소보다 많아 보였다. 둘은 말없이 박스를 나르며 정리했다.


“있잖아, 요즘 힘든 일 있어?” 점장님이 무심하게 물었다.


진우는 잠시 멈칫했다. 무거운 박스를 내려놓으며 그가 대답했다. “아뇨, 그냥 조금 생각할 게 많아서요.”


“그래, 살다 보면 다 그런 거지. 너무 신경 쓰지 마.” 점장님이 털털하게 웃으며 말했다.


진우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말로는 별거 아니라고 했지만,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그는 문득, 내일 다시 친구에게 연락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박스를 모두 정리한 뒤, 진우는 다시 냉장고 앞에 섰다. 캔을 차곡차곡 쌓으며 그는 느릿하게 미소를 지었다.







방금 막 휘갈겨 봤습니다. 생각보다 괜찮은듯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