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잊어버리는 거야. 

내가 했던 고통이든 실패든 모조리 다 떨쳐 버리는 거야


쓸모도 없어진 육체, 이제 다 잊혀져 버리는 거야

난 수십 년, 수백 년 지나기라도 한다면 이제 과거도 없어지겠지


내 아픔이든 서러움이든 모조리 다 잊혀져 쓸모 없어지는 거야

거들떠보지도 않는 어느 한 인간은 이제 한 훗날 먼 이야기가 되어버리겠지


그러면서 점차 이 베란다 위로 한 발자국 나가서, 평온한 마음을 느끼고

아래를 내려다보지 않은 채로 천천히 환생하기 위해 발을 내려놓을 거야. 


이제 어느 누구든 평온한 그 지하세계로, 

설혹 불빛도 없고 어두운 추운 곳일지라도


난 편안하다, 이제 난 내려간다.

아늑하게, 이 한 번의 큰 고통만 지나면 수없이 난 날라가버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