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은 550년부터 1775년까지 1000년 넘게 서양보다 사회발전 수준이 높았으며(장기이론처럼 서양의 지배는 고착되지 않았다), 산업혁명이 동양이 아닌 서양에서 일어나게 된 것은 역사의 흐름상 불가피했기 때문이다(단기이론처럼 우발적인 사건의 결과 서양이 운 좋게 패권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오늘날 서양의 지배를 논증하기 위해서는 역사를 전체적으로 조망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단지 지난 몇백 년간만을 살펴봐서는 설득력 있는 이론을 정립할 수 없으며, 장구한 역사 속 패턴과 문명의 법칙을 파악할 때에야 동양과 서양의 흥망성쇠를 통합적으로 고찰할 수 있고 미래도 예측 가능하다는 것이다.



2103년, 동양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문명과 역사를 과학적으로 분석한다는 것은 그 추세 또한 도출해낼 수 있다는 뜻일 터. 저자는 미래에 대한 예측을 내놓는다. 저자에 따르면 2103년에 동양의 사회발전지수는 서양을 앞설 것이라고 한다. 17세기 산업혁명 이래로 사회발전 증가 속도는 가속되고 있으므로 사실 2103년은 가장 보수적인 추정치라는 설명도 곁들인다. 중국 중심의 세계체제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면서도 한편으로 공자의 전통을 앞세운 중국의 치국책이 서양의 세계 지배보다 평화로울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전하는 저자의 목소리에 서양의 쇠퇴에 대한 불안감이 서려 있는 것은 사실이다. 더불어 2103년에 도달하리라 예상되는 사회발전지수가 초래할 현상에 대한 공포심도 감춰지지 않는다. 저자의 계산은 2103년 사회발전지수는 무려 5000점이 될 전망이다. 900점을 얻은 현재 인류는 원자폭탄과 환경파괴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 과연 5000점을 얻은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정보기술은 우리의 정신과 기계를 융합해 새로운 개체를 만들어낼 것인가? 저자는 에너지 획득에서 혁명을 이뤄낼 것을 주문한다. 전쟁과 환경의 위협은 에너지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남으로써 극대화되었지만 단순한 생활로 돌아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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