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하고 와서 첫번째로 녀편네와

하던 날은 바로 그 이튿날 밤은
아니 바로 그 첫 날 밤은 반시간도 넘어 했었는데도

녀편네가 만족하지 않는다

그년하고 하듯이 혓바닥이 떨어져나가게

물어제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어지간히 다부지게 해줬는데도

녀편네가 만족하지 않는다

 

이게 아무래도 내가 지 씹질을 槪觀(개관)하고

있는 것을 아는 모양이다

똑똑히는 몰라도 어렴풋이 느껴지는 모양이다

나는 섬찍해서 그 전 둔감한 내 자신으로

다시 돌아간다

련민 순간이다 황홀 순간이다

속아 사는 련민 순간이다

 

자지가 쏟고 난 뒤에도 보통 때보다

완연히 한참 더 오래 끌다가 쏟았다

한 번 더 고비를 넘을 수도 있었는데 그만큼

지독하게 속이면 내가 곧 속고 만다는


- 김수영 전집 (민음사,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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