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수학에서 가장 큰 수와 가장 작은 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철학은 그걸 설명할 수 없다.(과학도 마찬가지다.) 있는 듯하지만 없는 것, 또는 없는 건데 반드시 있음에 개입하려는 것. 이걸 아낙시만드로스(이오니아 밀레토스 학파)는 아페이론apeiron(무한정자)라고 했다. 이도 저도 아닌 것이 세상의 시작과 끝에 끼여 있다. 이런 식으로 우리가 철학을 할 때는(제학문이 어떻든 말든 철학 만큼은!) "반드시 이것"이라는 주장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 철학은 그 '반드시'를 극복하려는 나의 실존적 몸부림에 다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