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거지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사내 하나가 있었고 꼴이 거지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행색이 지저분하며 악취가 났었다.
악취의 근원지는 그의 왼 발이었다.
그의 왼 발은 무언가 가득 들어있는 듯 울퉁불퉁하게 부어 있었고 그의 발가락은 거의 다
썩어 구더기들 파먹으려 모여든 덕에 그에게 아직 발가락이 달려있는 것 처럼 보였다.
심각한 문제가 있는 발이었지만 다행이라고 할 지 오른 발에는 튼튼한 운동화가 한 켤레 신겨져 있었다.
운동화의 굽은 높았지만 굽만 큼 부어있는 왼발 덕에 멀쩡히 걸을 수 있었다.
혹시 그가 자신의 발 상태를 모르는 건 아닐까 할 정도로 무덤덤하게 말이다.
그가 걸을 때마다 진물이 하나씩 터지고 구더기들이 떨어졌다. 갈라진 발바닥은 사이에
작은 돌 조각들이 박혀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앞만 보며 걷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이곳을 걷기 시작한 건 40일 째다.
그 곳에서 그는 아무도 만나지 못 했고 아무 것 도 먹지 못 하고 마시지도 않았으며 잠도 자지 않았다.
이 곳은 하루 종일 해가 떠있었으며 이 곳은 시시 때때로 변해 말로 표현 할 수 가 없었다.
이곳에 온지 처음 몇 일 동안은 욕이라도 잠깐 씩 했지만
1주일 쯤 지났을 때는 아무 말 도 않고 걷기 시작했다.
어떻게 살아있는 지 모르겠지만 그도 그런 의문을 접은 지 오래였다.
그는 그냥 하염없이 그리고 묵묵히 걷고 있었다. 그가 넘어지기 전 까지 말이다.
오늘은 그가 이곳에 온지 40일 째 되는 날이다, 오늘의 기준을 어떻게 정해야 할 지 모르지만 오늘 시작한 그의 걸음이 300걸음 정도 됐을 때에,
그의 오른 발이 걸음을 내딛으려 할 때 몸을 지탱하던 왼 발에 모든 발가락이 무너져 내렸다.
구더기들이 발가락을 모조리 먹어치운 것 이다.
그는 앞으로 넘어져버렸다.
넘어진 그는 한참동안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엎어져 있는 땅을 손으로 느꼈으며 왼 발에 아직 달라 붙어있는 구더기의 꿈틀거림을 느꼈다.
그리고 왼 발에 고통이 낯선 감촉과 함께 느껴졌을 때 그는 40일 동안에 모든 것을 내질렀다.
땅을 내리쳤고 첫 날처럼 그가 알고 있는 모든 욕지거리를 내뱉었으며 근처에 집히는 아무거나 허공의 내던졌다
다시 욕지거리를 내뱉었으며 그가 알고있는 사람들에 이름이나 불러댔다.
그럼에도 그는 혼자였으며 한 참이 지난 후 에야 넘어졌을 때에 모습처럼 다시 엎드려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왼발을 두 손으로 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 상태로 한 참이 또 지났다.
이번에는 자신에 발가락 모양을 하고 있던 구더기들을 바라봤다.
발에서 떨어진 구더기뭉치는 말라 비틀어진지 오래고 거지는 다시 왼 쪽 발을 만졌다.
퉁퉁 부어오른 자신의 발, 마치 무언가 들어있는 것 처럼 울퉁불퉁하게 부어있는 자신의 왼 쪽 발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다 그의 두 손이 떨어져나간 나간 발가락의 절단면을 만졌다.
아직도 구더기 수십 마리들이 들끓고 있었으며 그가 구더기들을 느낄 때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추하게 울며 자신의 발을 만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자신의 발이 보고 싶어졌다.
그가 몸을 일으켜 세웠다. 양반다리 하듯 왼 발을 뉘었다.
그가 앉아있는 모습이 영락없는 거지 같아 보였다. 그리고 자신의 발을 바라보았다.
얼마 만에 보는 발인가 그는 생각했다.
아마도 발가락에 구더기가 생겼을 무렵부터 보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 이곳을 걷기 시작했을 때 보다 5배는 부어 있는 발을 보았다.
이리 저리 울퉁불퉁 부어올라 있으며 마치 무엇인가 가득 들어있는 모습이었다.
‘무엇인가 가득 들어있는 발의 모습’
그의 손이 갈라진 발바닥을 어루만졌다,
‘갈라진 발바닥’
그는 갈라진 발바닥에서 이상함을 느꼈다.
새까매서 눈으론 보이지 않는 그의 발바닥이 갈라진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 쓰여져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의 발 안에 정말 무엇인가 들어있는 것 같은 느낌도 함께 말이다.
그가 발을 한 번 움직여 봤다.
그가 발을 움직일 때 마다 안에서 무엇인가 함께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촤르륵 소리를 내며 같이 움직였으며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도 함께 내었다.
‘무언가 들어 있는 발’
그가 발 안에 가득찬 물질들을 느꼈을 때 소름이 끼쳤다.
구역질을 느꼈으나 먹은 게 없으니 게워낼 것 도 없었다.
‘혹시 살아있는 것 인가?’
그는 자신의 발안에 들어있는 것이 살아움직이는 것만 같았다.
‘살아있는 것이다!’ 그가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자 그는 자신의 옆에 있는 돌을 봤다.
그것은 자신의 두 손으로 들어야 할 만큼 매우 컸다.
그리고 그는 두 손으로 그 돌을 들었다.
그가 돌을 들고 자신의 왼 쪽 발을 바라보자 무엇인가 그것이 꿈틀거리는 것 같았다.
그는 주저하지 않고 발을 내리쳤다.
그러자 오랜만에 느끼는 고통이 그를 덮쳤다.
정신이 날아갈 듯 했지만 발 안에 그것이 꿈틀거리는 것을 보자 한 번 더 내리쳤다.
발을 내리치는 소리가 그렇게 다시 한 번, 두 번, 세 번이 되자 발이 터져 안에 있는 것을 쏟아냈다.
‘촤르르르르르륵’
발에선 금화들이 한 가득 쏟아졌다.
촤르륵 움직이던 그 소리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를 그는 들었었지만 그는 살아있는 것 이라 느꼈다.
그는 바닥에 쏟아진 금화를 바라봤다.
그의 표정은 금화를 보고 아무 표정도 짓지 않았다.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저 바라만 봤다.
햇 빛은 내리쬐었고 금화는 반짝였다.
왼 발 없는 남자는 사고를 멈추고 다시 일어섰다.
오른 발로 몸을 지탱했고 왼 발 없이 잘려진 발목으로 이 곳을 걷기 시작했다.
금화는 그 곳에 두고 남자는 절뚝이며 이 곳을 계속 걸었다.
그리고 얼마가지 않아 다시 한 번 넘어졌다.
그 것은 잘려진 발목 때문이 아니었다.
그 것은 오른 발에서 시작된 갑작스러운 통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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