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검은 깃발

 

장식하듯 높인 나의 서사는

높은 밤을 필리우듯 펄럭거리고

손에 앉은 잠자리 처럼

술에 취한 만객의

진절머리나는 입담처럼

굳진 않은 도를 닦으며 한 소리 했는데

싸한 침묵만이 돌아오네.

 

술로는 달랠 수 없어 담배로 때우고

담배로 때울 수 없어 술로 때우고

술로는 달랠 수 없어 담배로 때우고

담배로 때울 수 없어 술로 때우고

 

바람은 낮을 잊은 듯이 움직이고 있었다.

하얀 겨울 밤, 서사의 깃발을 펄럭거릴

서정의 여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