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6년간의 걸음마를 마치고

이제야 허리를 곧게 펼 수 있게 된것이 얻그제 같은데

가혹한 세상은 내게 고입이라는 달리기를 시킵니다.

모두가 당연하게 해내는 일인데

어째선지 나는 견딜 수 없을 만큼 힘이 듭니다.

걸음마를 떼기 전 나는

가족이라는 아늑한 세상에게

특별하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너는 구구단을 정말 빨리 이해했다,

덧셈을 잘 하는구나,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아는구나.

나는 내가 특별한 아이라 생각했습니다.

가족이 내게 특별하다 했기 때문에,

내 세상이 내게 특별하다 했기 때문에.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나는 특별한게 아니라

유별난 것을요.

범재 조차 되지 못하는 얼간이라는걸.

죽어라 노력해도

제자리 인것만 같습니다.

연습이 허용하는 기적이자 한계가

제겐 턱 없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누구든이라는 말에

포함 되지 않는 기분이랄까요.

이건 누구나 할 수 있어.

너도 이정도는 할걸?

누워서 떡 먹기보다 쉬운거야.

이 모든 말들이

정말이지 푸른 잔디 같습니다.

잔디에도 쓸려 다치는 제겐

말 조차 날카롭나 봅니다.

늦은 밤에 책상 앞에서 공부를 하다

설거지조차 귀찮아 둔 유리 잔에 비친 제 얼굴이

너무나 한심하고 안타까워 보입니다.

그래도 죽을 듯이 노력하면

연습의 한계조차

기적으로 넘어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넘어서야만 합니다.

모두가 하는 이 당연한 고입 조차

넘지 못한다면

그동안 노력해온 나 자신과

특별하다 말해온 내 세상이

너무나도 비굴해 보이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