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은 검둥이 ㅡ 샤오홍

 

 

 

 

 

오늘도 큰 개는 문 앞에 깔린 나무 바닥에서 잠을 잤어. 저 두 마리 개를 보고 있으니 내 마음은 조용해졌지. 난 그때 알았어. 내가 작은 검둥이를 생각하고 있다는 걸.

 

 

 

두달 전 이른 아침, 난 더러운 물을 밖에 버리려고 가던 중이었어. 집 뒤뜰을 지날 때였지. 집주인의 하녀가 그곳 구석에 쭈그려 앉아 있었어. 샤오위, 그녀는 황색 머리칼이 얇고 단추가 활짝 풀려져 있었지. 난 아직도 생생히 기억해. 내가 본 건 그녀의 뒷모습이야. 그러니까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짐작 할 수 없었지.

 

 

 

난 차분히 목소리를 고르고 목소리를 길게 뺐어. 그녀는 손을 떨었지, 아! 그 떨리는 손 위에는 작은 검둥이가 눈을 감고 있었어. 난 물었지.

 

 

 

"어디서 난 거야?" "이리 와서 좀 봐!"

 

 

 

그녀가 말하는 동안 난 그녀가 무성하게 기른 머리칼을 보고 있었어. 고개와 함께 찰랑찰랑 흔들리는 머리칼. 검둥이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지.

 

 

 

한마리, 두마리...... 몇마리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그 졸망졸망 모인 모습은 여전히 생생해. 나도 어린애처럼, 샤오위처럼 집으로 뛰어 들어가는 걸 좋아했지. 침대맡에서 그의 손을 잡아 당겼어.

 

 

 

"핑린...... 아...... 우우......"

 

 

 

바닥에선 신발 부딪히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렸지만 난 한마디도 말하지 않았지. 그냥 고장난 입처럼 우물우물댔어. 아아우우. 그는 눈을 동그랗게 떴지. 나도 그랬고. 난 좋아서 그는 놀래서. 그렇게 잠시 있다가, 집주인이 기르는 큰 개가 새끼를 낳았다고 말했어.

 

 

 

사흘 후 다른집 어미개도 새끼를 낳았을 무렵,

 

 

 

새끼 개들은 모두 눈을 활짝 떴어. 우린 그것들과 매일같이 어울려 놀았지. 또 나무상자 속에 이사를 시켜주기도 했고.

 

 

 

사건은 이 날 일어났어. 늙은 개가 새끼 개 한 마리를 먹어 버린 거지. 무서운 건, 늙은 개가 새끼 개를 완전히 꿀꺽 삼켜버린 거지. 그래서 우린 동거를 허락할 수 없었어. 남은 세 마리 새끼 개들을 훔쳐다가 나무 상자에 넣었지. 다른집 흰 개가 낳은 걸로 치자 그랬지.

 

 

 

 

털이 빠져서 골격이 드러나고, 마르기까지 한 게 마치 용처럼 보이던 늙은 개는 우릴 쫓아왔지. 흰 개는 혈기왕성하고 적을 두려워하지 않았어. 흰 개 울음소리는 막 싸움이 시작될 거라는 걸 예고했지. 평소엔 그렇게 사이가 좋던 두마리가,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사근사근하던 두마리가, 지금은 그렇게 사납게, 마치 흉폭한 곰처럼 어우러져서 싸웠지. 집주인의 아들, 딸, 심부름꾼, 하녀들 그리고 우리 두 명, 어느 누구도 말리지 못했어. 개 두마리는 마당을 가득 채우며 쓰러지고 늘어지고 마구 뛰어다녔지. 사람들도 흥분을 해서 소리를 질렀지. 흰개의 입속으로 늙은 개의 젖꼭지 하나가 뚝 떨어졌지.

 

 

 

 

 

사람들은 그 두마리를 갈라 놓기로 했어. 늙은 개가 다시 흰 개에게 덤빌 때엔, 흰 개는 입속에 든 젖꼭지를 바닥에 퉤퉤 뱉었지. 그리고는 나무상자 속으로 들어가서 늙은 개가 낳은 새끼를 돌봤어.

 

 

 

 

젖꼭지에서 피가 흐르는 늙은 개는 아픔을 참지 못하고 마당만 이리저리 뛰어다녔지. 나무상자 속에선 그의 세마리 새끼가 엄마 아닌 자의 젖을 물고 아늑한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았지.

 

 

 

 

어느날 책상 위에 개 한마리를 놓았지. 그 개는 한발도 내딛지 못하고 덜덜 떨었어. 난 기분 좋게 말했지.

 

 

 

 

"핀린! 이거 봐! 새끼개야!"

 

 

 

 

그는 나와 달랐어. 이렇게 말했지.

 

 

 

 

"흥, 지금은 새끼개랑 노는 게 좋지? 나중에 배가 고프면 주인도 몰라 볼 껄?"

 

 

 

 

난 저 말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를 알았어. 내 웃는 얼굴은 완전히 박살난 거지. 난 쓸쓸하게 손을 들어 새끼개를 밖으로 내보냈어. 난 바라지 않았어. 새끼개가 굶어 죽길 바라지 않았어. 그러나 난 아무 말 없이 방 뒷편에 난 창문만 바라봤지. 텅 빈 공터. 그곳엔 햇볕이 들지 않았어. 유산계급의 건물이 사방을 높이 감싸고 있었고, 햇빛은 뿌리부터 절단된 것 같았어. 언제부터였는지는 잘 모르겠어. 새끼개는 나무바닥 밑에서 어지럽게 썩어가고 있었지. 그 주위로 날아다니는 파리떼. 난 완전히 신경질적이게 됐어. 마루 밑에 누워있는 게 바로 나인 것처럼 느껴졌어. 파리들이 죽은 내 시체 위에서 음식을 찾아 다니는 것 같았지.

 

 

 

 

 

핀린이 다가오자 난 무서웠어. 무슨 말을 할까. 난 아무렇지 않은 척을 했어. 그러나 그도 벌써 이 광경을 봤잖아? 그의 예언. 나는 또 그가 할 말이 무서워졌어. 그러나 그는 벌써 입을 뗐지.

 

 

 

 

"새끼개가 햇볕도 들지 않는 곳에서 죽은 거, 너 슬프니? 늙어서 음식을 찾지 못하는 거지 역시 하수구에서 죽지. 아니면 어두운 길거리에서라던지. 여자나 어린아이, 그들이 일자리를 잃었을 때 역시 다를 것 없어."

 

 

 

 

난 울고 싶어졌어. 아냐, 여자가 울어서 일을 얼렁뚱땅 넘겨버리는 건 바라지 않아. 그러나 난 점점 더 울고 싶어져서, 왈칵 울어버렸어! 그의 말, "너 울고 싶니? 이건 자연스러운 일이야. 얼어 죽고, 굶어 죽고, 어두워서 죽고, 이런 건 매일같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지. 우린 정신을 차리고 우리의 다리를 건너자고, 어린애야!"

 

 

 

 

 

난 부끄러운 게 싫어서 눈물을 닦았지. 참 쓸쓸했지만.

 

 

 

 

 

며칠이 지나고 열두마리 개 중에서 두마리가 또 줄었어. 남은 개들은 더 귀여웠지. 이젠 꼬리도 흔들고 짖을 줄도 알았어. 마당도 졸망졸망 뭉쳐서 뛰어다니고. 낯선 사람이 대문을 넘어 오면 큰 개를 따라서 뛰었지. 물지 않고 꼬리만 살랑살랑, 그건 마치 낯선 사람에게 친하게 지내자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어. 혹시, 자기네들의 임무를 아직 이해하지 못한 게 아닐까? 주인의 재산을 지켜야 한다는 걸 알지 못하는 게 아닐까?

 

 

 

 

안주인은 의자에 앉아서 담배를 폈지. 천장에 뚫린 구멍에선 바람이 불어왔어. 그녀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새끼개 얘기를 꺼냈지.

 

 

 

 

"그 많은 개들이 모두 다 쓸모가 없어. 예쁜 구석이 하나도 없어. 며칠 있다가 걔네들 모두 길 건너로 멀리 보내버리자. 가을이면 또 한무더기로 개가 생길 거니까, 아휴, 짜증나 죽겠네!"

 

 

 

 

 

의자 옆에 앉아있던 60살 먹은 심부름꾼이 말을 보탰지. 눈 앞이 침침한듯, 말을 더듬으며.

 

 

 

 

"내내......일, 말이죠...... 그그.......것들을 업어다가...... 강 건너로...... 보낼게요."

 

 

 

 

샤오위는 어린애야. 이렇게 말했어.

 

 

 

 

"그럴 필요 없어요. 천천히 보내면 돼요."

 

 

 

 

새끼개들은 마당을 가득 채우며 뛰어다녔어. 내가 가장 좋아하던 모양은 걔네들이 잠을 잘 때지. 서로 목을 누르며, 작고 볼록한 배 사이에 서로 꼭 끼어서 잠을 잤어. 아는 사람 몇몇이 올 때면 귀엽게 생긴 애들을 몇마리씩 안고 갔지.

 

 

 

 

그중에서 귀가 가장 크고 배가 가장 볼록한 검둥이는 내가 찜했어. 친구가 바구니에 두마리를 담아갔을 때, 이제 남은 개는 황구와 검둥이 두마리뿐이였어. 늙은 개는 남은 두마리를 각별히 아꼈지. 털을 격하게 핥아댔어. 마당은 좀 스산했지.

 

 

 

 

집에 돌아왔을 때, 난 창문을 열고 소설 한 권을 읽었지. 황구는 방충망에 굴복했어. 나랑 놀고 싶은 것처럼 몸을 일으켜서 방충망에 몸을 쿵쿵. 쿵쿵.

 

 

 

 

난 생각했어.

 

 

 

 

'요 며칠 사이 검둥이가 안 보이던데, 왜일까?'

 

 

 

 

난 큰소리로 샤오위를 불렀어. 같은 집에 사는 사람들도 모두 밖으로 뛰쳐나왔지. 그리고 정원을 찾아봤지만, 나의 검둥이는 보이지 않았어. 길 위에도 없었어. 다시는 그 아이의 커다란 귀를 보지 못하겠지! 이렇게 갑자기 사라져버리다니!

 

 

 

 

삼일이 지나고, 작은 황구도 누가 데리고 갔지.

 

 

 

 

엄마 없이 자란 샤오위가 내게 말했어.

 

 

 

 

"큰 개가 작은 개를 찾고 있어. 분명 아이들을 생각하는 거겠지. 정원 속을 급하게 뛰어 다녀도, 건물 옥상에 올라가서 먼 곳을 바라보아도, 한 마리도 보이지 않지. 목이 다 쉬어서도 짖고 있어."

 

 

 

 

열세마리의 개들은 모두 사라졌어. 두달 전과 다를 것 없이 큰 개는 나뭇바닥에서 잠을 자고 있어.

 

 

 

 

핀린의 작은 발, 비둘기 같은 작은 발이 침대보에서 보여. 그는 잠을 자고, 나는 글을 쓰고 있어. 나는 생각하는 중. 창문 위에 파리 세마리가 윙윙 날아다니네......

 

 

 

 

 

 

 

 

 

 

2.

 

 

 

방금 완성. 의역 투성이. 개가 좋아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