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으로 여자를 멀리해온것은 아닙니다. 그저 만날 기회가 없었고, 볼 기회가 없었을 뿐입니다.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사회에서도.
그런데 어떤 여인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제가 먼저 다가간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저 인사나 나누던 사이였죠. 이것이 여성의 무서운 점이군요. 타고난 유혹자에요.
저는 지금껏 나름 자유롭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왜 저렇게 사랑때문에 죽고 못살어?" 남을 보며 혀를 쯧쯧 차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그저 나약한 인간일 뿐이더군요.
이것은 정녕 유전자에 각인된 동물적 본능일 뿐인것입니까.
저는 그녀에게 과도한 철학적 대화를 요구했던것일까요.
아마도 대화가 재미가 없었을지도..
아니면 남자세끼가 찌질하게 너무 진지했을지도....
1주일 전부터 그녀의 태도가 돌변해 저는 지금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어제 만났을땐 늘 미소를 지어보이던 얼굴이 아니었어요.
앞에 있는 나를 귀찮아 하는 늬앙스. 누구라도 느낄 수 있지요.
저는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저는 모종의 작은 균열을 탐지했습니다.
그녀와 저 사이의 작은 틈을 말입니다.
쇼지키 지겹습니다.
우울하기도 하구요.
저는 책으로 도피도 해보고, 하루종일 음악을 들어도 봤습니다. 그때뿐이더군요.
대체 하느님 아니, 악마 그 세끼는 왜 인간을 이따구로 만들어 놨을까요?
저보고 어쩌라는 걸까요.
저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여성들은 정신적 교감보다는 외모나 체격같은 동물적 본능으로 남성을 평가하지 않을까.
본능, 그것은 참으로 순수한것입니다.
저는 그 순수에서 이탈해 있는것 뿐입니다. 나는 약하니까요.
그리고 그것을 지적 허영심으로 메우려 해보았을 따름입니다.
그렇다고 하여 자책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어차피 제 인생이니까요.
많은 생각을 합니다.
남자, 여자, 돈, 유머, 재치, 큰 키, 훌륭한 외모, 건강한 신체, 성공, 실패, 본능, 짝짓기, 섹스, 키스, 대화
커뮤니케이션, 훌륭함, 귀족정신, 영혼, 자동차, 집, 결혼, 아이, 자식, 신체적 결함, 늙어가는 신체기관,
병듦, 죽음, 후회, 탄식, 롯데리아 광고, 현대자동차 광고, 페브리즈 광고, 행복, 불행, 인간극장, 나의 부모형제,
그녀의 부모형제, 내 친구, 보고 싶은 친구들.....지금 가장 생각나는건 대화를 나눌 내 친구들입니다.
하지만 저는 친구가 없습니다.
사람이 미치는 이유는 외로워서입니다.
'아 영화보러 가고 싶다' 그녀가 말했습니다.
저는 아무 대답도 못했어요.
'살좀 찌세요' 그녀가 말했습니다.
저는 아무 대답도 못했지요.
이- 해봐요 내가 말했다.
그녀는 순순히 이- 하면서 입을 벌리고 닫기를 반복했다.
나는 그녀의 치아의 나열, 충치를 떼운 흔적을 샅샅히 확인하였다. 이 무슨 해괴한 짓거리인가.
'교정해야 되요' 그녀가 다소곳이 말했다.
나는 아무 대답도 안했지요.
그저 묵묵히 그녀를 바라보았습니다.
괴롭습니다.
이렇게 다갤에 들어와 타자를 치지 않으면 미칠것 같아요.
저렇게 웃고 떠들며 거리를 걷는 저 많은 사람들도 똑같이 저처럼 미친다고 생각하니
인생이 먹먹합니다.
여자의 본능은 대단하다고 하지요.
그녀는 그녀에 대한 제 호감을 이미 감지 했을겁니다.
그것이 저는 두렵습니다.
누가 먼저 꼬리를 쳤느냐는 중요치 않아요.
지난 시간들은 말하자면 두말할 나위 없는 아침햇살 같은 시간이었으니까요.
제가 아는 유일한 사실은
지금 서쪽에서 돌풍을 동반한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는것 뿐입니다.
네가 여자를 의도적으로 멀리했다는 생각을 가질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김칫국 수필이네요 ..
어렵네요. 일단 싸고 다시 생각해 보아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일단 싸겠어요.
먹어야 사랑하게 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