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옷은 어찌할 수 없다

좋아해서 입었건 마구잡이로 입었건

그 이유를 떠나서

소맷부리와 목이 죽 늘어나

보기 흉한 것은 되돌릴 수 없는 것이다


마음에 든다고 자주 입은 결과라 해도

더 이상 좋은 자리에 입고가지 않는 것은 서운한 일이다

마구잡이로 입어댔다고 해도 옷이란 것은

팔을 잡아당길때마다 얼굴을 들이밀때마다

언젠가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입지 않으면 옷이 아니고

입다보면 어두컴컴한 장롱의 한켠으로 밀려난다


단순히 천조각이라 하기에는 

살결을 한껏 부비고 체취가 담뿍 담겼던 것

결코 버릴 수는 없기에 정갈히 접어 간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