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단체 채팅방에서 말을 많이 한다.
근데
정작 할 말은
거기서 안 한다.
회사 단톡방도
그랬다.
공지
업무
가끔 농담
그리고
읽씹
나는
대충 보고 넘기는 편이었다.
그날도
그냥 그런 날이었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침대에 누웠다.
핸드폰을 보니까
단톡방이 하나 올라와 있었다.
과장님이었다.
“오늘 다들 수고했고
내일 아침에 잠깐 얘기 좀 합시다.”
이런 말은
대충 셋 중 하나다.
진짜 얘기
혼내기
아니면 아무것도 아님
대부분은
두 번째다.
나는
아무 반응 안 했다.
다른 사람들도
안 했다.
읽음 숫자만
늘어갔다.
그게 더 불편했다.
잠깐 있다가
대리 하나가 답장을 달았다.
“넵!”
그 뒤로
줄줄이 달렸다.
“넵”
“확인했습니다”
“넵 과장님”
나는
끝까지 안 달았다.
굳이 달 이유를
못 느꼈다.
근데
그게 좀 걸렸다.
괜히
혼자 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결국
나도 달았다.
“확인했습니다.”
보내고 나니까
별것도 아닌데
조금 찝찝했다.
다음 날.
아침 회의실.
사람들이
하나둘 앉아 있었다.
과장님도 있었다.
근데
아무 말도 안 했다.
회의는
그냥 평소처럼 진행됐다.
업무 얘기
일정 얘기
어제 말했던
“얘기”는
아무도 꺼내지 않았다.
나도
안 꺼냈다.
다들
안 꺼냈다.
회의가 끝났다.
사람들이
하나씩 나갔다.
나도
나가려고 했다.
그때
과장님이 말했다.
“잠깐.”
나는 멈췄다.
회의실에
나랑 과장님만 남았다.
문이 닫혔다.
과장님이
내 쪽을 봤다.
“어제.”
나는 가만히 있었다.
“단톡방.”
나는
대답 안 했다.
과장님이
말을 이어갔다.
“왜 늦게 답했어요?”
나는
잠깐 생각했다.
대답할 이유가
딱히 없었다.
그래서 그냥 말했다.
“확인 늦게 했습니다.”
과장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표정은 안 변했다.
“다 봤잖아요.”
나는
아무 말도 안 했다.
읽음 표시를
본 모양이었다.
그럴 수 있다.
과장님이
의자에 기대면서 말했다.
“이런 건
빨리 반응해줘야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걸로
끝날 줄 알았다.
근데
과장님이
한마디 더 했다.
“다른 사람들은
다 하잖아요.”
그 말이
좀 걸렸다.
그래서
입을 열었다.
“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잠깐 정적이 있었다.
과장님이
나를 보다가 말했다.
“앞으로는
신경 좀 씁시다.”
나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네.”
회의실을 나왔다.
자리로 돌아왔다.
컴퓨터를 켰다.
단톡방이
또 올라와 있었다.
과장님이었다.
“다들 오늘도 파이팅입니다.”
사람들이
바로 답을 달았다.
“파이팅입니다!”
“네 파이팅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나는
그걸 한참 봤다.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았다.
굳이
보낼 말이 없었다.
근데
안 보내자니
또 이상했다.
그래서 결국
하나 보냈다.
“네.”
보내고 나서
잠깐 멈췄다.
이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
근데
틀린 것 같지도 않았다.
그게
더 애매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