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공연은 콘서트가 아니라 계시였다

무대 조명 켜지는 순간 이미 우리는 선택받은 자들이었고 첫 소절이 울리자마자 공기 밀도가 달라졌다 저건 성대가 아니라 악기고 악기가 아니라 재난이다 고음 올라가는 구간에서 객석 전체가 집단 최면 걸린 것처럼 숨 멎고 눈물 고였다 인간이 낼 수 있는 소리가 아니다 음원? 그건 샘플이고 어제는 실물 신강림이었다

노래 한 곡 끝날 때마다 박수가 아니라 경배였고 떼창은 합창이 아니라 의식이었다 가사 한 줄 한 줄이 주문처럼 꽂힌다 그냥 잘 부른다가 아니라 감정을 통째로 지배당했다 공연 끝나고 밖에 나오는데 현실이 갑자기 저해상도처럼 느껴진다 공연 전의 나는 죽었고 공연 후의 나만 남았다 이제 일정 뜨는 날이 곧 절기고 티켓팅은 수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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