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구증


그의 이름의 어원은 침묵이었다

그는 활어로 잉태되었다 유산된 사어의 미완이었다
우습게도 그의 이름은 활어가 지어버렸다

누군가 그의 이름을 부르면
그는 사색의 동공으로 호명자를 응시했다
그것이 그의 최대 인사였다

그의 조음기관은 태어나면서부터 녹이 슬어갔다
그의 후두를 절개했다면 보였을 것이다
막혀 묵어버린 말의 때를
근육조직 곳곳에 새겨진 활자의 잉크를

그는 마지막으로 무언의 유언을 남겼다
그는 비로소 사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