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자

존재와 존재자는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 존재는 존재자의 있음에 근거한다. 간단히 말하면, 존재하는 모든 것은 존재자다. 그러니 샤프나 컴퓨터 같은 것들도 존재하니 존재자이고, 사람이나 원숭이 같은 생물도 존재하니 존재자이다.

그렇다면 옥수수는 존재자일까? 일단 존재하니 존재자는 맞다. 그러면 하나의 존재자일까? 하나의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으니 하나의 존재자 같지만, 옥수수 알맹이를 하나하나 뽑으면 여러 개의 존재자가 된다. 그런데 그 옥수수 알맹이도 사실 원자라는 수많은 알맹이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도 옥수수는 하나의 존재자일까?

다른 대상을 보자. 건물은 재료라는 여러 개의 존재자가 있고, 재료는 원자라는 수많은 존재자가 있다. 그런데 옥수수라는 대상에서는 알맹이가 원래부터 옥수수와 하나의 덩어리로 붙어 있었으니 하나의 존재자라 할 수 있다. 알맹이를 빼면 여러 개의 존재자가 되는 것은 옥수수를 반으로 쪼개서 두 개로 만든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건물과 그 재료 같은 경우는 원래부터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었다.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다른 문제도 있다. 완전한 무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존재자일까? 일단 문장을 보면 ‘존재한다’는 근거가 마련되어 있으니 존재자인 듯하다. 그런데 완전한 무를 문장으로 표현하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존재하지 않는 것이 존재한다면 존재자일까? 일단 존재하니 존재자 같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고 존재한다고 하는 것과 같다. 완전한 무가 존재한다는 입장이라면, 존재하지 않는 모든 것은 존재한다고 말하는 것이고,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상식적인 선에서는 정답이다. 하지만 철학적으로는 의견이 갈린다.

또 다른 것으로는 추상적인 개념이 있다. 추상적인 개념은 눈앞에 존재하지 않는다. 물질적인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로지 생각으로만 존재하는 것인데, 그것도 인간의 생각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다. 존재하긴 하지만 인간의 생각에서만 존재한다면, 그것은 존재자라 할 수 있을까?

위 질문들은 모두 철학적 입장에 따라 의견이 다르다.


삘 받아서 8분만에 조진 글인데 어떠냐 ㅅㅌㅊ?