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학에서 말하는 정경법이죠.



어제 올린 소설로 예를 들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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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퀴한 냄새를 풍기는 차 속에서 창문을 열고 담배를 피우는 남자 둘. 아니나다를까 황수민과 김태만이었다. (정경법)


"후우..."


김태만은 한숨과 함께 입김인지 담배 연기인지 모를 것을 듬뿍 내뱉는다. 어제 소년을 놓치고 나서, 증원을 불러 총수색에 뛰어들었으나, 결국 소년을 발견하는 데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해산된 이후에도 김태만은 그의 독단으로 소년의 행방을 찾으러 분주했으나,

산으로 이어지는 소년의 발자국을 발견한 것 이외에 큰 진전은 없었다. 이대로 가다간 발견된 때에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한시바삐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김태만은 생각했다.(요약법)


옆에서 담배 연기를 후후 불고 있는 이놈도 내색은 않지만, 상당히 지쳐 있을 테지. 의도하는 바는 아니었으나 결과적으로 그의 처지에서 볼 때 나는 그를 휘두른 셈이 되었다. 나중에 밥이라도 한턱 낼까 하고 김태만은 생각했다. 지금은 혹여나 소년이 갈 길을 잃고 헤매다가  집에 돌아오진 않을까 하는 가능성에 집 앞을 감시하고 있는 참이다. 하지만 이미 해가 저물려고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오늘 안에는 돌아올 것 같지 않다. 언제까지고 이곳에서 가만히 궁둥이를 붙이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나도, 그리고 내 옆자리에서 담배 연기를 내뿜고 있는 그에게도 자기 생활이라는 게 있는 것이다. 소년의 보호는 물론 중요하지만, 어떤 의미에선 중요하지 않다. 적어도 경찰로서는 그렇다. 언제까지고 꼬마 한 명 상대만 계속 하고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슬슬 파출소로 돌아가, 오늘은 이것으로 이만 매듭을 짓자.


"야, 가자"


"예? 간다니 어딜요?"


"얼 타지 말고, 파출소 말이야 파출소. 오늘은 이 정도로 하지"


"그렇네요, 해도 이미 저물고 있으니"


그는 빨아들일 대로 빨아들여 이미 그 불이 손에 닿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바짝 짧아진 담배를 땅에 버리고서, 창문 밖으로 얼굴을 들이 내밀었다.

(정경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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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필요한 경우에 혹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부분일 경우 요약법으로 요약을 해버리고


나머지 중요한 부분만 골라서 정경법으로 소설 전체를 구성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유독 정경법이 발달 안 한 듯함요. 한국 소설의 경우 대부분이 요약법으로 구성되어 있죠.


좋다 나쁘다의 문제는 전혀 아니지만


게다가 저는 제가 굉장히 기술적으로 감명깊게 읽은 소설의 영향을 받아 부정 초점화라는 걸 '시도'해보고 있는데 이것도 굉장히 생소할 거라고 생각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