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부터 비가 계속 오고 있었다.
빌레르 역앞에 한 긴생머리의 여자가 비를 맞으며 바구니를 들고 서 있었지만,
사람들은 눈길도 주지 않고 바쁘게 지나쳤다.
딱한 마음에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
"이봐요. 왜 그러고 계십니까.?"
물에 젖은 머리가 그녀의 얼굴을 가리고 있어서 표정을 볼 수가 없었지만, 다행히 그녀는 머리를 손으로 넘기고 나를 쳐다보았다.
눈이 아주 맑은 여자였다.
"성냥좀 사 주시겠어요?"
그녀는 웃으며 바구니를 내게 내밀었다. 위에 덮어놓은 투명한 비닐 뒤로 성냥 더미가 비쳐보였다.
'성냥이라니, 미친 여자일지도 몰라. 그냥 가야겠어'
"누가 이런 날씨에 성냥을 사겠어요?"
나는 에스프레소를 한입 머금은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다.
그녀는 엉엉대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이제껏 관심 없던 사람들이 그녀에게로 하나 둘 시선을 돌렸다.
나는 난처해져서 얼른 그녀에게 다가가 위로해주었지.
"죄송해요. 당신도 무슨 사연이 있겠죠."
그녀는 두 뺨에 흐른 비와 눈물을 닦고는 잠시동안 가만히 있다가, 좀 진정이 되었는지 입을 열었다.
"부탁이에요.. 성냥 좀 사주세요."
나는 하는 수 없이 그녀의 말을 들어주기로 했다.
"그러죠 뭐. 얼마에요?"
"하나밖에 없어요. 천원이에요."
나는 지갑에서 천원짜리 한장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그녀는 비닐을 벗기고 성냥갑 하나를 내게 건넸다. 안에는 고작 성냥개비
다섯개밖에 들어있지 않았다.
"저, 부탁이 있어요." 그녀가 말했다.
"부탁이요?"
"그 성냥, 절 위해 태워주시겠어요?"
비는 어느새 그쳐 옅은 햇빛이 그녀의 얼굴에 닿았다.
"당신을 위해서라면... 어떤 식으로 말이죠?"
"이 바구니를 좀 태워줘요."
그녀는 내 손을 잡더니 나를 데리고 어디론가 향했다. 그녀와 도착한 곳은 한 고등학교 운동장이었다.
"부탁해요."
그녀는 나에게 바구니를 건네주었고, 나는 성냥을 태워 그것에 불을 붙혔다.
그것이 검은 재가 될 때까지 그자리에 서서 그것을 지켜보았다. 나는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슬픈 표정으로
불꽃을 지켜보는 그녀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불이 다 꺼지고 나서야 그녀가 말했다.
"고마워요.
사실 저 안에, 헤어진 제 애인과의 편지가 있었어요."
"그럼 소중한것 아닙니까? 왜 태워버린거죠?"
그녀는 한참동안 망설이더니 입을 열었지.
"태우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언제까지나 추억을 떠올리며 살 순 없잖아요."
그녀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추억을 담은 잿빛 연기는 회색빛으로 연해지더니
짧으나마 격렬한 불꽃을 내뿜었던 기억에 슬픈듯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희미해졌고,
어디론가 날아가버렸다.
어머니, 나는 배꼽이 없어졌습니다. 게이의 매서운 드립 폭풍이 지나간 후 일순간에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어머니, 저는 공중제비를 돌며, 부랄을 쉴새없이 쳐대고 있습니다. 어느 드립학원에서 배웠는지 웃겨서 숨을 쉴수 없습니다. 어머니, 저는 무서운 생각이 듭니다. 지금 내 앞에서는 수많은 일게이들이 드립 보따리를 풀어가며, 차례차례 공중제비를 돌고 있습니다. 아! 한계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어머니 안녕! 안녕! 아, 안녕은 아닙니다. 다시 쓸 테니까요, 그럼...
선냥 더미가 보였다고 하더니 하나밖에 없다니 뭔말이지??? 그리고 바구니가 타는 장면을 좀 공들여 묘사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